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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코스피, 연중 수익률 돌고 돌아 마이너스… 중국·러시아 빼면 최악2024.09.04 PM 06:27
코스피지수의 연중 수익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사정이 더 나쁘다. ‘국장(한국 주식시장)’보다 올해 성적표가 좋지 않은 곳은 중국, 멕시코, 러시아 정도다. 국내 증시가 강세로 돌아서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러스트=챗GPT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580.8로 이날 장을 마쳐다. 전날보다 83.83포인트(3.15%) 내리면서, 지난해 말 종가(2655.28)를 밑돌았다. 연중 수익률은 -2.8%를 기록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지수 가운데 코스피지수보다 연중 수익률이 낮은 경우는 태국 SET지수(-3.7%)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6.4%), 선전종합지수(-13.6%) 정도다.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논란이 불거진 원인이었던 홍콩H지수도 연중 수익률이 7%대다.
코스닥지수는 더 부진하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731.75로 장을 마치면서, 지난해 말 종가(866.57)보다 134.82포인트 내렸다. 연중 수익률이 -15.6%에 달한다. 코스닥지수보다 부진한 시장은 전쟁 중인 러시아 RTS지수(-17%) 정도다.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대장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말 7만8500원에서 지난 7월 장 중 8만880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7만원까지 뒷걸음질 쳤다.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기대감도 정작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흔들리면서 퇴색했다.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지난달부터 둔화하기 시작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라는 주도주가 사라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모멘텀(상승 동력)이 약화했고, 외국인 수급도 이탈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수출 중심인 국내 특성상 외부 불확실성에 더 취약한 측면도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박빙 양상이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상품에 투자하는 방법)’가 추가로 청산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과 같은 내부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여권(與圈)에서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도입을 위한 보완책을 제시하며 예정대로 2025년 1월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과 채권 등으로 얻은 이익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최고 27.5%의 세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국내 증시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금투세가 시행되면 자금 이탈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이슈 환율 변동성 등 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리는 오는 18일(현지시각)까지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FOMC 9월 정례회의 전까지 여러 지표에서 경기 침체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돼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며 “이때도 미국 증시가 전고점을 먼저 넘어서고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생겨야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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