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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KB증권) 12월 월간 전략 - 퀀트 분석2023.12.01 PM 08:40
■ Summary
퀀트 분석: 달라지는 연말 배당주 전략, 현재는 과도기
DPS(주당배당금)를 아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배당주를 살 수 있도록 배당기준일을 변경하려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기말배당부터 적용 할지는 지켜봐야겠으나, 기준일 변경이 가져올 변화를 예측해보았다. 우선 기업별로 배당락일이 달라지면서 과거처럼 지수가 배당락 충격을 받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다만 올해는 기준일을 바꾸지 않은 기업도 많기 때문에 배당락 충격은 있겠으나, 기준일을 바꾼 기업이 많을수록 충격이 작아지는 과도기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또한 비 고배당주의 배당확대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될 것이다. 고배당주는 배당 이외에 자사주매입/소각 등이 시장의 환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12월마다 배당주가 강하고 성장주가 약했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배당주 매수시점 역시 미뤄질 텐데, 12월 말이나 1월 초에 낙폭과대 상태에 빠진 배당주를 선점하는 전략이 4분기 실적시즌 개막 전에 써봄 직하다. 바뀌는 배당 일정, 준비는 하고 있다
- KB증권 Quant Analyst 김민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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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연말 배당주 전략, 현재는 과도기
바뀌는 배당 일정, 준비는 하고 있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투자자들이 배당을 알고 매수할 수 있도록 배당 기준일을 DPS가 확정된 후로 변경하는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2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배당기준일을 이사회결의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일과 다른 날로 정하고, 매 결산기 말일이 아닌 다른 특정일로 정할 수 있도록 상장회사 표준정관을 개정했다. 정관을 바꾼 기업은 배당기준일 2주 전에 공시를 통해 기준일을 발표한다. 당장 2023년 기말배당부터 새로운 배당기준일을 택할지는 기업의 선택이지만, 준비는 하는 셈이다. 단, 분기배당의 배당 기준일은 자본시장법상 3월, 6월, 9월 말로 규정돼있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되지 않은 채 12월 배당 기준일을 바꾸면 2024년 1분기 배당 기준일은 3월 말인데 2023년 기말 배당 기준일이 4월이 되는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분기배당 기업은 정관변경을 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반면 아래 표는 아직 정관을 정비하지 않은 기업으로, 2023년 기말배당까지는 기존처럼 12월 말이 배당 기준일이 될 가능성이 큰 종목이다.
변화 1. 배당락은 어떻게 되는가? 없어지진 않겠으나 분산되고 약해질 것
가장 큰 변화는 배당락일이 다양해진다는 것이다. 배당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에는 더 이상 주식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어진 배당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주가가 하락한다. 하락폭은 보통 배당수익률과 비례한다. 지금까지는 모든 종목의 배당기준일이 같았기 때문에 배당락일 KOSPI 지수도 배당수익률과 비례하는 하락폭을 보였다. 앞으로는 기준일을 각 기업이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주주총회 시즌에 배당락이 몰려있을 수는 있지만, 예전처럼 하루에 모든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지수가 주저앉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다만 과도기인 2023년 12월 배당락일에는 배당 기준일을 바꾸기로 한 기업들을 제외하면 배당락 매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KOSPI 지수를 끌어내리려는 하방압력이 발생할 것이며, 배당기준일을 바꾼 기업이 많을수록 하방압력은 줄어들 것이다.
극단적이고 단순한 가정이지만 정관변경에 동참한 기업이 모두 배당 기준일을 바꾼다면 얼마나 하방압력이 줄어들지 추정해보았다. 현재 KOSPI의 4분기 예상 배당수익률은 1.48%다. 여기서 정관변경에 동참한 기업을 제외하면 1.06%다. 1.48%대비 1.06%로 배당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KOSPI를 끌어내리는 하방압력이 평소의 71.4% (1.06%/1.48%=0.714)로 줄어듦을 의미한다. 나머지 28.6%는 이사회/주주총회시즌에 나눠서 등장할 것이다. 어떤 기업들이 실제 기준일을 바꿀지 모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는 수치는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날짜가 분산할 뿐, 개별기업의 배당락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보유할 필요가 없어진 배당 투자자들의 배당락일 매도는 나올 것이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일수록 배당락의 하락폭이 크다는 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DPS가 얼마인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의 배당락은 과거보다 강한 하락을 동반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당수익률 4%와 5%짜리 종목이 과거 배당락일에 각각 -4%, -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배당 기준일이 바뀐 후에는 -3%, -4%만 빠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앞으로는 배당락이 ‘아는 정보를 반영하는 사건’이 되기 때문이다. 아는 정보일수록 주가에 미리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결정 능력은 떨어진다. 실제로 배당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많을수록 배당락일의 하락폭이 적었는지 점검하기 위해, 2013년부터 DPS에 대한 정보 차이가 수익률 차이를 가져왔는지 세 가지 종목 묶음의 배당락일 수익률 비교를 통해 되짚어보았다.
■ 전체: KOSPI+KOSDAQ 시가총액 상위 20% 중 배당 실시 기업
■ 정액배당: 전체 중 배당의 예측가능성이 높은 ‘3년 동안 DPS가 같았던 기업’
■ 나머지: 전체 중 정액배당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
- 여기서 정액배당 그룹이 DPS가 예측하기 쉬운 ‘알려진 정보가 많은 기업’일 것이다. 만약 정액배당 종목이 배당락일에 덜 빠진다면 배당을 예측하기 쉬운 정보가 많은 기업일수록 배당락이 미리 반영됐다는 명제도 성립 가능하다. 분석 결과, 정액배당 종목의 배당락일 수익률이 (배당수익률 차이를 감안해도) 전체 및 나머지 종목보다 높았다. 큰 차이로 볼 수는 없으나, 알려진 배당락은 ‘적어도 과거보다는’ 파급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변화 2. 누구에게 유리한가? 배당성장주에서 서프라이즈 기대
기준일이 달라져 배당락 낙폭이 줄어든 것이 배당주에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전통 고배당주들은 웬만한 주주환원 확대가 아닌 이상 시장의 환영을 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
배당절차가 바뀌면 배당기준일에 앞서 DPS를 공시 (보통 실적 발표와 동시에)하게 된다.이제는 DPS 공시에 투자자들이 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배당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예상보다 배당이 많은 ‘DPS 서프라이즈’가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될 수 있지만, 웬만한 DPS 서프라이즈에는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예측이 어려운 정보일수록 시장에 알려졌을 때 파급력이 강한데, 바뀐 일정 하에서 DPS 예상하기는 과거보다 쉽다. 공시 시점이 해가 바뀌고 실적과 배당여력에 대한 윤곽이 또렷해진 4분기 실적시즌이기 때문이다.
서프라이즈의 파급력이 떨어질수록 ‘예상 못했던 진짜 서프라이즈의 희소성’은 커진다. 이런 측면에서 바뀐 절차는 기존의 배당주보다 배당주로 인식되지 않던 기업에게 유리하다. 이미 환원여력이 넉넉한 기존 배당주들은 시장에서 환영 받을 DPS 서프라이즈의 기준점도 높을 것이다. 하지만 환원에 대한 기대가 없던 종목은 ‘조금의 환원 의지를 드러냄’도 서프라이즈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사례도 이를 뒷받침 한다. 코카콜라는 미국 대표 고배당주로 알려져 있다. DPS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에도 주가는 반응하지 않지만, 오히려 예상보다 낮은 DPS쇼크에 주가가 하락한다. 반면 엔비디아는 DPS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주가가 상승하지만, DPS가 예상보다 낮은 쇼크를 기록해도 주가 영향은 미미했다.
다만 전통 고배당주가 불리한 환경을 마냥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은 아니다. 배당 기준일 변경은 기업으로 하여금 자신의 상황을 더 잘 파악하고, 주주환원에 대한 소통의 준비를 꼼꼼히 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기도 하다. 기업입장에서 배당이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환원 증대에 대한 의지 피력까지 카드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DPS를 공시하는 시점이 작년의 실적을 모두 알고, 경영계획 수립도 모두 끝났으며, 다음 배당이나 주주환원의 재원이 될 1분기 실적도 파악이 가능한 시점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종합해보면 배당기준일 변경은 투자자들이 주주환원을 냉정하게 평가할 기회를 준 것이며, 평가를 받는 기업도 과거처럼 스스로도 배당을 얼마나 할 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장의 예상만으로 맞았던 일방적 배당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굳이 기업들끼리 유불리를 따지자면 배당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지만 차이는 크지 않다. 큰 그림에서 기준일 변경은 시장이 공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배당을 지급하고 받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유리하다.
주목해 볼 종목
1. 전통 고배당주 중 주주환원의지를 피력하는 기업
따라서 관심을 가지고 볼만한 종목으로는 첫째, 전통 고배당주들 중에서 배당 이외에 소통을 통하여 주주환원과 주가부양 의지를 피력하는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계량분석으로 예측할 영역은 아니지만 참고할 수 있도록, 2023년에 자사주를 매입/처분한 이력이 있는데, 그 사유가 임직원 성과보수 지급이나 자금조달 등이 아닌 ‘이익소각, 주주가치 제고’인 종목을 아래 표에 추렸다. 전체 목록은 배당수익률 조건을 적용하지는 않았으나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위주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2. 비고배당주 중 DPS 서프라이즈를 보여줄 기업
그리고 둘째, 비고배당주들 중에서는 DPS 서프라이즈를 보여줄 수 있는 잠재 후보를 아래 표에 제시한다. 배당기준일 변경을 위해 정관을 개정한 기업들 중, 배당수익률이 4% 미만이지만 3분기까지 순이익은 2022년 대비 20% 이상 증가 또는 흑자전환 한 종목이다. 바뀐 배당 기준일을 적용한다면, 내년에 있을 2023년 결산실적 공시와 함께 배당 공시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화 3. 연말 투자전략은? 배당에 밀렸던 성장주+기존 배당매매 전략의 혼합
12월 말이 배당락인 지금까지는 연말에 배당을 받기 위한 수급이 몰리면서 배당주들의 주가도 12월마다 상승하는 계절성이 존재했다 (배당락 전날까지). 최근 10년 중 11월 말부터 12월 배당락 전날까지 수익률은 두 번을 제외하면 모두 KOSPI를 이겼다. 평균 수익률 역시 연율 20%p로 유의미한 수준이었다.
배당기준일이 바뀌게 되면 배당을 받는 것이 목적인 투자자들이 굳이 12월에 배당주를 살 필요가 없어진다. 당연히 과거에 존재하던 계절성도 달라질 것이다. 어떻게 달라질지 실마리를 얻기 위해 12월에 배당주가 강할 때 가장 소외 받은 주식을 찾아보니 성장주였다.12월은 배당주에 밀려 약세였던 성장주의 강세가 과거와 다르게 연말에 펼쳐질 수 있다. 다만 올해 12월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기준일 변경에 동참하는 기업이 얼마나 많은지부터 면밀히 지켜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기준일 변경에 동참하는 기업이 많다면 성장주를, 적다면 기존처럼 배당주를 비중확대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다.
12월에 배당주가 좋을 이유가 없다면, 배당주 매수 시점 역시 12월 말이나 1월 초로 미루는 전략이 가능하다. 과거 배당을 받기 위한 최적 매수시점은 12월 둘째~셋째 주였는데, 앞으로는 12월에 배당주가 주목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연말연초 낙폭과대 상태에 빠진 배당주를 선점하는 전략이 실적시즌 개막 전에 써봄 직하다.
따라서 12월 전략에는 2024년 이익성장률이 높은 종목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 표는 KB증권 기업분석의 2024년 연간전망 추천종목인데, 이 중 이익성장률 상위 업종으로는 2차전지, 조선, 엔터, 반도체, IT부품, 컨텐츠 등이다. 여기서 반도체와 IT부품을 12월 비중확대 업종으로 제시한다.
배당 기준일이 여전히 12월 말인 종목은 기존의 배당주 매매전략이 올해 12월에도 유효할 것이다. 아래 표는 배당기준일 변경을 위해 정관을 정비하지 않은 종목 중 배당수익률 상위 종목이다. (개별 기업별로 기준일 변화가 없는지 확인을 전제하고) 기존의 배당주 매매전략을 따르자면 우선 12월 둘째~셋째주 사이에 매수한다. 매수시점 이후 주가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만약 주가가 예상한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올랐다면 배당을 굳이 받지 않고 차익실현 하는 전략도 좋다. 만약 주가가 보합이거나 하락이라면, 배당을 받고 손절하는 편이 절대수익을 굳히는 데 유리하다 (다음 장 분석내용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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