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 역사] 윤석열의 한국,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서다 -FT2023.08.02 AM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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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기술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개선하고 중국의 진출을 제한하려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정권에서 서울과 워싱턴은 더욱 가까워졌다.  © FT montage/Getty Images/AP

 


보수성향의 윤석열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이 중국 중심의 해외투자를 미국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큰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비중있게 보도했다.


1일(현지시간) FT는 한국의 경제학자와 전·현직 무역 관료, 기업 간부들은 모두 중국이 좋든 싫든 한국이 이미 중국 경제에서 벗어나는 선회에 착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한국은행 6월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인 2022년은 2004년 이후 18년 만에 한국이 중국보다 미국에 더 많은 상품을 수출한 전환기적인 시기였다. 2004년 이전에는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영국보다 적은 시기였으므로 사실상 한국의 주력 수출지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FT는 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남부 광저우에 있는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직접 견학한 것이 한국의 선회정책에 대한 마지막 경고를 암시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주도의 중국 분리 정책에 동참하는 것을 막으려한 것이라는 의미다.

 


올해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방문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의 처지를 부각시켰다. © Chine Nouvelle/SIPA/Shutterstock


 

하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배터리 제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신규 투자지로 이미 미국을 선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기술과 제조능력을 유치하고 중국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노력에 따라 조단위 투자를 미국에 집행할 계획이고 미 정부는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내어줄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대중 투자를 줄이고 대미 투자를 늘리고 있는 한국과 한국 기업들에 보복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싱 하이밍(Xing Haiming) 주한 중국대사는 한국이 미국의 영향력 하에서 중국 경제와 분리되는 것에 대해 "장담하건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한 사람들은 분명히 후회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만을 둘러싼 지역적 긴장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베이징을 격분시켰다고 FT는 전했다. 이어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국회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중국을 무시하는 움직임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보다 유연하게 말했다. 또 "우리는 중국과의 분리 계획을 발표한 적이 없으며 그렇게 할 의도도 없다"고 포용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대중무역의 성장


한중관계는 1992년 구소련 붕괴 이후 양국이 수교를 맺은 후 급진전했다. 양국무역은 60억 달러 수준에서 2022년 3000억 달러 이상으로 50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대중수출은 한국의 총수출 가운데 20%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의 복잡한 제조 공정에 대한 한국의 기술력을 필요로하고 있어서다.


2010년대 중반까지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주요 안보 파트너로, 중국을 주요 경제 파트너로 삼는 '이중 접근' 방식으로 필요를 충족시켜왔다고 FT는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기술과 비즈니스 관행을 흡수하는 동시에 중국의 급성장하는 수요와 제조 규모의 이점을 통해 두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북한과의 지속적인 교착 상태에서 미국의 안보 보장에 의존하면서 동시에 중국은 북한과의 교섭을 위한 통로 역할로 삼아왔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늦추려는 서방의 시도에 중국도 어느 정도 협력했기 때문이다. 한국 TV쇼와 K팝 음악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수백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과 여행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도 코로나19 이전까지 양국관계를 진전시켰다.


 

사드배치가 전환점



한국의 사드(THAAD)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 배치는 건강을 염려한 지역 주민의 시위와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 Seung-il Ryu/NurPhoto/Getty Images



그러나 한중관계는 2016년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산 사드(THAAD)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를 받아들인 후 산산조각이 났다. 중국은 사드가 중국 영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비공식적인 경제 봉쇄 조치를 취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끊겼고, K드라마는 더 이상 중국 TV 방송국에서 방영되지 않았으며, 한국 브랜드는 불매운동 타격을 받았다. 경제 안보와 정치 안보의 문제가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이 증명된 계기다.


한국은 비슷한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은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듣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당시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방위비 분담을 과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양국 정상이 바뀌었고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워싱턴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 관계를 복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아시아 동맹국을 방어하겠다는 철통 같은 약속을 다짐하고 경제 안보 의제에 대해 한국과 협의하는 등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한미관계가 급속도로 호전됐다는 것이다.


 

진전된 한미관계…보조금은 아직 의문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의 보호주의적 무역 정책이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한국의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 Lee Jae-Won/AFLO/Reuters 



한국은 그러나 아직까지 세부적인 기업투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 미국이 보호주의적 산업 정책을 펴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제조 같은 한국의 주요 산업에 대한 영향에 우려를 가지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은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한국 기업에 잠재적인 보조금을 제공하지만, 북미가 아닌 한국에서 조립할 경우 차량 자체가 소비자 세금 공제에서 제외된다. 한국 기업들은 대미투자를 미리 결정해놓고도 일부 과정에서 보조금 수혜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출하된 반도체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하지만 미국은 이제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 수출과 제조에 대해서는 중국을 배제해야 한국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정책으로 중국 분리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단시간 내에 이 같은 분리를 현실화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현실은 한국 기업들에는 회생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비용상승으로 인해 한국기업들 역시 중국 밖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이나 조선에 이르기까지 중국기업과의 경쟁이 격화돼 왔기 때문이다. 이미 베이징은 정책적으로 2016년 이후 도입한 자국 제조업체에 대한 보조금 패키지에서 한국 기업들을 배제시키면서 차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국회에서 "많은 중국 기업들이 한국이 주로 수출하는 중간재를 제조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호황을 누린 10년 동안 지속되던 경제적 특수는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스마트폰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부는 중국에서만큼은 시장점유율이 1%에 머물고 있다. 때문에 삼성은 2008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을 이전하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마지막 중국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매출도 2016년에서 2022년 사이에 76% 감소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와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면서 중국에 남아 있는 4개의 공장 중 2개를 매각하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를 제외하고도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창출한 매출은 2016년에서 2022년 사이에 37.3% 감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고급 반도체 수입의 경우 한국의 필요를 떨치지 못할 수 있다. 한국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물량 중 22%를 수입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27%)에 조금 뒤지는 수준이다.


 

한국엔 위기가 곧 기회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워싱턴의 양보 덕분에 삼성을 포함한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공장에 대한 대안을 탐색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 Samsung Electronics



미중 갈등의 한 가운데 있는 한국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위기의 순간에 있다. 하지만 한국은 항상 큰 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나라였다. 지금과 같은 불안정성은 오히려 국가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도약의 기회가 된다.


미국이 IRA나 보조금 지급정책을 초기에 시행하면서 한국기업들에 내세웠던 가혹한 조건은 최근 철회되거나 시한이 연장돼 방향성을 정할 수 있는 기간을 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아직까지 여러 산업분야에서 중국의 부품과 제조능력, 원자재 등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미국 재무부가 올해 초 한국기업들이 자국 내에서 생산한 배터리 부품으로도 미국 세액공제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이런 조정에 해당한다고 FT는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대중투자를 줄이면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한국 내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최근 국내 투자를 늘리면서 중국 내 생산기지를 점차 줄여나가는 것은 미국의 압박 결과라는 분석이다.

 

댓글 : 2 개
덕분에 반도체 업계는 죽어나가는 중
참어려운 다변화 다변화 외치면서 윤가정부 들어오면서 미국 일본 만 바라보는것 같음
일본은 우리나라하고 공생관계도 아닌데 이익이 될수 있는지
1년차는 엉망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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