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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스벅, 올해만 21% 빠지는 사이... 서학개미 사로잡은 ‘든든한 이 주식’2024.05.13 PM 03:45
신흥국 수요가 가른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 명암
“든든한 국밥 같은 주식이다.” “이자 높은 파킹통장 같다.”
최근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세계 최대 음료 기업 코카콜라 주식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코카콜라는 기업 이슈에 따른 주가 상승 폭이 크진 않지만, 3% 이상인 배당수익률에 62년 연속 배당금을 꾸준히 인상하며 안정적인 주식이란 평가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다른 미국 대표 소비재 브랜드인 스타벅스 등은 올 들어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시장에선 “신흥국에서의 수요 증감이 이들 브랜드의 주가 향방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김현국
◇‘든든한 국밥주(株)’ 코카콜라
코카콜라 주가는 8일 0.35% 상승한 62.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카콜라는 지난 2022년부터 53~66달러를 횡보해왔다. 박스권에 갇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투자자들 평가는 다르다. 3%가 넘는 높은 배당수익률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코카콜라 주식은 개인 투자자들도 들고 있지만,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가 대거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국민연금은 코카콜라 주식을 투자자산의 0.27%인 6397억원어치(당시 평가액)를 들고 있었다. 국민연금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해 4분기 ‘13F(1억달러 이상 기관투자자 보유 지분 공시)’ 문서에 따르면, 작년 말에도 코카콜라 주식을 630만주(현재 평가액 약 5400억원)쯤 들고 있었다.
◇올해만 21% 빠진 스타벅스
반면 서학개미들의 인기 주식으로 꼽히는 스타벅스나 맥도널드 같은 다른 미국 대표 소비재 브랜드 주가는 올 들어 계속 빠지고 있다. 스타벅스 주가는 1년 전 106.97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까지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시장 예상치(91억3000만달러)보다 낮은 실적(85억6000만달러)을 발표하면서 실망감에 주가가 12%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만 21.5%가 빠졌다.
스타벅스는 최근 주가 급락 후 서학개미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해외 주식 순매수 종목 중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개월(4월 8일~5월 7일)간 스타벅스 주식을 4517만달러(약 616억)쯤 순매수했다. 하지만 스타벅스에 투자하는 한 국내 투자자는 “뚜렷한 호재가 없어 보여 언제까지 갖고 있을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10월 주당 245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회복세를 보이면서 1월 23일 300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고, 8일엔 268.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美 소비재 기업 운명, ‘신흥국 수요’가 갈라
코카콜라와 스타벅스, 맥도널드의 주가 향방을 가른 건 중남미(라틴아메리카), 아시아·태평양 등 신흥국 수요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선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카콜라와 동종 기업 펩시코의 실적에서 신흥국 매출 회복이 확인된 것이 주가 반등의 트리거(도화선)가 됐다”며 “코카콜라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신흥국 매출 회복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코카콜라는 올 1분기 매출이 작년 1분기 109억8000만달러에서 113억달러로 3억2000만달러쯤 늘었다. 특히 중남미와 아시아·태평양에서 각각 1억4100만달러, 9800만달러 늘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카콜라의 제품 가격 인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제로 슈거 등 대표 상품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스타벅스, 맥도널드 등은 중동 분쟁 등의 여파로 신흥국 매출 성장이 둔화됐다. 황 연구원은 “맥도널드 등은 3월까지 인플레이션 부담에 가성비가 좋은 식단이라고 해서 주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중동 분쟁 등에 따른 신흥국 매출 성장 둔화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했다. 이들 브랜드는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미국 소비자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미국 전체 매장 방문객이 7% 급감했다고 했다. 시장조사 업체 레비뉴매니지먼트설루션 조사에선 맥도널드 등 미국 패스트푸드점 이용객이 올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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