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월스트리트나우] 'Higher for Longer'…잭슨홀보다 무서워진 파월2023.09.21 PM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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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암시



<9월 20일 수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22%, S&P500 -0.94%, 나스닥 -1.53%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399%(3.2bp), 2년물 5.172%(6.3bp)


20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오전 내내 조용했습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미 중앙은행(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을 앞두고 주식은 혼조세를 보이고 채권 수익률은 소폭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금리 하락은 새벽 발표된 영국의 8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영향이 컸습니다. 근원 물가가 7월 6.9%에서 8월 6.2%로 떨어졌지요. 내일 영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건너뛸 것이란 예상이 강해지면서, 영국 국채 금리는 10bp 이상 급락했습니다. 어제 캐나다의 8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탓에 뛰었던 미 국채 금리는 영국으로 인해 전날 상승 폭을 되돌렸습니다. 유가는 아침에는 1%가량 하락했지만, FOMC 결정을 앞둔 오후 2시에는 강보합 수준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오후 2시에 나온 FOMC의 결정은 예상과 같았습니다.


① 기준금리 동결


기준금리는 만장일치로 5.25~5.50%로 동결했습니다. 통화정책 성명서는 거의 변한 게 없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세가 탄탄했다(robust)"라는 말을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는 둔화하였지만(slowed) 여전히 강세(strong)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바꾼 게 전부였습니다. "추가 긴축 정책 범위를 정할 때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경제 및 금융에 미치는 시차를 고려할 것"이라는 문구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9월 FOMC 성명서



② 매파적 점도표


모두가 주시한 건 경제전망(SEP)과 점도표였습니다. Fed 위원들의 '개인적인'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인플레이션,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치를 모아놓은 것이죠. 그런데 점도표가 꽤 매파적이었습니다.

 


9월 FOMC 점도표



우선 2023년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5.625%로 유지됐습니다. 19명의 Fed 위원 가운데 12명은 5.625%를 찍었고, 7명은 지금과 같은 5.375%를 선호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0대 9로 예상했지만 12대 7로 나타난 것입니다.


2024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4.625%에서 5.125%로 50bp나 높아졌습니다. 즉 지금 금리를 기준으로 75bp 내리겠다고 시사했던 걸 25bp만 인하하겠다고 밝힌 것이죠. 월가 예상은 유지(4.625%)와 25bp 인상(4.875%)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예상보다 더 높게 50bp나 높인 것이죠. 2025년 말 전망치도 역시 기존 3.375%가 3.875%로 높아졌습니다.


점도표를 그대로 믿는다면 '11월에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한 뒤 내년에는 두 번 인하하겠다'라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하겠다"(higher for longer)라는 그동안의 주장을 강력하게 선언한 것입니다.


시장은 놀랐습니다. 점도표 공개와 함께 통화정책을 쫓아가는 국채 2년물 금리는 급등했고, 5.14%를 넘어섰습니다. 증시의 주요 지수도 하락했습니다.


물론 월가는 점도표를 그대로 믿지는 않습니다. 2023년 전망은 인상과 유지가 12대 7로 맞서 있습니다. 3명이 유지로 옮겨간다면 동결될 수 있지요.


2024년, 2025년 점도표의 점은 매우 넓게 분산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아무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으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2024년, 2025년 금리 전망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



SEP의 변화를 보면 위원들은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걸 강하게 가리켰습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2.1%, 내년 1.5%, 2025년 1.8%로 제시했고 실업률은 내년, 2025년 4.1%까지 올랐다가 2026년에는 다시 내려갈 것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올해 말 3.7%, 내년 말 2.6%, 2025년 2.3%, 2026년 2.0%로 지속해서 낮아질 것으로 점쳤습니다. 정리하면, 인플레이션이 천천히 내려가서 2026년에야 목표(2%)를 달성하겠지만 그사이 불황은 없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FOMC 경제 전망 (6월 vs 9월)
→ GDP 상향, 실업률 하향, PCE 물가 하향, 기준 금리 상향

→ 연착륙 기대 




③ 매파적 파월


오후 2시 30분 기자회견에 등장한 제롬 파월 의장도 "SEP는 계획이 아니고 우리가 협상하거나 논의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개개인 멤버의 예상의) 중앙값이다. 나는 그게 계획이라고 실제로 뭔가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연단에 설 무렵, 금리는 약간 내리고 주가도 살짝 회복됐습니다.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기대한 것이죠.


전반적인 어투는 조심스러웠습니다. 잭슨홀에서 "흐린 하늘 아래 북극성을 따라 항해하겠다"라고 한 것처럼 다섯 번 이상 "신중하게 움직이겠다"(proceed carefully)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매파적이었습니다.


▶통화정책은 제약적?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금리에 더 가까워졌다. 신중하게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정책 금리를 유지하고 추가 데이터를 기다리기로 했다. 실제로 적절한 수준에 도달했고 진전이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고 싶다."


"정말 문제는 제약적 수준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문제는 그 제약적 수준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약적 수준인지 신뢰할 수 있는 그런 곳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경제는 강하다


"SEP가 반영하는 것은 경제 활동이다. 우리 예상보다 더 강했다."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SEP에서 인플레이션이 왜 더 지속할 것이라고 믿는가) "더 강한 경제 활동에 대한 것이다."


"소비자 고통 지수는 사상 최저였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이러한 수치는 괴로울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데이터 의존하겠다


"(점도표를 보면) 7명은 지금부터 연말까지 인상이 없다고 찍었고, 12명은 다음 두 차례 회의 중 한 번의 또 다른 인상을 예상했다. 사람들은 자기 견해를 밝혔고 '들어오는 데이터가 어떻게 되는지 보자'라고 말했다."


▶연착륙 기본 "아니다"


(연착륙이 기본 시나리오인가) "아니다. 그러나 그럴듯하고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는 물가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실패하는 것이다." (물가안정이 연착륙보다 우선순위)


▶중립 금리 올랐을 수 있다.


"중립 금리가 올랐을 수도 있다. 중립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다는 것은 확실히 그럴듯하다. 현재 중립 금리가 생각보다 높을 가능성은 확실히 있다."


▶금리 인하 시점?


"적절한 인하 시점에 대한 신호를 보낼 뜻이 전혀 없다. 실질 금리가 올라가고 있고 (둔화하는) 경제 데이터로 인해 어느 시점엔 확실히 인하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유가 상승, 파업, 정부 폐쇄는 불확실성


"파업, 정부 폐쇄,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장기 금리 상승, 유가 충격 등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유가의 단기 변동성으로 인해 너무 불확실하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에너지 움직임을 단기적 변동성으로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


파월의 전반적인 발언은 SEP에 나타난 대로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고 (데이터가 강할 테니)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오안다는 "SEP 변화를 보면 Fed가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파월 의장은 왜 그들이 매파적이어야 하는지 긴 이유를 댔다. 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되고 있고 소비자 지출은 견고하며, 주택 시장은 다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강한 만큼) 들어오는 데이터는 연말까지 추가 긴축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Fed는 오늘 '매파적 동결'과 함께 위원들이 확실히 금리가 더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Fed가 불황 없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시사했다. 이는 모든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과감한 생각이며, 우리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Fed는 실제로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RSM은 "Fed는 정책 금리를 5.25%~5.5% 범위로 유지했으며, SEP 수정을 통해 더는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점점 더 연착륙에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암시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가운데 실질 금리가 상승하도록 하는 정책 결정은 불필요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

이라고 내다봤습니다.


BMO는 "정책 금리가 2026년 말까지 장기 수준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파월 의장은 중립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5명의 위원(이전 3명)도 장기 금리가 2.75% 이상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중립금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 위원이 증가). Fed는 11월에 정책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지금과 그때 사이의 데이터 흐름에 달려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Fed는 우리가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것'으로 믿기를 원한다.더 높은 기준금리 전망을 정당화하기 위해 Fed 위원들은 그들의 성장률 등 전망치를 꽤 높게 올렸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 성장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이어지기 어렵다고 의심하며, 결국 약한 경기 침체나 침체 같은 둔화가 가장 그럴듯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은 "파월이 잭슨홀에서처럼 매파적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 우리는 11월 회의가 금리 인상이 가능한 라이브(live) 회의가 될 것으로 보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트레이트스테이션은 "약간 매파적인 Fed는 지난 6월 회의 이후 강했던 경제를 반영한다. 특히 유가가 상승하고 자동차 파업이 임금 인상과 잠재적 자동차 가격 상승을 위협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Fed는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일 동기가 전혀 없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는 무시했던 중립 금리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장기 금리 예상치보다 높다고 한 점, 강한 경제 활동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하더라도 연내 추가 인상이 보장될 수 있다고 한 점 등이 특히 매파적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오후 2시 45분께 보합권에 머물던 주가는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내림세는 장 막판까지 이어졌고 하루 중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가 끝났습니다. 다우는 0.22%, S&P500 지수는 0.94% 내렸고 나스닥은 1.53%나 떨어졌습니다. 찰스 슈왑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가 더 오르지 않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금리도 오후 2시 45분께부터 거침없이 올랐습니다. 오후 5시께 2년물은 6.3bp 오른 5.172%에 거래됐고, 10년물은 3.2bp 오른 4.399%를 기록했습니다. 각각 2006년,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2년물 수익률은 오늘 장중 최저치를 기준으로는 14bp 상승했습니다.

 




내림세를 보이던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21% 오른 10.5.35로 마감됐습니다. 달러는 통화정책을 잘 반영하지요.


보합세를 보이던 유가는 Fed의 매파적 성향으로 인해 급락했습니다. 오후 5시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02% 내린 배럴당 90.27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다시 90달러 선으로 떨어졌습니다. 브렌트유는 1.23% 하락한 93.1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12개월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 100달러로 상향



Fed는 예상보다 매파적이었지만, 11월 금리 인상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유가는 6월 이후 약 30% 급등했으며, 10월 1일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면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소비 지출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도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유가는 양날의 검, 인플레 요인이지만 소비를 위축 시킴)


월가 일각에서는 이번 FOMC 결과를 놓고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준금리 동결은 중립적이고, SEP에서 연착륙을 예상한 것은 비둘기파적이지만 2024년 기준전망 전망치를 50bp나 올린 것은 매파적이었다는 것이죠.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오늘 회의가 시장 혼란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는 긴축 마무리 단계에서 오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여기겠지만, 일부는 도전받는 Fed 커뮤니케이션의 또 다른 사례라고 여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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