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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식 매수 암시한 버핏 한 마디에 올라간 테슬라 주가...실제 구매는 ‘글쎄’2024.05.07 PM 02:16
테슬라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상승은 지난 주말 있었던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나왔던 테슬라 언급 때문인데, 주주들 사이에서는 버핏이 테슬라를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6일(현지 시각) 테슬라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184.76달러로 마감했다. 전날에 비해 2% 가까이 상승한 가격이다. 4일 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전 트위터)에 버크셔가 테슬라 주식을 매수해야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는데 이 역시 주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한 듯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버크셔는 1분기말에 약 1890억달러(257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보유 종목인 애플(AAPL)과 셰브론(CVX) 등의 주식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현금 보유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버크셔는 애플 지분의 약 13%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분기 애플 주가는 11% 하락한 상태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워렌 버핏은 주식시장의 가치 평가가 높아진데다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위험을 반영해 이번 분기에 현금이 2000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금 보유량이 급격하게 많아진 버크셔가 다음으로 어디에 투자할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여기에 실제로 지난 주말 있었던 버크셔의 주총에서 테슬라의 이야기가 오갔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테슬라의 가능성을 환기시킨 것이다.
하지만 버크셔가 실제로 테슬라에 투자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총에서 나온 테슬라 언급은 버크셔 산하 자동차보험사인 가이코와 관련한 논쟁 도중 나온 것이었다. 미국 투자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이 논의는 안전한 자율주행 자동차가 자동차 보험산업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이냐에 대한 것이었으며 버핏은 “사고가 줄면(보험) 비용도 줄어든다”면서 사고를 줄이면서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미래 가치나 투자에 대한 논의가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이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버핏과 고(故) 찰리 멍거의 이전 발언들을 살펴보면 경쟁이 치열한 완성차 산업에 호의적이지 않은 관점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는 2008년에 중국 완성차 업체 BYD의 지분을 10% 이상하고 그 가치가 현재 몇십 배로 불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투자사례에도 버핏과 멍거는 지난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완성차 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버핏은 “찰리와 나는 오랫동안 자동차 산업이 너무 힘들다고 느꼈고, (자동차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경쟁 업체가 있어 결코 사라지지 않을 사업일 뿐”이라며 “(이 업계에서) 항상 승자는 존재하지만, 이 자리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자리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는 애플이 5년~10년 안에 어떤 위치에 있을 지 예측할 수 있지만 자동차 회사들의 전망은 전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마켓워치는 “테슬라 주식은 워런 버핏이 지난 수년 동안 선호했던 주요 종목과 거리가 멀고, 전혀 다른 특성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국제금융 컨설턴트이자 마켓워치 칼럼니스트인 마크 허버트는 “워런 버핏은 2014년 이후 연평균 12.5%의 수익을 내고 있다”라며 워런 버핏이 어떤 종류의 주식을 선호하는지를 분석한 연구논문 ‘버핏의 알파’에 근거해 “이미 충분히 상승한 테슬라 주식에 버핏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작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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