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중견기업 해부] 검사장비 1위 고영, 제조업 불황 딛고 의료 로봇으로 도약2024.01.22 PM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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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20% ↓ 영업익 62% ↓ 추정

뇌수술 로봇, 국내 대형병원 수주 이어져

“올해 美 FDA 승인 목표… 글로벌 매출 기대”



제조업 불황으로 실적이 하락한 고영테크놀러지가 의료 로봇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지난 2020년 수술 현장에 첫 도입된 고영의 의료 로봇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초석을 다진 뒤 글로벌 판매를 시작해 2025년부터 수익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고영은 3차원(3D) 검사장비를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다. 테슬라,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에 3400여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장비를 주문 제작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자동차 전장, 군수 등 각종 첨단 제조 영역에서 고영의 검사장비가 쓰인다.

 

 


그래픽=정서희



주력 제품은 3D 납 도포 검사장비(SPI)와 3D 부품 실장 검사장비(AOI)다. 전체 매출액의 90%가 여기서 나온다. 3D SPI는 인쇄회로기판(PCB) 표면에 납땜이 제대로 됐는지를 검사하고, AOI는 납땜 위에 부품이 제대로 얹혀 있는지를 검사한다. 제조 과정에서 불량을 검출해 수율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두 제품은 2013년부터 줄곧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 오고 있다. 3D SPI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고, 3D AOI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고영의 3D 검사장비가 검사하는 인쇄회로기판. 왼쪽은 3D 납도포검사장비(SPI)가 납땜 불량 여부를 검사하고, 그 위에 부품이 잘 얹어졌는지(오른쪽)를 3D 부품 실장 검사장비(AOI)가 검사한다. /고영테크놀러지 제공



고영은 로봇 연구 1세대인 고광일 대표가 2002년 창업했다. 자본금 10억원으로 시작했는데 3D SPI 장비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연 매출 2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본사를 비롯해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 현지 법인을 뒀다. 대표이사 직속으로 연구소 4개를 두고 있고, 연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들이고 있다.


고영의 최대 주주는 이달 5일 기준 지분 20.92%를 보유한 고영홀딩스다. 고영홀딩스는 고 대표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지주사다. 고 대표는 창업 후 10%대 지분율을 이어오다, 2017년 고영홀딩스를 설립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고영홀딩스를 제외한 특수관계인은 전부 회사 임원으로, 고경철(0.36%) 이사를 제외하면 인당 0.05% 안팎이다. 이 밖의 주주로는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있다. 독일 알리안츠글로벌 인베스터, 퍼스트센티어, 영국 베일리기포드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10.17%, 6.11%, 5.84%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가 추정한 고영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2192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20%, 62% 줄어 2021~2022년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고영 관계자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산업 부진에 따른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국내 최초로 개발된 뇌수술 보조 로봇장비인 카이메로를 이용해 뇌전증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 /세브란스병원 제공



고영은 올해 의료용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새 성장 동력을 다질 계획이다. 고영은 뇌 수술용 로봇 ‘카이메로(KYMERO)’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환자의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의사에게 표적 위치와 자세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수술 시간과 환자 후유증을 줄여 주는 장점이 있다.


2020년 세브란스병원에 첫 도입된 ‘카이메로’는 지난해 하반기 세 곳의 대형 병원에 각 1대씩 공급됐다. 지금까지 총 300여건의 수술이 진행됐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안에 미국 FDA 승인도 추진 중이다.


고영에 따르면 신경외과 수술 로봇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1년 2조원에서 2028년 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영 관계자는 “지난해 성빈센트병원, 인천성모병원에 이어 최근 서울대병원과도 공급 계약을 맺으며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FDA 승인과 더불어 해외 시장 공급이 본격화되면 매출 성과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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