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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 빈 살만 왕세자 - 폭압적 방식으로 자유주의를 확대하는 마키아밸리즘의 화신2022.11.21 PM 02:12
출처 : 『최병천』 님 페이스북
1)
강추한다. SBS 이현식 기자님이 만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정리한 컨텐츠인데, <책 한권> 분량의 엑기스가 가득한 내용을, <주간지 분량>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현식 기자님은 '글쓰기의 달인' 경지에 있다. 정말 재밌게, 감탄하면서 봤다.
크게 두 가지 내용을 다루고 있다.
▶첫째, 사우디 2030과 네옴 시티의 내용은 어떠한지, 의미는 무엇인지를 다룬다.
▶둘째, 빈 살만의 ‘왕권 강화’를 위한 내부 투쟁을 다룬다. 이 부분이 특히 재밌다. 마치 정도전과 이성계를 몰아내고, 형제의 난을 일으켰던 이방원의 활약을 보는 듯 하다.
빈 살만의 왕권강화 투쟁들은 아래의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① 실권이 있었던 삼촌을 가택연금하고 재산을 동결했던 사건
② 다른 왕자들을 호텔에 집단적으로 감금하고, 하나씩 풀어줬던 사건
③ 민중을 탄압하던 종교경찰을 탄압하는 행동들
④ 사우디에서 종교적 권위의 실체였던 ‘와하비즘’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투쟁
⑤ 와하비즘의 권한을 약화시키기 위한 ‘역사 전쟁’
⑥ 여성의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에 대한 개방적인 접근
⑦ 다른 한편, 언론 기자들과 여성활동가들에 대해서는 잔혹한 탄압을 하는 행동들
빈 살만의 왕권 강화 투쟁의 실제 내용들을 접하면서, 빈 살만이 <사우디의 리콴유>를 꿈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키아밸리의 《군주론》 내용들을 매우 잔혹한 방식으로, 그러나 ‘이상주의적 열정’을 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최초의 여성 레이서 아실 알 하마드(Aseel Al Hamad).
빈 살만의 개혁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재규어 제공
2)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정치체제를 살펴보면,
① <민주주의 없는> 자유주의
②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
③ <자유주의 있는> 민주주의가 모두 존재했다.
바람직한 정치체제는 <‘자유주의 있는’ 민주주의>다.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는 ‘개인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는 ‘다수지배’를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사례들은 하나같이 비극적이다.
수권법 이후의 나치즘이 대표적이다. 그밖에도 1966~1976년 기간 중국의 문화대혁명 역시도 ‘자유주의 없는 다수지배’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세계사에서 <자유주의>는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작동됐다는 것이다.
자유주의가 가능하기 위한 핵심 조건은 <아주 오랜 기간, 세력균형의 역사>가 있는 경우다.
<세력균형>이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자유주의’가 뿌리내리기 어렵다.
미국이 자국내에서 작동하고 있는 가치를 ‘국제적으로’ (무력을 동원해서, 강제적으로) 수출하려고 하면 대부분 비극적인 결말로 귀결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3)
역사적, 문화적, 지정학적인 조건으로 인해, <자유주의>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나라의 국가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치적 선택은 무엇일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나는 싱가포르 리콴유의 선택도 이런 고민 속에서 나왔다고 본다. 사우디의 빈 살만도 비슷한 고민을 한게 아닐까 싶다.
빈 살만이 사용하고 있는 통치술의 핵심은, 엘리트 지배동맹에 대해서는 <폭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그들의 권한을 약화시키되, (여성, 청년 등) 피지배계급에 대해서는 <자유주의적 개혁>을 확대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만 인권 및 여성운동가 등 ‘반대세력’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탄압을 하며 왕권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마키아밸리가 《군주론》에서 바람직한 리더십으로 높이 평가했던 것에 근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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