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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좌파연합 대선·총선 승리 관측에…멕시코 페소화·주가 급락2024.06.04 PM 05:50
멕시코, 선거 후 화폐·주가 ‘역대급’ 하락
견제 사라진 집권 세력 급진정책 추진 우려 커져
멕시코에서 200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가운데 멕시코의 페소화 가치와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좌파 연합의 집권 세력이 대선과 함께 총선에서도 압승할 것으로 나타나자 금융 시장에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간) 1달러 당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17.71페소까지 치솟았다. 전일 1달러당 16.9페소 수준을 보였던 멕시코 화폐 가치는 이날 하루에만 약 4% 떨어진 것이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일간 기준으로 촤대 하락폭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미·중 무역 갈등으로 큰 반사이익을 누린 멕시코의 화폐는 최근 강세를 보였지만 선거 이후 급작스럽게 환율이 출렁인 것이다.
멕시코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이날 멕시코 대표 주가지수인 IPC는 전 거래일 대비 6.1%나 하락했다. 멕시코 주요 상장사들을 투자하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멕시코 ETF’는 전 거래일 대비 10.74%나 빠졌다. 멕시코 방코 베이스의 분석가인 가브리엘라 실러는 금융 시장의 반응을 두고 “멕시코에 대한 두려움과 자본 유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리고 WSJ에 말했다.
금융 시장이 출렁인 것은 현 집권 세력이 대선 승리와 함께 의회에서도 압도적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좌파 연합인 여당 측이 의회 다수를 확보해 개헌을 비롯해 논란이 있는 급진적 정책들을 추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에 행정부 견제가 약해지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 지출이 늘면서 국가 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윌슨센터의 던컨 우드 선임고문은 “멕시코는 일당 통치 영역에 들어섰다”면서 “하지만 그것은 절대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신흥시장 국가전략 책임자인 고디언 케멘은 “(집권당이) 의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면 멕시코에 중대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시장이 에너지 정책, 재정 관련 입장, 그리고 통화 정책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집권 세력이 논란이 있는 정책들을 실제 추진하게 된다면 금융 시장의 충격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이 경우 달러당 페소화가 19.20페소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달러화로 사들일 수 있는 페소화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화 대비 페소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의 우려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 셰인바움 당선인은 “우리는 민주주의자이며 권위주의적이거나 억압적인 정부가 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민간 투자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셰인바움이 전력 부문에 대한 민간 투자에 더 개방적일 가능성이 있고, 니어쇼어링 추세에 따라 멕시코로 더 많은 공장을 유치하려는 조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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