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디지털 안전자산? 은행 위기 때마다 반등하는 비트코인2023.04.29 PM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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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VB 파산·퍼스트리퍼블릭 위기설에 반등

금과 상관관계 최고치… “안전자산으로 봐야”

美·유럽선 규제 강화…가격 불확실성 여전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은행들의 파산이나 위기로 금융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오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조선비즈DB



가상자산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다른 대형 은행들이 흔들리자 강세를 보였고, 최근에는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위기설이 불거지자 재차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金)’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거 비트코인은 이렇다 할 호재 없이 큰 시세 차익을 노리는 위험자산으로 꼽혔지만, 이젠 금융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자금이 몰리는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금이나 미국 국채 등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 비트코인, 3월 SVB 파산에 급등


29일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4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2% 하락한 2만9346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27일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위기설이 불거져 뉴욕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였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3% 넘게 반등한 뒤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은 24시간 전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만9000달러를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 3월 SVB 파산 사태 당시 위험이 크다고 지목된 곳이다. SVB와 인접한 샌프란시스코에 본점을 두고 있는 이 은행 역시 SVB처럼 스타트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데다, 대부분의 고객이 예금보호한도인 25만달러 이상을 예치해 뱅크런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이다.


미국 금융 당국의 발 빠른 조치로 한숨을 돌렸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 24일(현지시각)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말 예금이 전 분기 대비 57.8% 급감했다고 밝힌 뒤 재차 위기설에 휩싸였다. 다음날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전날 대비 49.4% 급락했고, 26일에도 29.8%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앞서 지난 3월 SVB 파산 사태 수습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에 2만달러선까지 떨어졌지만, SVB의 위기설이 증폭된 후 단 1주일 만에 가격이 2만8000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 미국 시그니처은행과 실버게이트은행 등이 연쇄 파산하고, 크레디트스위스 등 다른 글로벌 대형 은행마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3만달러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 금값과 유사한 가격 흐름… “안전자산으로 부각”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현재 온스당 2000달러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온스당 1772달러를 기록했던 금 선물 가격은 3월 SVB 파산 사태로 금융 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상승세를 보이며 이달 초 2050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가상자산 시장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유사한 가격 흐름을 보이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인 카이코는 비트코인과 금의 가격 상관관계 지수가 0.57로 최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금융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전통적인 안전자산과 같은 범주로 인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들어 은행 위기 때마다 가격이 오른 것은 연준이 금융 불안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 뿐 진정한 위험 회피 자산으로 부각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 애널리스트도 지난 24일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안에 10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위험자산의 안정화와 연준의 통화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비트코인 시세가 원화 기준 4000만원을 넘어선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시세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3만달러를 돌파했다./뉴스1



◇ 美·유럽 등 가상자산 규제 강화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최근 강화하고 있는 점은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의 범주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각국의 규제와 정책에 따라 가격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지난 20일 가상자산에 대한 포괄적 규제 법안인 미카(MiCA·Markets in Crypto-Assets)를 승인했다. 이 법안은 유럽에서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거래하는 사업자들은 반드시 EU 회원국 한 곳 이상에 등록을 하고 공시와 투자자 보호 등에서 전통적 금융투자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달 초 비트코인 가격은 3만달러 초반대에서 거래됐지만, EU 의회가 규제 법안을 도입한 후 2만7000달러선까지 하락하며 한 주간 약 10% 하락했다.


미국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최근 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연방법이 규정한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영업을 해왔다며 바이낸스와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을 제소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코인베이스 등 여러 가상자산거래소에 증권법을 적용해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가상자산 #BTC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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