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4월 CPI는 랠리 촉발? 드러켄밀러는 왜 엔비디아 팔았나2024.05.08 PM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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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일 화요일>

 

'골디락스'급 4월 고용보고서가 바꾼 시장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랠리가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자금 흐름을 볼 때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끝나) 자사주 매입이 재개되고 △모멘텀을 따르는 퀀트펀드인 CTA 펀드가 매수에 나섰으며 △채권에 대한 잠재적으로 막대한 수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7일(미 동부시간) S&P500 지수는 장중 한때 5200선을 다시 넘기도 했지만, 유지하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3월 28일 기록한 사상 최고 기록(5254)에 1%까지 근접하자 기술적으로 저항을 받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번 주 중요한 경제 지표 발표나 이벤트, 어닝 발표 등이 없어서 추가 랠리를 촉발할 새로운 촉매제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입니다. 월가에서는 다음주 4월 소비자물가(CPI) 발표가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는 희망적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침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 안팎의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 등 반도체 주식과 테슬라 디즈니 등이 급락하면서 큰 폭으로 오르지는 못했습니다.


유명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아침 일찍 CNBC에 출연해 엔비디아를 매도했다고 밝힌 게 별 촉매제 없는 시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2022년 말 챗GPT가 나온 뒤 엔비디아를 대거 매수하고 보유해왔었죠. 약 34억 달러 규모인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엔비디아는 한때 16%까지 차지했었습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 "AI 약간 과열…엔비디아, 일부 매도"



그는 "한 젊은 투자 파트너가 2022년 가을 AI가 블록체인 등에 관한 관심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며 엔비디아를 사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달 뒤 챗GPT가 나왔고 나는 엔비디아 보유 비중을 상당히 늘렸다. 당시 나는 인터뷰에서 ‘AI가 인터넷보다 더 큰 추세’라며 2023년 내내 엔비디아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가 150달러에서 900달러로 오르자 차익실현을 했다. 나는 워런 버핏이 아니다. 또 10년 뒤 20년 뒤를 알지 못한다. 지난 3월 말 엔비디아와 다른 많은 주식을 축소했다. 우리는 엄청난 이익을 거뒀고 조금 쉬어가야 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AI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1999년에 인터넷에 관해 얘기했다면 누구도 지금처럼 인터넷이 커졌을 것이라고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1999년에 나스닥 기술주를 샀다면 모든 게 실현되기 전에 (닷컴버블 붕괴 때) 80% 하락했을 것이다. AI는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인터넷 주식과 같은 리듬이 있다. 우리가 엄청난 자본 지출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그 보상은 조금씩 나타나겠지만 굉장히 큰 혜택이 나타나려면 4~5년이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AI가 약간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됐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드러켄밀러는 그러면서 지금은 퍼플렉시티AI(Perplexity.ai)에 빠져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엔비디아를 추천했던) 그 젊은 파트너는 지난 1월 서부 지역의 어린이들이 더는 챗GPT나 구글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퍼플렉시티AI를 쓴다고 했다. 그래서 그걸 시도해보았다. 그건 대답을 해주는 기계지만, 그 속도와 답변의 깊이와 질이 굉장했다. 그리고 소스도 알려준다. 나는 반했고, 운좋게도 투자에도 참여했다. 솔직히 내가 검색하는 90~95%를 퍼플렉시티AI에서 검색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드러켄밀러뿐 아니라 앨티미터 캐피털의 브래드 거스너 CEO도 오늘 CNBC에 출연해 역시 엔비디아 스노우플레이크 등 많이 오른 기술주를 매도했음을 밝혔습니다. "이들 주식은 올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엄청나게 올랐고 그 상승 배경은 지금은 좀 약화했다. 올해 첫 몇 달 동안 1년 치 이익을 달성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게 타당하다"라면서 말이죠. 그도 물론 여전히 이들 주식의 재상승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했지만요.

 


드러켄밀러 발언에 AI 테마주 약세



이에 AI 테마주들이 아침부터 흔들렸습니다. 엔비디아는 한때 3% 넘게 내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엔비디아는 1.72%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고 AMD 0.87%, 퀄컴 0.94% 등 반도체 주가 대부분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1.02%, 슈퍼마이크로는 1.33% 내렸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팰런티어도 15.5% 폭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빅데이터 기업인 팰런티어는 월가 기대를 넘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을 보고했습니다. 또 2분기 매출과 2024 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연간 가이던스가 월가 추정보다는 조금 낮았지만요. 주가 급락은 실적 탓이라기보다는 지난 1년간 주가가 180%나 올랐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새벽에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도 9.51% 하락했습니다. 분기 EPS는 기대를 뛰어넘었고, 처음으로 스트리밍 사업에서 47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연간 EPS 4.60달러→4.70달러)했고요. 하지만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본업인 TV 및 영화 사업 부분은 취약했습니다. 로이터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인용해 스트리밍 부문의 이익이 공격적 비용 절감으로 주도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디즈니, 4개 분기 연속 매출 '어닝미스'…주가 9.5% 급락



테슬라(-3.76%)의 경우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12월 테슬라가 실시한 200만 대 이상의 리콜과 관련해 자세한 정보와 문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콜 이후에도 자율주행 프로그램인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차량과 관련 20건의 충돌사고가 보고됨에 따라 또다시 조사를 시작했다는 것이죠. NHTSA는 지난 4월 운전자 사망 사고를 포함해 오토파일럿과 관련된 충돌사고가 467건 확인됐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중국의 4월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초기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의 모델3/모델Y 출하량은 6만2167대로 전년 동기보다 18% 줄었다는 것입니다. 테슬라가 10%보다 더 큰 폭의 해고를 이어가고 있다는 보도도 줄을 이었습니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가 직원의 최소 20%를 해고하겠다는 의사를 개인적으로 표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분기별 인도량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이죠.


애플은 0.38% 상승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애플이 데이터 센터용 AI 칩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보도해 한때 1% 가까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또 오늘 신형 아이패드 프로와 에어를 출시했습니다. 신형 AP칩인 'M4'를 최고급 모델인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애플은 M4 칩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AI 서비스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팀 쿡 CEO는 다음 달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더 많은 소식을 전하겠다고만 알렸습니다.

 





결국, 다우는 0.08%, S&P500 지수는 0.13%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빅테크 부진 속에 0.10% 떨어졌습니다.


금리 안정은 호재였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장기 금리가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오후 4시 30분께 벤치마크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8bp 내린 4.461%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0.8bp 오른 4.83%에 거래됐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란 희망이 쌓이고 있습니다. 1~3월 높았던 인플레이션은 주거비, 그리고 보험료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인데요.


어제 실적을 발표한 캠던프로퍼티(Camden Property Trust)는 지난 4월에 계약된 신규 임대료는 전월 대비 1.8% 떨어졌고, 4월에 사인된 혼합 임대료(신규 임대+기존 임대 연장)는 0.6%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동산 투자신탁은 미국 내 6만 가구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보험사 올스테이트는 "2022~2023년 2년간 공격적 보험료 인상 뒤에 보험 손해율이 64%로 안정화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보험사는 2년 동안 마진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췄는데, 앞으로는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지난 1분기에 올스테이트 보험료는 전년 대비 13.3%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3월 소비자물가(CPI)에 반영되었던 자동차 보험료 인상률 22%보다는 훨씬 낮았습니다.


오늘 발표된 4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전달보다 2.3%, 1년 전보다는 14.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美 4월 중고차 가격 전년 대비 14% 하락



월가에서는 다음주 발표될 4월 소비자물가(CPI)가 주가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이 추산하는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을 보면 4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1%, 전년 대비 3.65%로 나오고 있습니다. 3월의 0.4%, 3.8%보다 둔화하는 것이지요.

 


4, 5월 근원 CPI 추정치 (클래블랜드 연은)



분위기가 좋다 보니 미 재무부가 내놓은 580억 달러 규모의 국채 3년물 경매도 잘 끝났습니다. 기록적 규모인데도 응찰률이 2.632배로 높게 나타나면서(기존 6회 평균 2.573배) 발행 금리가 4.605%로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 4.608%에 비해 0.3bp 낮게 결정됐습니다.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밀컨 콘퍼런스에서 "현행 통화정책이 수요를 억누르기에 충분하지 않은지 의문이 든다"라면서 "(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디스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는지, 정체 상태인지 명확해질 때까지 오랫동안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말했지만요. 그는 올해 투표권자가 아니고요.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주 "다음 움직임이 금리 인상일 것 같지 않다"라고 말한 뒤여서 시장에 큰 영향은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라파에서 작전을 시작했는데도 유가가 소폭 하락세를 보인 것도 긍정적입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 별달리 반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죠.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13% 하락한 배럴당 78.38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중동 긴장에도 러시아가 OPEC+의 증산 가능성을 내비친 게 더 큰 영향을 줬습니다. 액티브트레이드의 리카도 에반겔리스트 애널리스트는 "원유 트레이더들은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석유 공급을 방해할 가능성에 좀 더 내성을 갖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4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는 괜찮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5월에 팔지 말고 5월에 사라"라고 주장합니다. 어느 순간 인플레이션이 냉각되면서 Fed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될 것이란 것이죠.



S&P 500 지수 계절성

5월에 상승하면 7월까지 평균 이상 수익률 기록



5월 초를 보면 그의 말이 맞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티가스의 크리스 베론 전략가는 지금처럼 5월에 상승세를 보이면 역사적으로 7월까지 3개월간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5월에 내리면 7월까지 내림세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죠. 베론 전략가는 "증시가 4월의 과매수 상황에서 다시 힘을 찾으면서 5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했기 때문에 우리는 여름까지 계절성이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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