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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주의 관.종] 기아, 신고가 엔진 예열 중…'수익성으로 승부한다'2024.06.12 PM 02:11
견조한 미국 판매, IRA 수혜 예상
고부가 판매 비중 늘리며 ASP 개선
중국차와 경쟁 심화…"원가 경쟁력이 관건"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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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완성차 제조업체인 기아 는 장기간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을 힘들게 했던 종목 중 하나다. 2011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장세 이후 주가는 약 10년간 내리막이었다. 2020년 코로나19 급락 후 이어진 유동성 랠리로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는 듯했으나 다시 3년을 횡보했다.
하지만 이제 기아는 신고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은 지난 1월에 시작했다. 정부가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가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에 주가는 올해 들어 저점 대비 53% 상승해 지난 3월 장중 13만17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증권가의 하반기 전망은 양호하다. 최근 3개월간 기아의 목표주가 상향 건수는 23건에 달한다. 최고치로는 다올투자증권이 17만7000원을 제시했고 증권사 전체 평균 목표주가는 15만원이다. 현 주가 대비 23%(10일 종가 기준)의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최근 주가는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지만, 투자자들은 하반기에 주가가 전고점 돌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 상태인데다 장사를 효율적으로 잘하기 때문이다. 기아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률은 2021년 7.25%, 2022년 8.36%, 지난해 11.63%로 꾸준히 상승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1분기는 무려 13.1%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판매 호조…IRA 수혜 예상
가장 최근 글로벌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에서의 판매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지난달 미국 소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7만5156대를 기록했다.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은 80%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스포티지가 1만5512대, 셀토스가 6460대, 카니발이 4151대 팔렸다. 차종 대부분의 판매량이 골고루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기차는 같은 기간 127% 증가한 7197대를 판매했다. EV6와 EV9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19%, 39% 증가한 2660대, 2187대로 집계됐다. 월간 전기차 판매량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EV9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에 업계는 기아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수혜를 받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량 구매자들은 현지 조립 및 부품 장착을 한 제품에 대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IRA 세제 혜택이 가능해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의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IRA를 폐지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에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가 전개하는 하이브리드차(HEV), 순수 전기차(BEV) 등 친환경차 중심의 공격적인 정책으로 인해 향후 트럼프의 지지율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 기회"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기아는 올해 피크아웃 우려를 이겨내고 증익 구간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며 "2026년까지 전기차 증설 사이클을 기점으로 한 번 더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UV·고급옵션 비중↑…ASP 꾸준히 개선
기아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가 넘는 ASP 상승률을 기록했다. 판매가가 높고 미국과 유럽 고객의 선호 차종인 SUV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고부가가치 옵션의 판매 비중이 높았다. 미국에서 판매한 SUV인 스포티지, 쏘렌토, 텔루라이드 등의 합산 기준 최고사양 트림 선택률은 41%에 달한다. 고급 옵션 중심의 SUV 판매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제품 믹스에 따른 수익성 효과에 더불어 HEV 물량 확대가 더해질 것"이라며 "스포티지,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등 주력 모델의 견조한 글로벌 판매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미국 판매 확대가 예상되는 카니발 HEV의 가격은 약 4만달러로 모델 전체 ASP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도 이어질 ASP 증가세와 신차 출시에 따른 성과가 주가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가 구조 및 환율도 우호적
안정적인 원가 구조도 긍정적이다. 차량 생산에 필요한 비철금속 및 플라스틱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2021년에 급등한 이후 현재는 하락 안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배터리와 전동화 부품 원가에 반영되는 리튬, 니켈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 가격 또한 2022년 급등 이후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안정화된 상태다. 타이어 핵심 소재인 고무 가격은 최근 인상되는 추세지만 코로나19 시점과 비교하면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또한 물류비의 경우 중동발 지정학적 이슈로 해상운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나 기존에 체결했던 장기 계약 단가의 적용으로 올해 말까지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환율 역시 우호적이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하반기 1300원 초반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5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환율 효과가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가 감소 및 환율 효과에 따른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기아의 영업이익이 현대차의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내수 시장 위협…"결국 남는 장사 해야"
기아는 다음 달부터 중저가의 소형 SUV인 EV3를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기아의 핵심 모델이다. 보조금 적용 시 가격은 3000만원 수준이며 약 500km 주행거리를 보유했다. 미국에는 2025년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기아의 EV3 출시에 맞춰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국내 사업 전개를 위한 인증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BYD의 차량이 인증에 통과할 경우 국내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BYD의 차량은 기아의 EV3에 비해 우월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인증 심사 중인 BYD의 소형 해치백 차량 '돌핀'과 중형 세단 '씰'의 중국 내 최저 판매 가격은 각각 1900만원, 3900만원 수준이다. 특히 돌핀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차인 레이EV(세제 혜택 전 2775만 원)보다도 더 저렴하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경쟁 상황에서도 기아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령 경쟁 업체보다 적게 팔더라도 수익성이 좋으면 남는 장사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EV3의 수익성이 초기 가동의 고정비 부담과 낮아진 전기차 가격에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최근 감소한 재료비로 인해 시장의 우려보다는 수익성 훼손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아의 지난 1분기 대당 매출원가는 2만500달러로, 2만1700달러를 기록한 BYD보다 낮다"며 "중국 업체보다 더 싸게 차를 만들 수 있어 원가 경쟁력에서는 우위"라고 말했다.
① 감가상각비 : 기아 우위
모듈화 아웃소싱으로 조립라인 인력 최소화 및 공장 CAPEX 최소화
② 재료비 : BYD 우위
배터리, 전력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생산 내재화로,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중이 글로벌 업체 대비 6~10%p 낮음
③ 평균 판매 가격, 판매관리비 : 기아 우위
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광고비/판촉비가 상대적으로 낮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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