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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기술적으로 본 S&P 500: ‘컵-핸들’ 돌파의 의미2023.12.17 PM 12:38
윌리엄 오닐의 ‘컵-핸들’
추세추종을 캔슬림(CANSLIM)이라는 투자전략으로 집대성한 윌리엄 오닐은 금년 작고한 또 한명의 주식시장의 구루다. 캔슬림은 기업이익의 성장성과 주가의 기술적 모멘텀, 시장 방향성을 모두 고려해 주도주를 선별하고 추세를 추종하는 전략으로, 기술적으로는 ‘컵-핸들’이라는 형태를 상당히 중요시한다.
‘컵-핸들’의 수순을 살펴보자. ① 상승하던 주가가 고점을 형성하면서 하락한다. ② 주가가 하락하면 저점에서 매집 세력들이 등장하면서 컵의 바닥이 만들어진다. ③ 매집 세력의 힘으로 주가는 바닥권에서 서서히 상승하고 컵의 형태가 완성된다. ④ 전고점 근처에 도달하면 본전 심리가 작동하면서 이전의 전고점에서 물렸던 매물이 출회된다. ⑤ 매물 출회 과정에서 강세론자들이 매물을 받아준다면 주가가 전고점 근처 좁은 영역에서 횡보하는데 이것이 핸들이다.
매물이 고갈된 상황에서 대규모 거래량을 수반해 전고점을 넘어 상승하면 돌파(break-out)라 칭하고 추세를 추종할 적시의 시점이라고 본다. 성장성이 훌륭한 기업들은 돌파 이후 주도주가 되어 고공행진을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컵-핸들’ 스타일의 돌파는 해당 주식의 수급 주체가 달라졌음을 의미하며, 이전 수급 주체가 가지고 있었던 내러티브가 새로운 내러티브로 대체됨을 의미한다.
‘컵-핸들’을 돌파한 S&P 500, 수급 주체와 내러티브가 달라진다
S&P 500은 1) 장장 2년에 걸친 ‘컵-핸들’을 형성한 후, 2) FOMC를 전후해 재작년 12월과 금년 7월의 고점을 연결한 저항선을 돌파하면서, 3)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캔슬림이 주가 모멘텀 뿐만 아니라 이익 성장도 동시에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하자. 내년 S&P 500의 EPS는 11% 성장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전망이다. 우려보다 견고한 미국 경기, 재고 소진과 마진 개선이 이익 전망을 이끈다.
캔슬림 프레임워크 하에서 현 시점은 추세 추종에 나설 적기다. 이는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수급의 성격과 내러티브가 달라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 2년간 미국 증시는 경착륙과 침체 전망 속 구축된 헤지펀드의 매도 포지션, 그리고 기관투자자(=펀드플로우)의 외면 속에 있었다. 현재 매도 포지션은 대부분 청산됐다.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2년간 채권 일변도 매수를 이어왔지만 11월을 기점으로 주식 매수로 전환하고 있다. S&P 500의 신고가는 두 가지 수급의 도움 속에 이뤄졌다.
미국 주식 펀드플로우는 펀더멘탈에 후행하기 때문에 수급 유입은 이어질 공산이 커보인다. 여기서 추론해볼 수 있는건 ‘컵-핸들’을 돌파하기 이전의 주된 내러티브인 경착륙과 ‘bad is good’이 폐기된다는 점이다. 향후 시장을 주도할 내러티브는 연착륙이 될 공산이 높다. 12월 FOMC는 이를 확인시켜 준 이벤트였다.
- 신한투자증권 Global Equity Strategist 김성환, 오한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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