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MZ세대가 일으킨 새바람, 화끈한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회사는 난감2024.01.06 PM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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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위험’ 건설사 지목했다가 삭제·수정 해프닝까지

‘굳이 왜 사요’, ‘애널리스트 나부랭이’ 등 솔직한 표현으로 ‘주목’

회사 입장에선 고객사와 관계 악화 불가피 “난감하네”



그동안 부정적인 의견 없이 매수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던 증권사 종목 리포트(보고서)가 최근 달라지고 있다. 할 말은 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증권사 리서치센터, 자산운용사 등에서 주요 인력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포트를 주로 읽는 개인 고객도 대체로 MZ세대다.


MZ세대는 전반적으로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고 직설적이다. 이들이 불러일으킨 새바람으로, 기존 인력들도 예전보다는 본인의 ‘뷰’를 리포트에 확실히 담아내는 추세다. 속 시원한 리포트가 많아진 것은 관행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난감한 경우가 자주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이 주요 고객인 만큼 부정적인 리포트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4일 수정된 하나증권의 건설 업종 리포트. 수정 전 리포트와 달리 제목이 1월: PF리스크 속 선별적 종목 픽(Pick)’으로 바뀌었고, 첫 번째 페이지에 담겼던 롯데건설의 미착공·우발채무 PF 규모 등의 내용이 빠졌다. /하나증권 제공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하나증권은 ‘1월: 끝난 것이 아닌 PF 문제’라는 제목의 건설 업종 리포트를 냈다가 몇 시간 만에 제목과 핵심 내용을 수정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MZ세대이기도 한 김승준 연구원이 태영건설 다음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건설사로 A건설사를 꼽고, 이를 조목조목 짚은 내용이었다.


수정된 리포트를 살펴보면, 우선 제목이 ‘1월: PF리스크 속 선별적 종목 픽(Pick)’으로 바뀌었다. 첫 번째 페이지에 담겼던 A건설의 미착공·우발채무 PF 규모 등은 모두 빠졌다. ‘태영건설 다음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기업들’이라는 제목의 그래프도 삭제됐다. 이 그래프에선 PF 및 분양 위험이 태영건설과 비슷한 수준인 건설사로 A건설을 비롯해 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 등이 나와 있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태영건설 발(發) PF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 리포트가 큰 주목을 받았는데, 반나절 만에 수정된 것을 두고 일종의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하나증권 내부에서도 애널리스트 개인이 소신 있게 썼지만, 회사 입장에선 고객이기도 한 롯데와 관계가 틀어질까 봐 난처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른바 ‘MZ세대 스타일’ 리포트는 최근 트렌드가 되는 추세다. 같은 하나증권의 김홍식 연구원은 지난달 21일 ‘이걸 굳이 왜 사요?’ 라는 제목의 KT 보고서를 냈다. 투자 의견은 중립, 목표주가는 3만3000원을 유지했으나 “하루라도 빨리 처분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담은 사실상의 매도 리포트였다. 당시 증권사 대부분이 KT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이례적인 매도 리포트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러스트=손민균

 


신영증권의 팬오션 매도 보고서는 ‘화끈한 코멘트’로 화제가 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림 그룹의 HMM 인수와 관련해 하림그룹의 계열인 팬오션에 대한 분석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 경영자는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경영자가 아니고 애널리스트 ‘나부랭이’ 일반인”이라며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결정을 꼬집었다.


엄 연구원은 “‘승자의 저주’를 예상했던 팬오션의 인수 이후 1년 뒤 ‘신의 한 수’라고 평가가 뒤바뀌었던 그 일이 반복되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그 인내의 시간은 팬오션 주주의 주식 가치 하락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가치 회복의 기간이 1년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덧붙였다. 보고서가 나간 지난달 21일 팬오션 주가는 3.5% 하락 마감했다.


반면 회사는 속앓이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는 법인영업과 묶여 일종의 비즈니스 수단으로 쓰이는 경향이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 기업은 주요 고객이기도 한데, 만약 담당 애널리스트가 기업에 불리한 리포트를 쓰면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해당 기업도 불리한 리포트를 낸 애널리스트의 방문을 막거나, 제공하는 정보에 차등을 주는 등 부당 대처를 하기도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MZ세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선 ‘항상 사라고만 하는 기존 업계 리포트를 누가 믿겠나’하는 이야기가 빈번하게 나온다”면서 “이는 토스증권이나 카카오페이증권 등 후발주자의 보고서를 더 찾는 경향으로 이어져 기존 업계서도 대세를 따를지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 2 개
이러니 국내증시가 이 모양이지 리포트도 저지경인데 뭘근거로 투자하라는거야
대놓고 구라로 보고서 쓰는게 맞다고 하면 ㅅㅂ ㅋㅋㅋ
애널리스트 할 일으 대체 뭐냐 병슨들.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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