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 역사] '젊은 남녀 갈라진 한국의 극단적 상황, 다른 나라에 경고 역할'2024.02.10 PM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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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스탠퍼드대 연구 인용 보도... 한국의 성별 이념 격차 극심,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 원인 지목 




▲  세계적으로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와 달리 성별에 따라 정치적 이념의 격차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은 그 정도가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새로운 젠더 격차 현상이 전세계에 부상하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와 달리 성별에 따라 정치적 이념의 격차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은 그 정도가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새로운 젠더 격차 현상이 전 세계에 부상하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보도했다.


FT는 "여론을 측정할 때 가장 잘 정립된 패턴 중 하나는 모든 세대가 정치와 일반적인 이념 측면에서 하나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동세대 구성원들은 동일한 성장 경험을 공유하고, 인생의 중요한 이정표를 동시에 달성하며, 같은 공간에서 함께 어울린다"면서 이러한 일반적인 경향이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출생자)에게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FT는 30대 미만 여성의 경우 진보적인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지만 30대 미만 남성의 경우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등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겪고 있다는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FT는 "Z세대는 한 세대가 아닌 두 세대"라고 진단했다.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모든 대륙의 국가에서 젊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이념적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18~30세 미국 성인들은 남녀가 진보적 세계관과 보수적 세계관을 거의 비슷하게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답한 18~30세 여성이 동년배 남성보다 30%포인트 더 많았다. FT는 "이 격차가 벌어지는 데는 불과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럽 또한 다르지 않다. 독일은 점점 더 보수적인 젊은 남성들과 반대로 더 진보적인 젊은 여성들 사이에 30%포인트의 격차가 벌어졌고, 영국도 그 격차가 25%포인트다. 폴란드에서는 지난해 18~21세 남성의 거의 절반이 극우 정당인 법과 정의당을 지지한 반면, 같은 연령대에서 법과 정의당을 지지한 여성은 남성의 6분의 1에 불과했다.


"한국의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 젠더 격차에 기반"



▲  FT는 이러한 성별 격차가 극심한 국가로 한국을 사례로 들었다. 매체는 "서양 바깥에는 더 극명한 분열이 존재한다"며 "한국에서는 현재 젊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심각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성별에 따른 정치적 성향의 격차가 30%포인트 수준인 반면 한국은 50%포인트 수준에 달한다.



FT는 이러한 성별 격차가 극심한 국가로 한국을 사례로 들었다. 매체는 "서양 바깥에는 더 극명한 분열이 존재한다"며 "한국에서는 현재 젊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심각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성별에 따른 정치적 성향의 격차가 30%포인트 수준인 반면 한국은 50%포인트 수준에 달한다.


FT는 한국의 이러한 젠더 격차에 대해 "미투 운동은 오랫동안 이어진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즘적 가치관을 불러일으킨 중요한 계기였다"며 "특히 성 불평등이 극심하고 노골적인 여성 혐오가 만연한 한국에서 이 운동의 불씨는 더욱 활활 타올랐다"고 분석했다.


또한 매체는 지난 2022년 치러진 한국의 대선에서 나이 든 세대의 경우 남녀가 비슷한 비율로 양당 후보에게 투표한 반면 젊은 세대의 경우 남녀가 거의 같은 비율로 다른 후보에게 투표한 사실을 주목했다.


이어 FT는 "이러한 한국의 극단적인 상황은 젊은 남녀가 갈라설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다른 나라에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한국 사회는 둘로 갈라져 있다. 혼인율은 급감했고, 출산율도 급격히 떨어져 2022년에는 여성 1인당 출산율이 0.7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한국의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이 이러한 젠더 격차에 기반한다고 진단했다.


"점점 더 커지는 이념의 젠더 격차, 다음 세대에까지 파장"


FT는 "미투 운동의 확산 이후 많은 국가에서 젊은 세대가 성별에 따라 젠더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남성은 보수 진영으로, 여성은 진보 진영으로 재편되는 현상이 초래됐다"며 "이 모든 것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이념의 젠더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데이터에 따르면 사람들의 정치적 의견은 한 번 형성되면 쉽게 떨쳐버리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매체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확산으로 젊은 남녀가 서로 다른 공간에 거주하며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젊은 세대의 낮은 정치 참여율로 인해 그들의 의견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변화는 다음 세대에까지 파장을 일으켜 투표율 이상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칼럼을 끝맺었다.


한편 지난 26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성인 425명에게 주요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남성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17%,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38%였다. 여성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42%,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11%였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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