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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키움증권, 영풍제지發 미수금 폭탄에 하반기 실적 '휘청'2023.10.23 PM 01:29
미수금 4천943억원…충당금 계상 시 상반기 영업익 날릴 판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박경은 기자 =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키움증권의 올해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 규모가 5천억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충당금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연간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종목에 대해 고객 위탁 계좌에서 지난 20일까지 4천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영풍제지는 올해 7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으나, 지난 18일 돌연 하한가로 급락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주가 조작 세력에 의한 시세 조종 사건으로 보고 검찰과 함께 수사 중이다.
◇키움증권, 리스크 관리 실패…주가조작 '놀이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미수 거래 증거금률을 올리지 않는 등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서, 키움증권의 계좌가 주가조작 세력의 '놀이터'가 됐다고 지적한다.
영풍제지의 거래 정지 전 3일 평균 거래대금이 3천4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수거래가 비정상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키움증권에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이미 지난 4월과 6월 발생한 하한가 사태 이후 국내 주요 증권사는 주가가 급격히 상승한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100%로 올리며 미수 거래를 막아둔 상황이었다. 타 증권사를 통해서는 사실상 영풍제지에 대한 미수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다만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지난 18일까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했다.
금융감독원은 영풍제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구속된 피의자가 100여개의 계좌를 운영해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키움증권에 개설된 계좌로 추정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공시를 통해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며 "손실과 관련한 확정 사항이 있을 경우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반대매매를 통한 키움증권의 미수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영풍제지는 거래가 정지된 상황으로, 검찰의 추징 보전 명령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이전까지는 거래가 재개될 수 없다. 법원의 결정 이후 영풍제지의 거래가 가능해지더라도, 매매 재개 직후 하한가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아 미수금의 대부분은 회수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키움증권의 미수금은 영풍제지 시가총액의 3분의 1 수준으로, 이 수준의 물량을 받아 갈 매매 세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거래 체결 자체가 힘들 전망이다.
◇상반기 선방했지만, 실적 눈높이 낮아질 듯
사실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은 차액 결제거래(CFD) 관련 미수채권 발생에도 실적은 선방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상반기 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67.3% 증가한 5천69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조2천985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0.8%로,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곳은 키움증권뿐이었다.
이에 증권사들의 연간 실적 전망에서도 큰 폭에 이익 증가가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영업이익은 9천87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키움증권의 실적 눈높이는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예상 손실 금액은 거래정지가 풀리고 거래가 이루어지며 반대매매가 종료된 이후 일차적인 예상 손실 금액이 집계될 것이고 이후 고객 변제 규모에 따라 최종 손실 금액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KB증권에서는 키움증권의 4분기 실적 전망에 2천500억원의 비용을 반영했다.
그는 "키움증권의 경쟁력 중 하나가 미수거래 가능 종목의 범위가 넓고 증거금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높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상한가 폭이 30%로 확대된 상황에서 증거금률을 좀 더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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