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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우리가 안 사주면 어디에 팔건데?'…러시아 가스값 후려치기 나선 중국2024.06.04 AM 11:25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
푸틴 中방문에도 좌초 위기
유럽 제재에 수출길 막힌 러
단가인하 요구 무시 못할 듯
전세계에 밀월을 과시한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이 에너지 부문에서 삐걱거리며 교착 상태에 빠졌다. 러시아는 유럽 수출물량이 끊긴 가스자원을 중국전용라인 신설로 대응하려 했지만, 중국이 과도하게 낮은 가격과 물량을 제시하면서 지난 달 정상회담 의제에도 오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와 중국간 전용가스관 ‘시베리아의 힘2’개발사업이 중국의 가격과 공급량 하향 요청으로 좌초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중러 정상회담에서 계약체결에 합의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러시아 입장에서는 가스공급량과 단가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수준의 하향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이 문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과 정상회담에 가즈프롬 경영진이 동행하지 못했다. 이번 계약이 성공할 경우 러시아는 북서부 가스전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물량을 중국으로 돌리면서 국영기업 가즈프롬의 기사회생을 꿈꿀 수 있었다.
지난해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전쟁 이후 유럽 매출이 10분의 1로 줄면서 25년래 최악의 경영실적인 69억달러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FT는 중국이 시베리아의힘2와 관련해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에 경제적으로 얼마자 의존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미 다른 국가대비 낮은 가격에 러시아산 가스를 쓰고 있다. 콜롬비아대학교의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CGE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70bcm(1bcm=10억㎥)의 가스를 사용했으며, 2030년에는 250bcm이 필요할 전망이다.
CGEP에 따르면 중국은 100만BTU당 미얀마에서는 10달러, 우즈베키스탄에서는 5달러를 지불하고 있지만 러시아에는 4.4달러만을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 러시아는 유럽에 평균 10달러에 가스를 수출했었다.
알렉산더 가부예프 카네기-러시아 유라시아센터 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양국 관계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대만이나 남중국해 해상분쟁에 대비해 안전한 육상 에너지 공급원으로 러시아가 필요할 수 있다”며 “다만 저렴한 가격과 유연한 공급량은 필수”라고 전제했다.
FT는 러시아 측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시베리아의힘2’ 전용가스관 개발사업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계약성사까지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FT가 확인한 러시아 금융기관의 미공개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금융기관은 가즈프롬의 사업전망에서 시베리아의힘2 부분을 제외했으며, 이에 따라 가즈프롬의 2029년 예상수익은 15%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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