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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기술] 엔비디아, 실적 발표 뒤 주가 하락 포인트 셋2024.08.29 PM 12:29
① 너무 높았던 성장 기대치
② 매출총이익률 하락 전환
③ ‘블랙웰’ 판매 효과 불확실성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2025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발표한 뒤 애프터마켓(After-Market)에서 급락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등 기존 성적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미래를 우려한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식은 밤사이 정규장에서 2.1%(2.69달러) 내린 125.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진 애프터마켓에선 6.89%(8.66달러) 더 하락한 116.95달러를 기록했다. 애프터마켓 가격대로 이날 밤 정규장 거래가 이어지면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다시 3조달러 선을 밑돌게 된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300억4000만달러(약 40조원), 주당순이익(EPS) 0.68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주가가 하락한 배경으로 크게 3가지가 꼽히고 있다.
먼저 기대가 워낙 컸던 측면이 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높았던 기저 영향으로 매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은 예견된 우려였지만, 오는 3분기 매출 전망치가 379억달러에 달하는 등 ‘위스퍼 넘버(비공식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았던 점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양상이다”라고 했다.
수익성도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일반회계기준(GAAP)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총이익률(GPM)은 75.1%로 지난 1분기(2~4월) 78.4%보다 2.3%포인트 내려갔다. 엔비디아는 또 오는 3분기(8~10월) 일반회계기준 GPM이 74.4%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GPM이 하락한 이유로 신제품 생산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재고 비용이 증가한 점 등을 들었지만, 시장에선 수요 감소로 제품 이익도 축소되는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칩(GPU) ‘블랙웰’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4분기(11월~2025년 1월)부터 블랙웰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에만 블랙웰 매출이 수십억달러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제품인 호퍼 판매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매출이 기존 호퍼 매출에 더한 추가 이익이 될지, 일부를 상쇄하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다시 투자자의 우려를 자극할 수 있는 대목이었고, 엔비디아 주가가 애프터마켓에서 한때 9% 넘게 빠지기도 했다.
엔비디아 주가를 비관할 일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차익실현에 나섰을 뿐이라는 취지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5일 이른바 ‘검은 월요일’에 기록한 장중 저가(90.69달러)보다 38.5% 오르며 지난달 고점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던 상태였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옵션 시장에서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10%에 가까운 급등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와,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지는 구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AI 수요가 여전히 긍정적이고, 엔비디아가 500억달러(약 67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한 점을 고려할 때 눈높이가 조정되는 과정이 될 것”이라 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단기적으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27일 기준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이다. 보관금액이 지난 27일 기준 128억8649만달러어치(약 17조원)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SOXL 역시 엔비디아가 주요 기초 자산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하면 손실 가능성이 크다. SOXL은 미국 반도체 30개 기업의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ET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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