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황/전략] (하이투자증권) 일본 증시는 신고가인데 엔화는 약세를 보이는 이유2023.06.20 PM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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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증시는 신고가를 경신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엔화 환율은 150에 근접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음

■ 제조업 역량을 갖춘데다가 비용도 낮고 신냉전 구도의 수혜를 받고 있으니 증시 상승은 이상하지 않음

■ 단기적으로는 BOJ의 액션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긴축의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며 자산가격의 강세도 지속될 것

 

 

일본 증시의 상승세가 놀라울 정도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기준인 TOPIX 지수는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되었던 1990년의 고점이 멀지 않은 상황입니다. 반면 엔화는 지속 약세를 보여 USD/JPY 환율은 지난 해 하반기 일본은행(BOJ)이 엔화 방어를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던 150선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일본 증시 강세의 이유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TSMC도 미국 애리조나에 증설하는 것은 망설였지만 일본 구마모토에는 자처해서 10조원 규모의 신규 팹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AI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그리고 자동차 EV 전환에서는 뒤쳐지지만 반도체 소재, 기계와 로봇, 상사 등 산업재 전반에서는 최고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FDI는 수년 전부터 유입되고 있으며 동아시아에서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안보 파트너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일본이 신냉전 구도의 수혜국이 될 것으로 이미 주식시장은 판단내린 모양입니다.


30년의 디플레이션을 겪는 동안 낮아진 비용구조도 투자를 유치하기 좋은 매력이 됩니다. 일본 여행을 자주 가는 이유는 단지 먹을거리만이 싸서가 아닙니다. 서비스가격, 인건비, 부동산가격, 환율, 금융조달비용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비용 매력이 있습니다. 30년동안 사회가 정체하면서 모든 부문에서의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제조업 인프라와 기술력이 있는 국가가 비용마저 낮아지면 이기기 어려운 법입니다.


엔화의 약세 추이는 워렌 버핏이 30년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일본 상사를 매수한 이유를 짐작케 합니다. 자금조달을 엔화 채권으로 했으니 버핏은 환 리스크가 없습니다. 2% 초반의 초저금리로 자금을 30년이나 땡겨놨으니 이후의 금리 상승으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 증시를 매수한다 하더라도 도요타, 패스트리테일링 등이 상위에 있는 주가지수보다는 어차피 지주회사격인 일본 상사를 매수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증시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으니 이제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지 지켜보아야 할 때입니다.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은 일본에게 오히려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단 외부 상황에 의해 인플레이션으로 한 발짝 내딛었으니, 임금 상승이 이어지고 다시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2% 이상에 안착하면서 디플레이션으로부터의 탈출이 이어질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점차 문제가 되면 BOJ의 정책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될 것입니다. 10년 금리를 0.5 아래로 묶어두는 YCC 정책이나, 매수했던

일본 증시 ETF에 대한 매도 등이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BOJ가 완화 정책을 이어갈 뜻이 명확히 하고 있으니 엔화는 자꾸만 약세로 갑니다.

물가 레벨이 급등했고 엔화도 전고점에 가까워질만큼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니, 단기적으로는 BOJ의 액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30년동안 디플레이션의 고통을 겪은 나라인만큼 통화 긴축의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가 회복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데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된다면, 증시든 부동산이든 자산가격의 강세는 지속될 것입니다.

 





-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 - 

 

 

#JPY #BOJ #YCC #NI225 #TOP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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