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 역사] 서방 지원 난항…'우크라 동맹국들, 푸틴 승리 가능성 조용히 계산중'2023.12.19 PM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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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가들 美 방위 약속에 의구심…러 인접국들 불안감 팽배


 


2022년 3월 18일(현지 시각)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8주년을 축하하는 대형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AFP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예산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일부 동맹국들 사이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조용히 계산하기 시작했다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점치기 시작한 국가들이 현재 러시아가 동구권 동맹국들에게 미칠 위험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국가들은 점차 미국의 파트너와 동맹국들이 미국의 방위 약속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 파급 효과가 전 세계로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전략적 좌절의 영향이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때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싸고 미국과 EU 내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첨예한 갈등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지원, 그리고 남부 국경 보안 강화를 위한 예산 1060억달러(약 139조8140억원)를 요청했지만,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이를 승인해 주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올해 마지막 정상회의에서 총 500억유로(약 7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헝가리의 반대로 무산됐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지원 회의론에 불을 끼얹고 있다.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점령한 모든 영토를 탈환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과연 현실적인 것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러시아 전문가 크리스틴 베르지나는 "대서양 양쪽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 움직임이 부족하고 전장에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 교착 상태에 대한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영토는 물론이고 주권마저 빼앗길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문턱을 넘고 있지 못하는 지원 예산안이 내년 초에는 어떤 형태로든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지원이 과연 전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12월 5일 우크라이나 체르니히프 지역의 우크라이나 탱크 승무원들 /AFP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불안한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쪽에 위치한 발트해 국가들이다.


마틴 헤렘 에스토니아군 참모총장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나토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면 러시아군이 1년 이내 나토를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나토에 합류한 핀란드도 마찬가지로 위기감을 느끼며 국방력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안보 관계를 공고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7일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핀란드를 빼앗아 나토로 끌어들였다"며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서방 관리는 일부 유럽국이 신뢰할 수 없는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지양하고 러시아·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억지력을 발휘하기 위해 유럽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역량도 한계가 있다. 중국의 잠재적 공격으로부터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아시아에 충분한 병력을 유지하거나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억제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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