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난 이제 지쳤어요, 주식'…잘 나가는 한국증시, 개미들은 무관심2023.06.08 AM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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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대금·회전율·예탁금

증시 유동성 지표 모두 하락

외국인 주도하는 대형주 장세

개미들은 4월 이후 거래 시들

 





코스피가 연일 연중 최고점을 찍고 있지만, 증시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증시 유동성 지표인 거래량은 오히려 줄어들 조짐이다. 지수는 올랐지만 종목 투자자 사이엔 수익 대신 손실을 봤다는 푸념이 넘친다. 외국인이 특정종목을 쓸어담으면서 지수만 오르는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가 소외되는 이 같은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 유동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은 지난 4월 이후 하락하고 있다. 지난 4월 3일 24조5061억원이었던 증시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코넥스)은 연중 최고점을 찍은 이날 18조6895억원으로 오히려 급감했다.


시가총액 회전율 역시 같은 기간 1.04%에서 0.75%로 줄어들었다. 시가총액 회전율은 일정기간 중의 거래대금을 당해 기간 중의 평균시가총액으로 나눈 것으로 주식 유통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증시 대기자금인 예탁금도 지난 5일 50조3802억원을 기록해 지난 4월 3일 이후 지난 2일까지의 평균(51조5629억원)을 밑돌았다.


증시 자금이탈과 무관심은 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찍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코스피는 올들어 17%나 껑충 뛰었다. 지난 4월 이후에도 5.6% 올랐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2615.6으로 연중 최고치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큰 코스닥 지수는 올해 29%로 폭등했다. 2차 전지 관련주들이 반등하면서 이날도 880.72까지 상승했다.


증권가는 지난 4월 이후 증시 유동성을 주도하는 주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지수와 종목 투자자의 수익률 괴리 원인을 찾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2차전지 관련 기업 및 테마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자주 주식을 매매했다면 4월 이후에는 이같은 움직임이 잦아들었다는 것이다. 대신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형주 위주로 반도체 등 대형주를 계속 사들이면서 회전율이나 투자자 예탁금 등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끌고 가는 장은 유동성 지표는 낮아 보이지만 지수는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상단을 뚫고 올라가는 그림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2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코스피 지수는 지난 4일 1년여만에 2600을 넘은 이후 이날까지 2600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매수를 주저하는 첫 번째 이유는 코스피의 절대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주가이익비율(PER)은 13배를 넘기면 높다고 보는데 현재는 14배 수준으로 가격이 비싸져 있는 상황이다. 정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이 비싸면 매수를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패시브 자금이 주를 이루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이끌 만한 ‘테마주’가 없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마주가 나오려면 정부 차원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성장 산업을 육성한다거나 수출 다변화를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는 식의 정책적 시그널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긴축과 관련된 톤도 완화될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달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지만 다음달에 오히려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면서 시장 금리는 지난달 이후 소폭 상승한 상황이다.


연초 랠리를 이어갔던 2차전지 관련주가 하락하고, 차액결제거래(CFD)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주가 고점을 형성한 지난 4월 초순을 전후로 유동성 관련 지표들은 유의미하게 하락했다. 이어 보름여 뒤 CFD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시기도 큰 하락 지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기관투자자발 증시 상승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상태는 경기가 크게 좋아지거나 나빠지기 힘든 ‘골디락스’ 장세로 주가가 가장 오르기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정 팀장은 현재 거시경제 환경에 대해 “지금은 적절한 물가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가라앉고는 있는데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며 “경제가 성장하긴 하는데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연준은 경기가 나쁘니 금리를 못 올리는데 조금만 더 나빠지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주식이 오르지 않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대로 경기가 확연히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경우 이같은 외인 주도 주가 상승은 멈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은 올들어 무려 13조원 넘게 사들이며 2분기 증시 상승을 주도해 왔다.






Stripping Out the Narrative Gets Us to… Goldilocks? (Bloomberg)
https://www.bloomberg.com/opinion/articles/2023-06-05/goldilocks-economy-strip-out-the-narrative-and-data-still-tell-a-fairy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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