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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WTI 80弗 돌파' 심상찮은 국제유가… 다시 불거지는 물가·한전적자 우려2024.03.20 PM 01:49
국제유가 ‘쑥’… WTI 83弗 5개월 만 최고
‘과일 쇼크’ 맞은 물가, 더 튀어 오를 조짐
겨우 진정된 한전 재정 문제에 기름 부을라
곧 2Q 전기요금 발표… 총선에 ‘동결’ 유력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값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유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최근 과일값을 중심으로 튀어 오른 물가는 국제유가란 복병까지 더해져 정부의 걱정거리로 부상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2분기 전기료 동결 결정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한국전력의 적자 문제도 다시금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 시각) 4월 인도 WTI는 배럴당 82.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30일(82.31달러)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80달러를 넘어선 것도 지난해 11월 초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정서희
◇ 올들어 18% 뛴 국제유가… 불안한 물가 곡선
지난해 12월 중순 배럴당 68.61달러까지 떨어졌던 WTI 값은 올들어 18%가량 뛰었다. 최근엔 러시아 정유 시설이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유가가 뛰었다. 여기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30만배럴 증가할 것’이란 전망까지 하면서 이런 급등세를 부추겼다. IEA가 전망한 올해 수요 증가 규모는 기존의 ‘하루 120만배럴 증가’ 전망치에서 상향한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여타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 연말까지 원유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며 “미국의 양호한 경제 성장, 중국의 경기 회복 등으로 전 세계 원유 수요 전망도 상향됐다”고 했다.
국제유가의 흐름과 비슷하게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덩달아 내림세를 그리다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이다. 2%대로 잡히는가 싶던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32년 만의 최대 폭인 과일 물가 폭등 충격으로 다시 3%대로 올라버렸다. 당장 과일값을 잡을 묘수가 없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 소식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의 1~3개월 전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지난해 11·12월 두 달 연속 떨어졌다가 올해 1월(2.5%)·2월(1.2%) 다시 상승세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이다. 정부의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한 물가 진단 또한 당초 ‘둔화’에서 ‘둔화 흐름 다소 주춤’으로 표현이 바뀐 만큼, 위기의식이 고조된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일몰이 도래하는 다음 달 말 또다시 연장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국전력 영업지점. /뉴스1
◇ 2분기 전기료 ‘동결’ 유력한 상황서 유가 급등 복병
한전의 적자 문제도 물가 못지않게 우렷거리로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전은 이르면 이번 주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이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 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되는 만큼, 이로써 최종 전기요금의 인상이나 동결 여부를 점쳐볼 수 있다.
시장에선 4월 총선·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전기요금은 1·2분기엔 올랐고, 3분기에는 동결됐으며, 4분기에는 대기업에 적용하는 산업용만 킬로와트시(㎾h)당 10.6원 인상됐다.
문제는 그간 누적돼 온 한전의 재정난이다. 지난해 하반기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에 힘입어 겨우 ‘흑자’를 기록하고 올해 전망도 긍정적인 한전이지만, 누적적자가 43조원에 달하는 구조를 해소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를 타개할 전기요금 현실화는 총선 이후인 3분기에나 기대해 볼 법한 상황에서, 만약 그전까지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아 전력도매가격 상승 등을 부추긴다면 한전엔 위기가 될 수 있다.
산업부는 단순 전기요금 인상뿐 아니라, 추후 원가에 전기요금을 연동하는 방안 등이 담긴 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정부로부터 ‘전기위원회’를 독립시켜 마치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처럼 객관적·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알맞은지에 대한 1년6개월여간의 연구용역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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