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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기술] 상온 초전도체 논란에 느닷없이 뜨거워진 ‘이곳’2023.08.13 PM 08:23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활력 돈다”
“초전도체 논란, 소재공학 분야 투자로 이어져”
1987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고(UCSD)의 한 실험실에서 작은 자석이 액체 질소로 냉각된 초전도 물질 접시 위에 떠 있는 모습. (AP)
국내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 주장하는 물질 ‘LK-99′에 대한 논문이 지난달 22일 공개된 이후 전 세계 과학계가 떠들썩하다. 이런 가운데 과학자들 말고도 초전도체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곳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첨단 산업단지인 실리콘밸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LK-99의 등장에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종사자들 또한 흥분하고 있다고 지난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 논란이 그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실리콘밸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리콘밸리는 90년대 초중반 이곳에 하나둘씩 생겨난 컴퓨터, 반도체 중소 벤처와 함께 시작된 첨단 산업단지다. 이후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 2010년대 스마트폰 혁명을 거치면서 현재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옛 페이스북)와 같은 거대 테크 기업들이 이곳에 모여있다.
실리콘밸리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성공을 이룬 산업단지라는 건 분명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술적 혁신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스마트폰 혁명 이후에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한 플랫폼 사업으로 돈을 벌며 몸집만 커졌을 뿐 전에 없던 혁신적 기술을 새로 내놓으며 변화를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LK-99가 불을 당긴 초전도체 논란은 등장만으로 실리콘밸리에 상당한 활력을 주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 회사 인덱스벤처스 소속 벤처 투자가인 브라이언 오퍼트는 WP와 인터뷰에서 “지금 (초전도체를 대하는) 시장의 자세는 ‘일단 질러놓고 나중에 생각하자(Shoot first, think later)’는 쪽”이라며 “(초전도체에 대한) 판단이 틀린다 해도 금방 잊히겠지만, 만약 옳은 판단이었다면 앞을 잘 내다본 보상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초전도체 논란 이전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역할을 했던 건 인공지능(AI)이다. 생성형 AI인 챗GPT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문제는 실리콘밸리의 AI 열풍이 금새 시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챗GPT 웹사이트에 대한 전 세계 데스크톱 및 모바일 트래픽은 전달보다 9.7% 감소했다. 순방문자수는 5.7% 줄어들었고, 이용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보낸 시간은 5월보다 8.5% 감소했다.
비록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연구 기관들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검증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초전도체 논란과 함께 그 기반이 되는 과학 분야인 ‘소재 공학’ 쪽에 관심과 투자가 쏠리는 상황이 실리콘밸리에 장기적으로 큰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이러한 흐름에서 소재 공학 분야가 큰 폭으로 발전하면 결과적으로 반도체는 물론 이차전지, 광섬유케이블과 같은 첨단산업 기초 재료들까지 기술력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인나 비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물리천문학과 부교수는 WP와 인터뷰에서 “소재 연구 분야에서 일하며 알게 된 건, 이 분야에서 일어나는 혁신이 인간 삶 전체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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