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한은의 경고…'한국, 생산성 못 올리면 2040년대부터 역성장'2023.12.17 PM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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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난 50년간 연평균 6.4% 성장

향후 30년, 성장률 2%대→0%대 하락

생산성 못 높이면 2040년부터 역성장

반도체, 친환경 등 新성장 산업 찾아야

인구감소 억제 위한 전방위 대책 필요


 




우리나라가 생산성을 올리지 못하면 2040년대부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향후 30년간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노동·자본 투입이 줄면서 우리나라 성장률은 2020년대 2%대, 2030년대 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생산성마저 올리지 못한다면 역성장 시점이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조태형 경제연구원 부원장은 17일 '한국경제 80년(1970-2050) 및 미래성장전략'이란 제목의 BOK경제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 부원장은 보고서에서 성장회계방식으로 지난 50년간의 경제 성장을 분해하고 향후 30년을 전망했다. 또 경제성장률 둔화를 완화하기 위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을 검토했다.


지난 50년간 연평균 6.4% 성장…'자본'이 주도


보고서에 따르면 1971~2022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연평균 6.4% 성장했다. 1970년대 연간 8.7% 성장한 뒤 1980년대에 9.5%로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10년마다 2~2.5%포인트씩 하락해 2010년대에는 연간 2.9%로 둔화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경험한 2020~2022년에는 성장률이 2.1%로 더욱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투입 증가와 기술진보 등 총요소생산성(TFP) 향상으로 이뤄진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성장률(6.4%)을 이같은 요인별로 분석하면 자본투입이 3.4%포인트로 전체 성장의 53.1%를 기여했다. 이어 노동 투입이 1.4%포인트로 22.6%를, 총요소생산성이 1.6%포인트로 24.3%를 각각 기여했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은 자본투입이 주도한 셈이다.


1980년대 이후 성장률이 꾸준히 둔화한 요인을 보면, 우선 고도성장을 이어가던 1990년대에는 노동투입 둔화가 성장률 하락을 주도했다. 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대에는 자본투자 부진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10년대 이후에는 생산성 정체가 각각 성장률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생산성이 낮아진 이유로는 제조업 성장 부진, 고령화, 기업 역동성 약화 등이 꼽혔다.





생산성 낮으면 2040년대 -0.1% 역성장 시작


문제는 향후 30년의 성장률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조 부원장은 성장률이 2022~2025년 2.2~2.3%, 2026~2030년 1.6~2.1%를 기록한 뒤 2030년대 전반이나 후반부터 1%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고 평균 근로시간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자본투입 증가율도 완만하게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총요소생산성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의 성장률 둔화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자본투입 기여도의 90%를 나타내는 ‘높은 생산성 시나리오’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020년대 2.4%, 2030년대 0.9%, 2040년대 0.2%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자본투입 기여도의 30%로 저조한 '낮은 생산성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2020년대 2.1%, 2030년대 0.6%, 2040년대 ?0.1%로 전망된다.


또 총요소생산성 기여도가 자본투입 기여도의 60%를 나타내는 '중간 생산성 시나리오'에서는 2020년대 2.3%, 2030년대 0.8%, 2040년대 0.1%로 계산됐다.


노동·자본투입 증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준다면 우리나라는 2050년대에도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겠지만,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보인다면 2040년대 중반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보고서는 성장이 둔화하더라도 인구도 감소하고 있어 1인당 GDP는 2020년 3만3472달러에서 2050년 4만7000~5만2000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성 유지가 관건…新성장 산업 찾아야


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 하락을 늦추는 데에는 무엇보다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과 신성장동력 확보,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능력 및 경제회복력 강화를 통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광의의 무형자산과 인적자본의 확충, 지식축적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노동·자본투입의 질적 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새로운 성장 산업의 중요성을 꼽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디지털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적 기반인 만큼 앞으로도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 분야, 모빌리티 중심으로 발전해나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요성이 커진 군수산업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새로운 전력원 개발 등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 외에도 외교안보와 문화를 아우르는 '패키지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경제협력을 안보협력이나 문화협력으로 발전시킨다면 안정적인 파트너 국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 일환으로 공적개발원조(ODA) 대상국의 성공을 적극 지원하고, 이들 국가와 상생 협력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인구 감소 못 막으면 현재 산업구조 유지 못 해


특히 보고서는 인구감소를 억제하기 위해 청년층의 가치관, 취업, 결혼, 출산, 교육, 주택마련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5184만명에서 2050년 4736만명으로 8.6% 감소할 전망인데, 이를 막지 못하면 현재 산업 구조조차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외국인 근로자 유치, 외국 거주 한국계 주민 귀환, 이민정책, 우호국과의 경제통합 등에 대해 과감하고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들 정책이 무위에 그친다면 우리 경제는 산업 측면에서 '선택과 집중'의 갈림길에 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혁신 역량 제고를 위해 서비스업과 중소기업, 대학의 연구 역량을 확충하고, 다양한 도전 상황에서도 경제가 정상적인 성장경로를 유지하도록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무형자산 중심 경제로의 이행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금융의 혁신을 이뤄내는 한편, 합리적이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분쟁 해결 절차를 확립해 신뢰 사회를 구축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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