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상반기엔 농산물, 하반기엔 천연가스… '저PBR 열풍에 소외된 원자재 주목'2024.03.23 PM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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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자산 원자재, 기상 이변에 민감

올 하반기 라니냐 발생 가능성 높아져

난방 수요 증가하고, 원유 공급 차질 우려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등 성장주 중심의 장세에다 저PBR(낮은 주당순자산비율) 열풍이 맞물리면서 원자재 관련 기업은 소외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여름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상 이변에 민감한 원자재에 주목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서 커피·카카오 등 농산물 가격이 치솟았는데, 하반기 이후엔 원유·천연가스 관련 원자재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주 보욜랄리 지역에서 한 농부가 엘니뇨 현상으로 메마른 땅에 옥수수 씨앗을 심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표층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연합뉴스


 

22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는 상반기, 하반기 다른 원자재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반기엔 엘니뇨 수혜를 입는 소프트(연성) 농산물, 하반기엔 라니냐로 난방 수요 확대 영향을 받을 에너지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식과 달리 실물 자산인 원자재는 지리적 환경과 계절성, 그리고 기상이변에 민감하다. 실제로 최근 엘니뇨로 인한 동남아시아 지역 가뭄으로 주요 커피 원두 중 하나인 로부스타는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주로 저가의 인스턴트·커피에 쓰이는 로부스타는 베트남이 세계 최대 생산지다.


엘니뇨는 서아프리카 국가엔 반대로 폭우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카카오를 부패시키는 ‘흑점병(Blackpod)’이 발생해 생산 감소 우려가 커졌다. 코코아 가격은 1년 새 180% 가까이 올라 최근 사상 최고가(8559달러)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씨티은행은 코코아 가격이 최대 1톤(t)당 1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엘니뇨가 가면 올해 하반기엔 라니냐가 예상보다 빨리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을 의미하며, 라니냐는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미국 기후예측센터(CPC·IRI)는 최근 9~11월 라니냐 발생 가능성을 기존 77%에서 85%로 상향 조정했으며 10~12월은 85%로 전망했다. APEC기후센터(APCC)는 6~8월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일대에서 라니냐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엘니뇨(왼쪽)와 라니냐(오른쪽)가 각각 발달한 겨울철의 기온과 강수를 나타냈다. /기후정보포털



엘니뇨 시 북반구는 평년보다 따듯한 기온이 정착함에 따라 천연가스 난방 수요가 약화되지만, 라니냐가 오면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난방 수요가 늘고 멕시코만 일대는 허리케인 발생 빈도가 높아져 원유 공급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주목해야 할 대표적인 원자재로 천연가스가 지목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헨리허브(HH)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기준 100만BTU(열량 단위)당 1.6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년 전보다 약 22.1% 빠진 상태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 선물가격을 추종하는 주요 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좋지 않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을 추종하는 KB 천연가스 선물 ETN(H), 대신 천연가스 선물 ETN(H), 미래에셋 천연가스 선물 ETN(H) 등은 모두 1년 전보다 30%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라니냐 현상이 기승을 부리면서 관련 상품 가격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엘니뇨 상황이 올해 상반기까지 유효하다는 점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더 내릴 수 있다”면서도 “지난해 11월과 달리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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