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美 볼티모어 다리 붕괴로 세계 경제 타격 불가피...석탄·자동차 시장도 영향2024.03.27 PM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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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 충돌로 다리 붕괴

인근 볼티보어항 폐쇄

지난해 107조원 어치 화물 처리

석탄 수출, 자동차 수입 주요 통로

바이든 “연방 정부, 재건 비용 전액 부담”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26일(현지 시각) 새벽 화물 컨테이너선(船) ‘달리’가 충돌한 뒤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졌다. 사고가 발생한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는 인근에 있는 볼티모어 항구 외곽을 가로지르는 1.6마일(2.6㎞)의 교량으로, 이번 사고로 볼티모어항이 폐쇄되면서 국내 및 해외로 상품을 운송하는 회사는 물론 소비자도 향후 몇 주동안 혼란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볼티모어항은 미국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주요 수출입항이다. 지난해 한 해만 5230만톤의 국제 화물을 처리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800억달러(약 107조원) 수준으로 미국 상위 20개 항구 중 하나다. 볼티모어항을 통해선 석탄·액화천연가스(LNG)·폐지·고철 등이 수출되고 자동차·소금·합판 등이 주로 수입된다. 특히 수입 자동차와 농기구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주요 진입 지점이고,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석탄 수출 항구다. 이에 자동차 제조업체와 석탄 생산업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26일(현지 시각) 새벽 화물 컨테이너선(船) ‘달리’가 충돌한 뒤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졌다. / AP 연합뉴스

 


볼티모어를 통과하는 두 가지 중요 화물인 자동차와 석탄을 운송하는 회사들은 이미 대체 목적지를 찾아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볼티모어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으로 미국 10대 항구이지만, 뉴욕항, 뉴저지항 등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에 비해 처리하는 컨테이너 수는 적다”며 “볼티모어로 향하던 화물선 대부분이 뉴욕항, 뉴저지항, 버지니아항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에드워즈 버지니아항 CEO는 뉴욕타임스(NYT)에 “볼티모어로 향하던 선박이 버지니아항으로 도착할 예정이며 다른 선박들도 곧 뒤따를 것”이라며 “뉴욕과 버지니아항은 볼티모어항이 처리하던 모든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 석탄 수출·자동차 수입 타격 전망


글로벌 석탄 시장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데이터 분석회사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볼티모어항에서 약 2300만톤의 석탄이 수출됐다. 미국 해상 석탄 운송의 25%에 해당하며 대부분은 인도, 중국, 유럽으로 수출됐다. 다리 붕괴 사고 이전, 약 12척의 선박이 다음 주에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볼티모어항을 출항할 준비 중이었다. 볼티모어항을 이용하던 펜실베이니아의 석탄 생산업체 콘솔에너지 등은 일부 선적을 볼티모어항보다 더 큰 석탄 수출 허브인 버지니아주 노퍽으로 돌릴 예정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운송에 필요한 기차와 항구 인근 창고를 찾는 것은 문제다.


미국 내 자동차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볼티모어항 폐쇄로 자동차 수입이 줄면서 수요가 많은 모델이 재고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볼티모어항은 지난해 자동차와 소형트럭 약 84만7000대를 취급했다. 조지아주립대 공급망 관리 조교수인 시나 골라라에 따르면 지난해 볼티모어항을 통해 57만대의 차량이 수입됐다. 미국 신차 재고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볼티모어 항구의 컨테이너 야적장. / 로이터

 


로이터에 따르면 닛산·도요타·제너럴모터스(GM)·볼보·폭스바겐 등이 볼티모어항을 이용한다. 존 라울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볼티모어항은 유동량이 많은 대형 항구라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동부 해안의 다른 항구나 전국의 다른 곳으로 돌리는 등 해결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지프 등을 소유한 스텔란티스는 성명을 통해 “고객에게 차량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운송업체와 비상 계획에 들어갔다”며 “이 상황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재개통까지 최소 2년”…바이든 “연방정부, 다리 재건 비용 전액 지불”


이날 사고는 화물 컨테이너선(船) ‘달리’가 교각에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사고로 다리 위를 통행하던 자동차도 함께 강으로 추락했고 다리 위에서 작업하던 건설 인부 등을 포함해 약 20명이 실종됐다. CNN은 “충돌 4분전부터 배의 불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니 교각으로 방향을 틀어 충돌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붕괴된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는 1972년에 건설이 시작돼 1977년 3월에 개통됐다. 다리 이름은 미국 국가 가사를 쓴 작가 프랜시스 스콧 키에서 따왔다. 당시 건설 비용은 약 1억4100만달러(약 1894억원)였고,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는 운전자들이 볼티모어 시내를 피해 주로 이용하는 순환 고속도로의 일부다. 교통량은 하루 3만1000대, 연간 1130만대에 달한다. 이 다리는 퍼탭스코강 위로 1.6마일(2.6㎞)에 걸쳐 있지만, 연결 접근로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11마일(18㎞)이다. WSJ는 “이번 사건은 2018년, 이탈리아 제노바의 4차선 다리가 붕괴된 것과 비슷하다”며 “당시 새로운 다리가 붕괴된 지 2년 만에 개통됐다”고 설명했다. 재건설에는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긴급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빨리 볼티모어로 향할 것”이라며 “연방 정부가 재건 비용 전액을 부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가 수리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붕괴된 다리와 충돌한 화물 선박 달리는 현대중공업이 2015년에 건조한 싱가포르 국적 선박이다. 약 300m 길이에 폭은 48m다. 컨테이너 약 9700개를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사고 당시 버지니이주 노퍽항을 거쳐 볼티모어항에 기항한 뒤 스리랑카 콜롬보로 가는 길이었다.

 

 

#공급망 #해운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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