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 | 역사] 이스라엘, 예멘 후티 첫 직접 공습…'텔아비브 드론 공격에 보복'2024.07.21 PM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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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데이다 항, 온통 불길에 휩싸여…"석유 저장고 폭발"

북쪽 헤즈볼라에 이어 남쪽 후티와도 '확전' 우려 커져

 

 


예멘 후티 반군이 장악한 항구 도시 호데이다에서 20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이스라엘이 즉각 후티 반군의 근거지 호데이다 항(港)을 전격 공습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로 인해 호데이다항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며 기반 시설 상당수가 파괴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북쪽 레바논의 헤즈볼라에 이어 남쪽 후티와도 직접 교전에 나서면서 확전(擴戰)의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헤즈볼라와 후티는 가자 지구의 하마스와 함께 이란이 적극 후원하고 있는 반(反) 이스라엘 무장 세력, 이른바 ‘저항의 축’ 일원이다.


이스라엘군은 20일 성명을 통해 “최근 수개월간 후티 테러 정권이 이스라엘에 수백 차례 공격을 가한 것에 대응, (후티의 본거지인) 예멘 호데이다 항구의 군사 목표물을 전투기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남동부 네바팀 공군 기지에서 이륙한 이스라엘 공군의 F-35 전투기 편대가 호데이다까지 약 2000㎞의 거리를 날아가 호데이다 항의 유류 저장고 및 발전소, 항만 시설 등을 집중 타격했다. F-35는 지난 4월 이란 이스파한 핵시설 인근의 공군 기지 공격에도 동원되는 등 이스라엘의 해외 전략 공습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공격 후 후티 측이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호데이다 항 상당 부분이 거대한 불기둥에 휩싸였다. 석유 제품이 타면서 발생한 듯한 검은 연기가 호데이다 하늘을 뒤덮고 수㎞ 밖으로 퍼져 나갔다. 후티 반군 측이 입은 피해 상황은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TV는 “이스라엘이 호데이다 항에 수차례 폭격을 가해 석유 저장고가 폭발했다”며 “이로 인해 여러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고, 발전 및 전력 시설도 일부 파괴됐다”고만 밝힌 상황이다.



19일 새벽 예멘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은 텔아비브의 아파트 근처에서 이스라엘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로이터

 


이번 공습은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격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후티는 앞서 19일 오전 3시경 이란산 ‘사마드-3′ 장거리 공격 무인기(드론)을 개조한 자칭 ‘야파(Yaffa)’ 드론을 텔아비브로 날려 민간인 거주 구역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 드론은 서쪽 바닷가로부터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고 저공으로 날아들어 시내의 한 아파트에 부딪쳐 폭발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에 거주하던 남성 예브게니 페르데르(50)가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후티 반군은 공격 직후 영상 성명으로 “우리가 텔아비브에 드론을 보내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도 현장 조사 후 “후티의 것이 맞다”며 “사거리 약 1450㎞(약 900마일)의 이란제 드론을 더 멀리 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드론은 예멘에서 이스라엘로 직접 날아오지 않고, 이집트를 가로질러 지중해 방향으로 우회해 무려 10여 시간을 날아 이스라엘로 접근했다. 대략 2100㎞가 넘는 거리다. 이스라엘군은 “방공망이 이 드론을 식별하고 6분간 추적도 했지만, 사람의 ‘실수’로 인해 (위협으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격과 이스라엘의 후티에 대한 직접 보복 공습은 모두 처음이다. 후티 반군은 지난해 11월 이후 이스라엘을 향해 200발 이상의 드론과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미군과 이스라엘 방공망, 전투기 등에 의해 요격되면서 텔아비브 등 대도시에까지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 홍해의 항구·휴양도시인 에일라트가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을 받았으나 사망자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도 후티를 명시·공개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왼쪽)과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오른쪽) /로이터 연합뉴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후티는 우리를 200번 넘게 공격했지만, 어제 처음으로 이스라엘 시민에게 해를 입혔고, 그래서 우리도 그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어디에서든 이런 작전을 수행할 것이다”라고도 강조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갈란트 장관이 예멘 폭격을 결정했고, 오후 긴급 소집된 내각 회의에서 작전이 최종 승인됐다”며 “폭격에 앞서 미국 등 동맹국에 작전 계획을 미리 공유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후티의 텔아비브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확전의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는 하마스와,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헤즈볼라와 싸우는 상황에서 이제 후티까지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또 “후티가 예전보다 진전된 전력을 보여줬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라며 “드론의 낮은 고도와 느린 속도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이를 위협으로 식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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