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2023년 화두 : 평균 회귀 혹은 추세 확산2022.12.30 PM 06:46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LINK : https://blog.naver.com/hardark/222970122909

출처 : 미래에셋증권 서병수 연구위원님 블로그

 


2022년 시장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 저녁 미국 증시가 남아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2년을 마무리하고 2023년을 앞둔 시점에서 향후 증시 어쩌면 세상의 변화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고자 합니다.


2022년 자산시장은 간단히 말해서 나빴습니다. 에너지 관련 자산을 제외하면 자산 대부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금리 인상이 있었고,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성장성을 강조한 자산들의 하락이 두드러졌고 전 세계 부동산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럼 2023년은 어떨까요? 2023년 연간으로 자산 가격의 상승과 하락 중 하나만 택하라면 상당수가 상승에 한 표를 줄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수십 년간 2년 연속 자산 가격이 하락한 경우가 드물었고, 실제로 많은 자산 가격이 고점 대비 꽤 많이 하락해 반등 기대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저가 매수 타이밍을 보는 이들도 꽤 있습니다.


필자는 "2023년 시장의 반등에 기대하기에 앞서 2022년 자산시장 하락의 성격을 더욱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022년 하락을 촉발한 원인이 우발적인 돌발 변수여서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정상화될지 아니면 변곡점을 넘어선 지속이 가능한 변화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만약 지속이 가능한 변화라면 그런 변화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었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2022년 가장 큰 단일 사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고, 가장 큰 흐름은 인건비를 포함한 인플레이션 부담이 확산하면서 금리가 상승한 것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 부담에 따른 금리 상승은 일시적일까요? 변곡점을 넘어선 지속이 가능한 변화의 시작일까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의 일시적 이탈에 불과하고 조만간 전쟁을 마무리한 뒤 러시아가 이전과 같은 세계 경제에 바로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공급망 교란이 팬데믹 완화로 사람들의 직장 복귀를 포함해 이전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2023년에 본격화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도 경기침체로 서로가 양보하면서 미·중 간의 협력이 복원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글에서 지속해서 언급한 것처럼, 필자는 이런 변화가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변화의 초반부라고 봅니다. 이에 관한 내용은 이전 글들에서 충분히 언급되었기에 여기서는 길게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필자의 가정이 맞는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진정되더라도 지정학적 갈등은 내년에 더욱더 확산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분할은 더욱 가속할 것입니다. 지난 수년간 미·중 간의 공급망 분할 노력이 간 보기 단계였다면, 이제는 그런 분할의 현실적인 로드맵이 확인되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확산한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확산하면서 분할이 더욱 가속할 것입니다. 또한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하락한 금리와 이를 뒷받침한 저렴한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도 중장기적인 대세 상승할 것입니다.





2023년 자산시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상황 중에서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시장을 판단할지 여부입니다. 2023년을 준비하는 투자자는 이 점에 대해서 자신만의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이는 제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평균 회귀 혹은 추세 확산"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가에서 연준의 주장(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 유지에도 미국 경제의 심각한 침체 가능성은 제한적)을 불신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2022년의 변화가 일시적이고 이전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합니다.


2023년이 2022년의 변화가 강화되는 추세 확산의 시기로 본다고 하더라도, 2023년에는 2022년과 같은 전반적인 자산 가격 하락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가격이 선반영되었을 수도 있고, 추세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세부적 내용들에 따른 차별화가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의 변화가 3년 이상 지속되는 흐름이라면, 2022년 가격 추세의 반대 흐름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는 있어도 현재 가격이 그 변화를 다 선반영했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마치 엘리어트 파동에서 1파의 상승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하락하는 2파가 예상되어도 이후 상승흐름을 고려시 고점이라 말하기 힘든 것과 같습니다. 또한 추세가 본격화될 경우 지역간 산업간 차별화가 본격화되면서 지수나 평균의 움직임과는 다른 맹렬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편 자산 가격의 하락은 시장 전체적으로 과도한 쏠림이 해소되고 이런 쏠림의 해소가 투매로 마무리됩니다. 2022년 자산 가격의 하락이 추세의 초입부라면, 과거 수십년 동안 하락한 생산요소 비용들(금리, 인건비, 원자재 가격)로 만들어진 버블이 해소되면서 투매가 나오는 과정이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투매는 보유자들의 비이성적인 매도로 인해 대량매매가 발생해야 합니다. 





그럼 2022년 자산가격은 투매가 나왔을까요? 이 글을 읽는 많은 이들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의 주택은 고점대비 평균 20% 이상 하락했지만, 아직 투매가 나왔다고 보기 힘듭니다. 그 이유는 최근 하락한 주택 가격은 금리 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 증가분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오히려 금리를 고려한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정도로 충분히 하락하지 않은 데다가 바닥의 저점에서 투매의 특성인 대량매매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국 증시를 포함한 상당수 자산에서도 비슷합니다. 그리고 이 점이 2023년 추세의 확산을 예측하는 필자가 최근 자산 시장의 저점매수를 경계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투매가 어느정도 확인된 시장이나 추세 확산의 수혜를 받는 기업들은 2023년에 상당히 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필자가 최근 1~2달 사이에 강한 흐름을 보이는 섹터와 종목들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필자의 생각이 맞다면, 지금 가장 조심해야 할 생각은 평균회귀 심리입니다. 이는 환율,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모두 기본적으로 비슷합니다.

 

댓글 : 0 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