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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DB금융투자) 주가를 읽는 지혜2024.04.08 AM 11:55
전략의 샘 (주식전략)
■ 최근 1개월간 화장품 주식이 반등했던 현상에 대해서는 그 해석에 있어서 주의할 점이 존재
■ 중국이 내수를 살리기 위하여 소비 진작을 도모하려면 일차적으로 부동산경기 안정이 필요
■ 화장품 주식과 더불어 철강주 반등이 나타난다면 중국 경기 회복을 더 강하게 신뢰할 수 있어
필자도 금융계에 몸담은 사람인지라 혜안을 가진 애널리스트를 만나면 그의 팬이 되는 경우가 있다. 십수 년 전 금융위기 당시 어느 선배의 글을 날짜별로 모아두고 읽으며 감탄한 적이 있었다. 그중 한 문장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필자의 뇌리에 남아있다. “주가를 온전히 예측할 수는 없어도 주가를 보고 세상을 읽을 수는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다시 주가를 읽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 말은 그 자체만으로도 명문장이다.
최근 이와 같은 사고 방법을 적용해야 할 곳이 생겼다. 바로 중국에 대해서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중국 부양책에 대해서 믿지 않는 눈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양회 이전에 중국은 5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를 인하하며 주담대에 영향을 미치는 조달금리를 낮췄다. 양회 기간에는 중국이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을 언급하며 재정정책 재원을 마련하고 나섰다. 중국이 통화 및 재정 모두에서 부양책을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부양 초점은 부동산경기 안정에 맞춰져 있다. 중국의 소비심리가 부동산경기와 밀접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각국은 고유의 문화에 따라 소비심리가 연동하는 매개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임금소득에 연동하여 소비심리가 형성된다. 중국은 부동산경기와 호흡을 맞춰 소비심리가 반응한다.) 결국 중국이 내수를 살리기 위하여 소비 진작을 도모하려면 일차적으로 부동산경기 안정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서 흥미로운 변화는 1개월간 화장품 주식의 반등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동기간 화장품 주식 개별 종목이 20% 내외로 상승했다. 언뜻 보면 이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부양책이 주가에 투영됐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중국의 부양책에 따른 부동산경기 안정 가능성이 소비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면, 주식이 움직이는 순서는 다음과 같아야 마땅하다. 철강주(중국 부동산경기 연동)가 오르고 이후 화장품주(중국 소비심리 연동)가 상승해야 한다. 여기서 철강주가 여전히 하락세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의문을 자아내는 것이다. 중국 이 부동산경기 안정을 달성하지 못한 채 소비를 부양한다면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일시적 부양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고 이후 장기적인 부작용만 누적될 수 있다.즉, 철강주의 상승이 함께 이뤄지는지 여부가 관건인 것이다.
따라서 전략적 선택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만약 화장품 주식의 단독 강세라면 이번 중국 부양책에 의한 경기 회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 부동산경기의 안정 신호가 철강주에도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이는 오히려 리스크로 봐야 한다.
둘째, 만약 화장품 주식뿐만 아니라 이후 철강주의 반등도 함께 나타난다면 이번 중국 부양책에 의한 경기 회복이 유의미하게 진행될 수 있다. 중국이 유동성 함정을 벗어나며 효과적인 부양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전개된다면 중국의 경기 회복에 역점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필자의 심중으로는 후자의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
- DB금융투자 주식 Strategist 강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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