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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반 세기 만에 파업 가능성 나오는 美 항만 업계, 글로벌 공급망 타격 줄까2024.09.23 PM 09:38
미국 양대 항만 노조로 꼽히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The 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ILA)가 47년 만에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파업이 일어난다면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저지주 엘리자베스의 뉴욕항과 뉴저지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고 있다. /AP
22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LA는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30일까지 미국해운연합(USMX)과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8년 ILA는 고용주 단체인 USMX와 ‘마스터 계약’을 체결했었다. 양측이 체결한 기존 마스터 계약에 따르면 인간 근로자가 개입하는 항만 자동화 설비 도입은 허용하지만, 인간과 어떠한 상호작용도 없는 완전 자동화 항만 설비의 도입은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ILA는 항만운영사인 APM 터미널과 그 모회사인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가 자동화 로봇의 일종인 ‘자동 게이트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 6월 초 USMX와의 예정된 협상을 취소했다.
ILA는 미 동북부 메인주부터 걸프만 텍사스주까지 미국 대서양 연안 14개 항구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만 명이 가입된 노조다. 1977년 이후 파업을 벌인 적이 없던 ILA가 당장 내달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ILA에 해당하는 항구들은 미국 전체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이 시작되면 미국 수입 물량의 43~49%가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도 연쇄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수입 업체들은 파업 가능성을 높게 보고 수백만 달러어치의 전자제품과 연휴 용품, 자재 등을 급히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공급망에 혼란을 줄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라 물가도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급망 혼란이 원자재 수입, 제품 수출 및 배송 비용을 급등시키기 때문이다. 소비자 브랜드 협회 부회장 톰 마드렉키는 “모두가 파업을 원하지 않지만, 그것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파업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나단 골드 전미소매연합(NRF) 공급망·관세 정책 부회장은 “소매업체들은 항만노조 계약 협상 중단으로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 연안 항구에서 파업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미 일부 해운사들은 미국 동부 선적 물량을 서부 항만으로 돌리기 시작했지만, 미국 전체 화물 컨테이너 선적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동부 해안·남부 멕시코만 물량을 서부에서만 소화하긴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의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자동화 설비 도입 문제로 파업에 나서면서 화물 처리가 지연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당시 120억 달러(약 16조404억원) 이상의 무역이 중단됐었는데, 이번 파업은 그보다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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