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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월스트리트나우] 바이든-시 만났는데 '뉴스에 팔아라'?…달러 강세 끝났나2023.11.16 PM 12:12
<11월 15일 수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47%, S&P500 0.16%, 나스닥 0.07%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543%(+10.2bp), 2년물 4.916%(+9.9bp)
전날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둔화했던 데 따른 흥분은 15일(미 동부시간) 아침까지 이어졌습니다. 헤드라인 CPI는 한 달 전에 비해선 전혀 오르지 않았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0.23% 오르는 데 그쳤죠. 1년 전보다는 각각 3.2%, 4.0% 상승했고요.
그 외에도 개장 전부터 좋은 소식이 세계 곳곳에서 전해졌습니다.
① 급락한 10월 생산자물가(PPI)
미국의 10월 PPI는 전달보다 0.5%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 0.1% 상승이나 9월 0.4% 상승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입니다. PPI가 전달보다 내린 것은 지난 5월 이후 다섯 달 만에 처음입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각각 0.2%, 6.5% 하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습니다. 식품과 에너지, 무역을 제외한 10월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1% 올랐습니다. 역시 지난 5월(0.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10월 생산자물가 전월 대비 0.5%↓…5개월만에 하락전환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CPI에 이어 PPI의 하락 전환은 지속적 디스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이는 몇 달 뒤 CPI에서 더 뚜렷해질 것이다. 어제 긍정적인 CPI에 이어 오늘 PPI 하락으로 인해 '미 중앙은행, Fed의 추가 금리 인상은 타당하지 않다'라는 주장은 더 강화됐다"라고 밝혔습니다.
② 소매판매 감소…예상보다 나았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1% 감소한 705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소매판매가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지만, 이는 월가 예상 0.2~0.3% 감소보다 나았습니다. 또 지난 9월 소매판매는 기존 0.7% 증가에서 0.9% 증가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이와 함께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1% 늘었습니다.
미국 소매 판매 7개월 만에 첫 감소…10월 0.1%↓
→ 변동성 큰 항목을 제외한 통제 그룹은 0.2% ↑
웰스파고는 "소비 지출은 약간 모멘텀을 잃을 수 있지만, 널리 예상되었던 만큼은 아니다. 자동차 및 기타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통제 그룹'의 소매판매는 0.2% 증가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RSM은 "10월 소매판매는 둔화가 예상됐지만, 예상보다 좋게 나왔고 10월 PPI는 예상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이 두 데이터는 미국의 연착륙 가능성을 상당히 더 높인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타겟의 실적 개선
타겟(TGT)은 아침 일찍 3분기(~10월 28일)에 매출 250억4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2.10달러를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예상(252억8500만 달러)보다 적었지만, EPS는 예상(1.47달러)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또 동일점포 매출(-4.9%)은 예상(-5.2%)보다 적게 줄었습니다. 분기 말 재고자산도 지난해 동기보다 13.9% 감소했습니다.
타겟은 임의소비재 판매는 여전히 약하지만 뷰티 제품 수요는 강세를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임의소비재 판매는 계속 감소했지만, 감소율은 이전 분기보다 개선되었습니다. 식품 등 필수소비재는 임의소비재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뷰티 제품 매출은 높은 한 자릿수로 증가했습니다. 타겟은 4분기 EPS 전망치로 1.90~2.6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중간값 기준으로 월가 콘센서스 2.23달러보다 조금 높습니다.
고금리, 신용카드 부채 증가, 저축률 감소로 임의소비재 판매 감소 (타겟)
타겟의 주가는 17.75% 올랐습니다.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덜 줄어든 매출을 반긴 것이죠. 달러제너럴, 달러트리, 월그린, 메이시스 등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내일 실적을 내놓는 월마트는 오늘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④ 영국 CPI도 대폭 둔화
새벽에 나온 영국의 10월 CPI도 9월(6.7%)보다 크게 낮은 연 4.6%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 10월 최고치인 11.1%에 비하면 절반 이상 낮아진 것이죠. 전월 대비로는 하나도 오르지 않았습니다(0%). ING는 "에너지 가격 하락뿐 아니라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고 하락 추세에 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 영국은행의 다음 움직임은 기준금리 하락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은 영국은행이 내년 6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베팅했습니다.
유가 하락 효과…영국 인플레 2년 만에 최저 수준
⑤ 중국 경제 살아나나
중국 인민은행은 중기대출제도를 통해 1조45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했습니다. 이달 만기가 도래한 금액보다 6000억 위안 많은 것입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베키 류 거시경제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유동성 지원 수준이 시장 기대를 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10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각각 전년보다 7.6%, 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어 예상(7.0%, 4.3%)을 웃돌면서 역시 경기 회복 기대를 키웠습니다.
⑥ 일본, 완화정책 지속?
일본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 예상(-0.1%)보다 훨씬 나빴습니다. 이는 2분기 1.1%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 데 이은 것입니다. 2년 만에 가장 약한 GDP 발표는 소비 감소, 그리고 글로벌 수요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로 인한 것입니다.
이는 미국 금융시장엔 긍정적입니다. 일본 경제가 좋지 않다면 일본은행이 당장 초 완화정책을 바꿀 이유가 감소합니다. 일본 국내 금리 상승에 따른 일본 투자자의 미 국채 시장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일본이 완화를 지속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화 가치는 다시 달러당 151엔 선을 넘었습니다.
일본 3분기 경제성장률 -0.5%…올해 첫 뒷걸음
→ 물가상승 따른 개인소비 위축·기업 설비투자 부진 때문
이런 좋은 소식들이 쏟아졌지만,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3% 수준의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종일 그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다우는 0.47% 올랐지만, S&P500 지수는 0.16%, 나스닥은 0.07%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어쨌든 S&P500지수는 4500선에, 나스닥지수는 14000대에 안착했습니다.
오늘 생각보다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전날 급등한 영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전날 급등세의 상당 부분은 헤지펀드 등이 공매도 물량을 급하게 커버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는 S&P500 종목을 공매도된 주식 비율을 기준으로 10분위(각각 50개 주식으로 구성된 10개 그룹)로 나눈 뒤 전날 상승률을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공매도 비율이 높을수록 어제 주가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S&P500에서 공매도가 가장 적은 50개 주식(1분위)은 어제 평균 1.42% 상승했지만, 공매도가 가장 많은 50개 주식(10분위)은 5.02%나 올랐습니다.
나스닥, S&P 500 과매수 구간 근접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X(트위터)를 통해 "러셀2000 지수가 어제 5.44% 오르면서 1년여 만에 가장 강했다. 시장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매입 가능 주식의 확대 및 확산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엄선된 주식을 추가해 왔다. 어제 전체 시장의 갭 상승으로 지수가 확장되고 과매수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이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런 상승세를 소화하는 기간을 거쳐야 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오전 장만해도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한때 1.7% 넘게 치솟으면서 이틀째 비상했습니다. 하지만 오전 11시가 넘자 정상화(?)됐습니다. 러셀2000 지수는 0.1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일부에서는 오늘 오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 것을 두고 '뉴스에 팔아라'(sell the news)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만나는 것 자체가 뉴스이고 양측이 놀랄만한 합의를 이뤄내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바이탈 날리자는 "중국의 보잉 비행기 구매, 펜타닐 단속 약속 등은 양국이 만나면 으레 나오는 최소한의 카드"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 설립자의 말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달리오는 링크드인을 통해 "긴장이 고조되자 양국이 '벼랑 끝 전술'에서 한발 물러섰다.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두 강대국 간 '냉전 스타일'의 갈등은 매우 격렬하고 위협적인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바이든은 회담에서 "우리는 항상 의견일치를 본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만남은 항상 솔직하고 직설적이고 유용했다. 우리는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두 대국이 서로 등을 돌리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며 한쪽이 다른 쪽을 개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충돌과 대치는 양쪽 모두에게 감당하지 못할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국채 금리가 다시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증시에 부담을 줬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 반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0.2bp 상승한 4.543%, 2년물은 9.9bp 오른 4.916%를 기록했습니다.
숏커버링이 많았던 건 채권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이른 Fed의 선회에 대비해 서둘러 매도 포지션을 커버하고 새로운 매수 포지션을 취하려고 움직인 게 14일 채권 랠리를 과장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숏커버로 인해 금리가 펀더멘털에 비해 너무 하락했다고 느낀 투자자가 많았던 탓인지 오늘 PPI 등 좋은 물가 소식에도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아침부터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소매판매 등 경제 데이터가 여전히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것도 영향을 미쳤고요.
연준 데일리, 성급한 긴축 종료 선언 경계…"신뢰 저해할 수 있어"
강했던 Fed의 조기 금리 인하(내년 5월?)에 대한 믿음이 약간은 약화된 것도 채권 금리 상승 요인입니다. 오늘 메리 데일리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대해 "매우,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지만, 물가를 목표인 2%로 내리기에 충분할 만큼 금리를 올렸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Fed는 사려 깊어야 하고 시간을 가져야 하며 급히 결론을 내리거나 공표하지 않아야 한다"라며 금리 인하는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채권시장에서 운용하는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CIO는 "지난 몇 달 동안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에서 큰 진전이 있었지만,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로 향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다소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는 Fed가 잠시 (금리 인상을) 보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금리를 덜 제약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데 편안함을 느끼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지속해서 낮아지고 2% 목표를 향해 이동할 때까지는 사람들은 고금리로 인한 고통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FedWatch 기준금리 전망
물론 내년을 보면 국채 금리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많은 편입니다. 핌코는 "여러 자산 중 채권을 강력히 선호한다. 밸류에이션과 도전적 성장 전망 및 인플레이션 감소 전망을 고려할 때 채권이 주식보다 보기 드물게 매력적이라고 믿는다. 반면 주식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중립 입장을 유지한다. 주식은 여러 측면에서 이미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달러 인덱스 (DXY)
어제 달러는 1.5% 이상 급락했었습니다. 오늘은 0.35% 회복했는데요. 월가에서는 달러의 향방에 대한 논의도 금리, 주가 만큼이나 분분합니다. 그동안 미국 달러가 예상보다 강한 강세를 이어오다가 지난 10월 말부터 조금씩 하락하더니 어제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죠.
달러 인덱스, 단기 하락 가능성
일단 단기적으로는 약세가 조금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내년에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요. 미국이 연착륙하고 세계 경제도 개선되면 달러 약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강합니다.
BCA리서치는 "예상보다 약한 미국 CPI 발표로 인해 투자자들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면서 달러화 가치가 2개월 반 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달러가 지난 3~6개월 동안 과매수 된 상태에 있고 지난 10월 3일 단기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 추세가 가속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몇 달 동안 조정을 보일 수 있다"라고 봤습니다. BCA리서치는 하지만 "경제 사이클 측면에서 보면 거시경제적 맥락이 환율에 지배적 동인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2024년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향후 6~12개월 동안 달러에 순풍을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달러는 향후 몇 달 동안 기술적 조정을 겪을 수 있지만, 내년에 불황이 시작되면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달러, 향후 몇 달 동안 기술적 조정/내년 불황 시작되며 강세 보일 것 (BCA 리서치)
반면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전망하는 모건스탠리는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선 성장 측면에서 미국은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컨센서스를 뛰어넘고 있으며 2024년 상반기에도 잠재 성장률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는 것이죠. 반면 유럽은 경기 침체에 빠졌거나 침체에 가까운 상황이고, 중국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금리 격차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여전히 달러에 유리하다는 것이죠. 다만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재정 지출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고금리의 영향으로 미국의 성장도 둔화하면서 Fed가 내년 중반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달러 강세가 꺾일 것으로 봤습니다.
ING도 모건스탠리와 비슷한 의견인데요. 올해 달러 강세는 미국의 예외적인 강한 성장과 높은 금리에 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하락에도 불구하고 Fed가 매파적 경계를 풀 것이라는 증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만큼 달러 강세는 쉽게 뒤집히지 않으리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렇지만 내년 2분기부터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다른 통화들이 상대적으로 힘을 얻을 것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내년 말에는 주요 통화가 지금과 비교해 달러 대비 2~13%까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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