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 역사] 시진핑·푸틴의 밀착… 러는 위안화 결제, 中은 에너지 구매 늘린다2023.03.22 PM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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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기술제재 돌파 위한 러시아의 기술지원

러시아, 미국 경제제재 돌파 위한 중국의 경제지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 서명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경제 밀착을 약속하고,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에서 서로를 지지했다. 러시아는 미국 달러에 대항하는 중국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위안화 결제를 늘리고, 중국은 서방 제재로 판매가 어려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회담 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는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비판했고,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에 반대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러시아가 향후 위안화 사용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합의됐다.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에 호응하기 위해 러시아가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교역에서도 위안화를 적극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회담 결과에 대해 “러시아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와의 결제에서도 위안화 사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러는 2030년까지 무역 규모를 대대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경제 협력도 강화됐다. 시진핑은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드는 양국 관계와 전략적 파트너십의 심화에 대한 성명에 서명했다”면서 “러시아와 석유 무역을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푸틴 또한 “양국 에너지 협력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면서 “러시아는 중국에 석유 공급을 늘릴 준비가 됐다”고 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새로운 가스 수송 파이프라인인 ‘파워 오브 시베리아2′의 건설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중국으로 향하는 러시아의 가스 파이프라인은 2019년 수송을 시작한 ‘파워 오브 시베리아’ 등 2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었지만, ‘큰손’이었던 서구권이 전쟁 이후 돌아서면서 중국 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판매 대금은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자금원이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공지능(AI)과 IT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협력이 민간을 통한 군사 지원의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부터 중국이 러시아에 1200만달러(약 157억원) 규모의 드론과 관련 부품을 수출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에서는 서로의 입장을 지지하며 반미 연합을 공고히 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 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양국은 각자의 이익, 무엇보다도 주권과 영토보전, 안보를 지키기 위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중국이 자국 주권을 지키는 것을 확고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 중국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여기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의 핵잠수함 호주 공급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를 반대했다. 두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모든 형태의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면서 “어떤 국가나 집단이 군사적, 정치적, 기타 우위를 도모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합리적인 안보 이익을 해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논리에 중국이 동조한 셈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양국 정상은 미국 비판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성명에서 “미국은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중단하라”면서 중·러의 공군·해군 합동 훈련을 정례화하는 등 군사 협력을 계속해서 강화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시진핑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관련해서는 주목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날 회담에서 시진핑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우리의 계획은 유엔 헌장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는 평화와 대화를 지지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 회동에서 시 주석이 중국의 평화 계획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며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준비만 된다면 중국의 평화 계획이 사태 해결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시진핑의 러시아 국빈 방문에 이어 푸틴의 연내 중국 답방도 예상된다. 시진핑은 이날 오전 푸틴을 만나기 전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 회동한 자리에서 푸틴을 올해 중국에서 열리는 제3차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초청한 사실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7년, 2019년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회담에 참석한 적이 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연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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