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한화투자증권) 사이클이 없어졌다는 거짓말2023.04.02 PM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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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행동패턴은 반복된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말이 “사이클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주가가 빨리 오르거나 오래 바닥을 기면 들리기 시작한다. 지금 주식시장에선 2차전지와 반도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업종들이어서 시장의 심리를 읽는 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2차전지는 사이클을 무시하고 계속 좋을 것이라는 기대가 읽힌다. 시장의 기대가 고조될 때 나타나는 현상들은 다음과 같다.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고 이익률이 본 적 없는 수준으로 높아지면 가시성이 낮은 수년 뒤의 실적 전망까지 상향 된다. 이때 사이클이 없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높은 실적 예상에 근거해 주가를 정당화하는 시도가 나타난다. 납기가 긴 수주 산업은 설득이 쉬워서 제조업이 수주 산업이 됐다는 말이 들리면 시장의 기대가 너무 나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지난 2007년 조선, 2011년 화학, 2015년 화장품, 2018년 반도체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림1]은 주가가 언제 고점을 형성하는 지를 보여준다. 실적이 예상을 웃돌고 주가가 오른 뒤 컨센서스가 큰 폭으로 상향될 때 주가도 고점을 형성했다. 현재 2차전지의 컨센서스에서 비슷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2차전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높아 보인다. 물론 향후 실적이 지금의 높은 기대까지도 웃돌 가능성은 있다. 필자의 취지는 잘 안될 수도 있는 확률까지도 고려해야 균형 잡힌 투자라는 것이다.

 




1등의 적자는 바닥 신호다


거꾸로 반도체에선 사이클 저점에서 보이는 패턴이 관측된다. 3월 30일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23조원, 2분기 순익은 1.0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 말 각각 4.7조원, 5.0조원에서 하향됐다. 2001년 이후 삼성전자는 2008년 4분기에 딱 한번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2001년 3분기와 4분기엔 적자에 근접했다. 주가는 그때부터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4월 초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면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메모리 사이클의 바닥을 확신할 것이다. 경험적으로 한 산업에서 1등 기업의 적자는 업황의 저점이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코로나가 확산되던 2020년 3~5월 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가 3개월짜리 침체에 빠진 기간(2020년 2~4월)과 겹친다.


반도체와 2차전지 주가는 2021년 초 이후 반대로 움직여 왔다. 2021년 전까진 같이 움직였는데, 2차전지 주식들의 대부분이 큰 분류로는 IT 섹터에 포함된다. 두 업종이 유사성이 많음에도 반대로 움직였던 건 수급적인 측면도 클 것이다. 반도체가 부진할 때 도망갈 수 있는 업종이 2차전지 정도를 제외하면 없다시피 하다. 실제로 반도체와 2차전지의 시가총액 합계는 2021년 이후 큰 변화가 없었다.


2차전지에서 반도체로 주식 비중을 옮기는 걸 고민할 때다. KOSPI200과 KOSDAQ150에 속하는 350개 중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순매도 상위에는 SK하이닉스, 에코프로, POSCO홀딩스, 에코프로비엠 등이 포함된다. 두 업종의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확률보다 좁혀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







- 한화투자증권 Strategist 박승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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