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이스라엘-하마스전쟁 경제에 미칠 영향은… '유가 급등 제한적·안전자산에 자금 몰릴 것'2023.10.08 PM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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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영향, 당장은 미미하지만… 산유국 개입이 ‘관건’

“석유 생산량·운송에 영향 주면 유가도 ‘출렁’”

정부 “사태 확산 가능성 예의주시”

“물가·무역수지·환율에 모두 악영향 줄 수도” 

 

 


지난 7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전쟁으로 번진 가운데, 중동 지역의 불안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오름세인 국제유가가 출렁일 경우 물가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외신들은 이번 전쟁이 세계 경제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이 당장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주변 산유국들이 전쟁에 개입할 경우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의 군사·통치 역량을 파괴한다는 이스라엘 안보 내각의 결정을 승인하며 사실상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현재까지 확인된 이스라엘 사망자는 300명, 부상자는 1950명으로 이스라엘 건국 후 사상 최악의 공격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전쟁으로 경제 분야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꼽히는 부분은 유가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이었던 중동 외교 재편의 꿈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와 유가 안정을 위한 원유 증산에 애써왔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공식 외교 관계가 복원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이 속도를 내면서 대선 가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외교 재편의 핵심축인 IMEC는 미국 등의 주도로 인도·중동·유럽을 잇는 무역로 건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 고리인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수교가 필수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로부터 이스라엘의 인정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최근까지 사우디와 미국은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대신 미국이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고 안보 보장을 하며 상업용 원자로 건설을 지원하는 방안을 협상해 왔다. 1년 전 미국 정부의 증산 요청을 거절한 사우디 정부는 전날인 7일 미국에 석유 증산 의사를 통보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스라엘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 세계 국가 간의 중동 전쟁(욤키푸르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하자 산유국들의 보복 조치로 국제 유가가 4.7배까지 치솟았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통신은 “당시와 시장의 상황이 다르고, 그때와 달리 아랍의 산유국들이 모두 이스라엘과 대척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가 급등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 정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연합뉴스



이번 전쟁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얼마나 개입하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냐에 따라 유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이스라엘과 수교를 하려던 상황이기 때문에 전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석유 생산량이나 운송에 영향을 미치면 유가에도 여파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장 큰 위험이 닥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질적인 군사 대립인 만큼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은 아직 없다”라면서도 “사태 확산 가능성 등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쟁이 길어지면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와 금리, 환율 등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석유 공급 충격이 커지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라며 “유가 상승은 국내 물가 상승과 무역수지,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하반기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시장 자금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터 카디요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전쟁은 많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금이 빠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다”라며 “지정학적 위험으로 금이나 달러 같은 자산을 매입하고 그간 매도가 이뤄졌던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잠재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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