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美·사우디서 변압기 '불티'..전력기기업체 수주 곳간도 두둑2023.10.05 PM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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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압기 최대 수출국 美..올해 1~8월 1.2억달러

9월 kg당 수출단가 18.19달러..전년 평균비 77%↑

신재생에너지 전력인프라·노후화 설비 교체 수요 증가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세계적으로 전력 설비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국내 전력설비 업계가 최대 실적을 거두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되는데다 사우디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전력망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9월 변압기 수출액 5873만달러..작년비 17%↑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1~20일(잠정기준) 1만kw이상 초고용량 변압기의 수출 금액은 5873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전체 수출금액 대비 17% 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올해 8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3억9795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억1371만달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초고용량 변압기를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미국(1억2549만달러)으로 나타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9416만달러를 나타내며 2위를 기록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변압기 수출 단가도 상승했다. 지난달 1~20일 초고용량 변압기 수출 단가는 kg당 18.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10.28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77% 가량 상승했다.


미국 수출 확대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함께 급격히 늘어나며 전력 인프라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이어 미국 내 노후화 설비에 대한 교체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미국의 산업용 변압기 중 33% 이상은 30년 이상 지났다. 변압기 수명이 30~40년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교체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특히 러스트밸트,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등 북동부 지역 내 공장에서 활용되는 대형 산업용 변압기는 수명이 40년을 초과했다.


코트라(KOTRA) 보고서에 따르면 변압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규 변압기를 설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2021년 2개월에서 2022년 12개월로 늘었으며, 유틸리티 기업의 20%는 이미 전력 공급망 프로젝트 진행을 중단하거나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변압기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 7월 341포인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동헌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명목 설비투자는 9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10% 안팎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미국의 공급망 재편, 인프라 투자 정책, AI 투자 붐이 설비투자의 마중물이 되면서 사이클은 2~3년가량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주 목표 올리고 역대 실적..넘치는 수주 곳간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나 유가 상승으로 투자 동력을 확보한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프로젝트 역시 전력기기 업체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사우디 네옴시티와 관련해 678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네옴시티 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사우디 북부 지역에 새롭게 구축하는 ‘마운틴 변전소’에 납품될 예정이다.


잇다른 해외 러브콜에 국내 주요 전력설비 업체들의 수주 곳간도 두둑해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주 잔고는 4조7000억원으로 작년대비 60% 가량 증가했다. 지난 상반기에 1조4000억원의 신규 수주 물량을 확보했는데 이 중 절반 가량을 북미 시장(6669억원)에서 따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올해 수주 목표만 두 번이나 상향했다. 당초 올해 초 수주 목표를 19억4800만달러로 세웠으나 26억3400만달러, 최근 31억8600만달러로 조정했다. 연초 대비 63.5%나 증가한 것이다. 2분기말 수주잔고도 4조8399억원으로 1년 전 2조9677억원보다 63.1% 증가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5669억원 신규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잔고는 3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중 전력 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76%이며 중국·인도·미국 법인의 수주를 제외한 국내 법인의 해외 비중이 70%에 달한다. LS일렉트릭 역시 올해 2분기말 수주 잔고는 2조4260억원으로 작년보다 41.1%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LS일렉트릭이 올해 처음으로 3000억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875억원 대비 2배 수준으로,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전기 산업의 경우 고객사마다 각각 요구하는 스펙들이 다르기 때문에 발전소 및 유틸리티 업체들로부터 미리 발주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업체들은 이미 2027년 이후 매출분까지 수주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최소한 향후 3년에 대한 실적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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