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워도 다시 한번'…테슬라로 돌아간 서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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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매수 판단…3월 말부터 순매수 1위 탈환

로보택시·AI 띄우는 머스크…엇갈린 성과 전망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옆에 X 로고가 보인다. AFP연합뉴스

테슬라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여기고 ‘테슬라 러브콜’을 재개하고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는 이 기간 테슬라를 1억3313만 달러어치 사들였다. 지난달 마지막 주(5535만 달러어치)에 이어 이달 초에도 테슬라가 순매수 1위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반면 연초 테슬라를 밀어내고 서학개미의 사랑을 받은 엔비디아는 순매수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지난달 마지막 주 순매수 규모 2256만 달러로 상위 5위로 내려앉았고, 이달 들어서는 4204만 달러어치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테슬라는 8일과 9일 각각 4.90%, 2.25% 오르며 176.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올해 로보택시 공개한다는 소식을 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이달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8월 8일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 목표주가를 2000달러로 제시했다. 우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택시의 잠재력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테슬라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 중이다.

▲그래픽=이진영 기자 jy1010@

다만, 우려 섞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로보택시의 경우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 개발에 이뤄졌는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와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 크루즈는 로보택시 시장에 진출지만, 잇단 사고로 두 달 만에 운행 허가가 취소된 바 있다.

인공지능(AI) 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30억 달러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30억 달러, 앤트로픽이 아마존으로부터 60억 달러 투자받은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xAI가 경쟁에서 승리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가 처한 녹록지 않은 상황을 타파할 새 먹거리로 로보택시가 기능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와 중국 경쟁업체 추격에 테슬라 1분기 차량 인도량은 4년 만에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 6.7%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 리스크에 휩싸인 점도 부담 요소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언하고 나섰다. 이런 겹악재에 테슬라 주가는 연초 이후 30% 넘게 빠졌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바닥 밸류는 전기차 판매 성장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인지, 테슬라를 전기차 업체 또는 AI 업체로 볼 것인지에 달라질 수 있다”며 “최근 완전자율주행(FSD) 영상을 보면 도로 위 비닐봉지까지 포착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AI 도입으로 로봇 성능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과 로봇은 물리 세계의 AI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AI 열풍이 확산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와 로봇에서도 AI 기술이 실행돼야 한다”며 “자율주행의 발전 없이는 현재의 AI 주식에 대한 거품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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