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역대급 할인도 소용 없었다… 경기 둔화에 지친 중국인, 광군제도 외면2023.11.13 PM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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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자상거래 기업, 광군제 거래액 전년比 역성장

고가 제품 대신 가성비 높은 생필품 구매가 주 이뤄



중국 연중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가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코로나19 종료 이후 처음 맞는 광군제인 만큼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역대급 할인 폭을 앞세워 고객 유인에 나섰지만, 경기 둔화를 체감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가 예년만큼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이다. 중국 내수 시장의 활력이 또다시 악화할지 주목된다.


13일 중국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자정을 기해 지난달 31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광군제 행사 종료됐다. 이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올해 광군제 결과 보고서를 내놨다. 단 이 기간 총매출액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개하지 않았다. 타오바오·티몰 운영사인 알리바바는 “이용자와 (광군제 참여) 판매자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문량과 거래 총액이 증가했다”고만 설명했다. 징둥닷컴 역시 “거래량, 주문량, 사용자 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총매출액이 아닌 자사 플랫폼을 이용한 일부 브랜드의 매출액만 언급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총매출액을 내놓지 않은 것은 광군제 열기가 예상보다 시들했던 탓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 유통 빅데이터 솔루션 기업 싱투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광군제 기간 온라인 전체 거래액은 1조1368억위안(약 205조8300억원)으로 지난해 행사(1조1154억위안) 때보다 2.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전 성장세(13.7%)에 비하면 크게 꺾인 것이다.

 


중국 베이징 버스 정류장에 부착돼 있는 알리바바의 광군제 광고./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광군제 주 무대인 타오바오와 징둥닷컴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 거래액만 보면, 지난해 9340억위안에서 올해 9235억위안으로 1.1% 감소했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광군제 분위기가 약했다”며 “타오바오·티몰과 징둥닷컴은 ‘성장’과 ‘사상 최고’에 방점을 찍은 보고서를 내놨지만, 해당 플랫폼 행사에 참여한 일부 판매자들은 만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소비자가 고가의 해외 제품보다는 가성비가 좋은 중국산 제품 소비에 집중한 영향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 소비자의 시계와 주얼리, 와인, 주류, 명품 등 고급 소비재에 대한 구매 의향이 크게 감소했고, 모든 연령대의 소비자가 생활필수품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징둥닷컴 역시 올해 광군제 결과 보고서에서 주방세제(전년 동기 대비 47배), 휴지(20배), 생리대(17배) 등 생활용품 분야 판매량이 특히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광군제 거래액이 역성장한 것은 치명적이다. 이들은 “저가 경쟁으로 돌아가겠다”며 올해 광군제를 위해 수백억위안 규모의 역대 최대 할인 보조금을 책정하고, 할인 방식도 단순화한 바 있다. ‘위드 코로나’ 이후 맞이하는 첫 광군제인 만큼, 시장의 기대는 더욱 컸다.중국 경제계는 광군제를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함께 하반기 내수 회복의 3대 호재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광군제까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중국 내수 시장 활력이 둔화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가계 소비 여력이 줄었고,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소비보다는 저축을 통해 미래 대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나타내 내수 경기의 가늠자로도 꼽히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9월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망치(3.3%)를 밑돈 것은 물론, 전월(5.4%)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오는 15일 발표되는 10월 지표는 7.0%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연중 최고점인 4월 18.4%에 비하면 절반 수준도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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