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하이투자증권) SVB 사태를 계기로 미국 금융 패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과도2023.03.16 PM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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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금리 인상을 더 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내러티브를 급히 갈아탔다. 일부에서는 SVB는 리먼과 같은 사태로 확장될까 우려하지만, 금리는 하락했고 대책은 강력하다. 미 국채 자체에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



■ 내러티브의 교체: 금리 인상에서 금리 동결로


SVB 사태 발생 이후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종료와 연말 금리 인하를 빠르게 프라이싱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없이는 물가 안정은 없다는 입장에서, 인상을 더 하면 크레딧 리스크가 터지니 인상을 더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내러티브를 급히 갈아탔다. 애초에 3월과 5월 사이에서, 최종금리 5% 초중반 정도에서 인상 종료가 논의되다가 1월 경제가 너무 좋다며 금리 인상 기대가 과도하게 올라온 측면이 있었다. 금리 인상 국면은 이렇게 갑작스럽게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여튼 Pivot이다.




 SVB는 리먼과 같은 사태가 될까? 미국 금융 패권에 대한 잘못을 묻는 것은 너무 과도하지 않은가?


미국 정책당국의 대응은 빨랐으며 특히 BTFP 정책은 대단히 강력한 유동성 지원책으로 판단된다. 대책 자체가 채권 평가손실 여부를 묻지 않고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이니 금융기관 유동성에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리먼 사태의 본질은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대출과 부동산 버블 붕괴 때문이었던 반면, 이번 SVB 사태는 미 국채가 문제다. 버블 후 폭락해버린 부동산, 부실화된 모기지 채권과 미 국채는 다르다. 미국 국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남는다. 그 언젠가 우리가 제로금리에 대한 청구서를 받아야 하고, 재정지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미국 국채의 가치와 위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SVB 사건이 터지고 난 후 달러화가 약해지고 비트코인이 상승한 것은 금리인상 기대심리가 낮아졌기 때문이지 달러 패권이 위협받아서가 아니다. 미국 채권을 내던지지 않기 때문에 사태가 터지고 나자 금리가 빠진 것이다. 뱅크런 리스크는 연준의 유동성 지원으로 해결될 수 있는 규모이며, 연준은 원래 1900년대 초 잦은 뱅크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JP모건의 주도로 설립된 기구이다. 이번 미국 은행의 문제는 미국 내에서 해결될 것으로 본다.






 리스크 일단락 이후는 다시 경기와 물가의 문제로. 코스피보다 나스닥 우위


은행 리스크가 일단락되면 금융시장은 다시 경기와 물가의 문제로 넘어간다. 은행 리스크 탓에 경기 하강에 대한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본다. 고용지표가 급락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에서 하락 안정화되며 버텨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겠다. 반면 은행 리스크에 대응하여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지 여부는 물가지표에 달려 있다.

2월 CPI는 느리지만 큰 흐름 상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었으며, 2월 고용지표는 노동 참여율 상승, 실업률 상승, 임금 상승률 하락이라는 나름 골디락스의 지표를 보여주었다. 리스크 확산 가운데서도 고용지표가 발표된 후 증시가 한 차례 반등했던 이유다. 어차피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단계니 2월 CPI 정도 수준이면 시장은 환호할 법 했다.


미 정부의 강력한 유동성 지원 정책에 다시 물가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이는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지나가고 난 후의 일이 될 것이다. 당분간은 물가 반등 가능성보다 고용지표의 안정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수요 둔화 우려로 유가도 70달러 언저리로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당사에서는 2분기 중 고용지표, 물가 모두 하락 안정화를 전망한다.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이어왔고, SVB은행 사태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고용 축소가 큰 폭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고, 2분기 중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가 크게 확대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되면서 과열된 미국 서비스 수요에 충격을 주어 다소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된다면 긍정적일 수도 있겠다. 2분기 발표될 지표를 확인해 보자.


주식시장에서는 달러 약세와, 낮아진 금리가 하단을 받치고, 반면 금융 불확실성과 경기 리스크가 상방을 누르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우려와 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면 나스닥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경기 우려가 나타나면서 한국 수출 회복도 더뎌질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 지수의 상대적 매력도는 낮아질 전망이다.

 




-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 -



#시황 #나스닥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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