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强달러가 국익' 클린턴의 이 정책이 트럼프 키웠다2024.10.08 PM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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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부 출입했던 블룸버그 기자, 역대 재무장관들 달러 정책 돌아봐
 
 




달러 전쟁

살레하 모신 지음|서정아 옮김|위즈덤하우스|360쪽|2만1000원

“중국이 하는 짓을 보세요. 일본이 수년간 해온 짓을 보세요. 환율 평가 절하로 장난칩니다. 우리는 바보처럼 보고만 있습니다.”

2017년 1월 말, 당시 취임 9일 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입에 글로벌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 말의 배경엔 중국, 일본 등이 일부러 자국 통화는 약세, 달러는 강세로 만들어 미국 제조업을 망가뜨렸는데, 되돌리려면 ‘약(弱)달러’가 좋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1990년대 이후 20년 넘게 미국이 명시적으로 표방한 ‘강(强)달러’ 정책을 서랍 깊숙이 넣겠다는 말로 들렸다.

워낙 변덕이 심한 트럼프의 말이라고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마저 “달러 약세가 미국에 좋다”라고 했다. 재무장관으로 ‘달러 수호자’ 역할을 맡은 므누신은 트럼프 비위를 맞추면서도, “대통령은 시장 개입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시장을 달래는 등 줄타기를 해야 했다.

이 책 저자인 살레하 모신(Mohsin)은 경제 매체 블룸버그의 기자다. 2016~2022년 백악관 경제 파트와 재무부를 담당했다. 그는 역대 재무장관들이 지키려던 달러 가치의 역사를 그들을 주어로 해서 풀어 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세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강한 달러가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는 클린턴 정부의 구호를 부정하며 약달러가 미국에 이득이 된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달러는 80년 전인 1944년 미국 뉴햄프셔의 휴양지 브레턴우즈에 모인 44국 재무 관료 앞에서 금과 동급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 대가로 헨리 모겐소 재무장관은 달러 가치를 금 1온스당 35달러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자는 “이 결정으로 달러는 영어만큼이나 중요하고 우세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했다.

금값에 고정됐던 달러 가치는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지 않겠다고 하자 시장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재무부는 달러 가치를 통제하고 싶었다. 1985년 제임스 베이커 재무장관은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 일본·서독·영국·프랑스 등 4국 재무장관과 비밀리에 만나 달러 가치를 낮추는 걸 관철시켰다. ‘플라자 합의’다. 2년도 안 돼 달러 가치가 40%나 폭락하자, 1987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장관들을 다시 만나 달러 가치를 높이자고 했다.

그런데 달러 시장이 점점 커져 ‘팔 비틀기’ 개입은 안 먹히게 됐다. 현재 하루 달러 거래액은 6조6000억달러가 넘는다. 미국 외환안정기금은 400억달러쯤이다. 달러 시장에 돈 풀어 개입하는 건 비유하자면 새 떼 방향을 바꾸려고 부채를 드는 것만도 못하다.

그래서 1990년대 들어 달러 안정을 위해 말로 강달러를 선언하는 정책이 나왔다. 클린턴 정부 두 번째 재무장관이 된 로버트 루빈의 팀은 1994년 백악관에 모여 ‘강한 달러가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A strong dollar is in our national interest)’는 구호를 만들었다. 저자는 “전 세계 투자자에게 미국 경제의 힘을 믿어도 좋다고 안심시키는 포고령이었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달러 약세로 갈 때도 있었지만, 루빈과 후임자들은 이 말을 되풀이했다. 루빈 팀에선 래리 서머스, 티머시 가이트너 등이 뒷날 재무장관에 올랐다.

강달러로 미국에 돈이 몰려와 월가는 낮은 금리로 쉽게 돈을 벌 수 있게 되자 환호했다. 소비자는 싸게 해외 물건을 샀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컸다. 수출 경쟁력이 없어진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인디애나 등 ‘러스트 벨트’ 제조업 공장들은 문을 닫았다. 지역 일자리는 사라졌다. 20여 년이 흘러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며 인기를 얻었다. 민주당 클린턴 정부에서 굳건해진 강달러 정책은 역설적으로 공화당 출신 트럼프의 ‘약달러가 좋다’는 주장이 파고들 수 있는 토양이 됐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선 여전히 ‘달러 약세가 미국 수출에 좋다’는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맞붙는다.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달러가 강세로 갈지, 약세로 갈지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저자는 “강한 달러는 강력하고 튼튼한 경제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경제는 흔들리는 진자와 같다. 한쪽으로 쏠리면 균형을 찾는 힘이 있다. 그 중심을 잡아주는 건 경제의 튼튼한 기초 체력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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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칼럼 (24.10.07)
 
https://www.bloomberg.com/opinion/articles/2024-10-07/fed-cuts-two-jumbos-were-too-much-to-hope-for
 





왕의 귀환

강력한 미국 경제 지표의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달러화의 귀환입니다. 금요일 거래에서 블룸버그 달러 스팟 지수는 8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올해 상승분을 거의 다 잃을 뻔했지만, 이제 상황은 다시 반전되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의 대규모 금리 인하와 더 빠른 금리 완화 사이클에 대한 기대는 어두운 전망을 강화했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다시 불확실해졌습니다. 9월 고용 보고서 발표와 함께 다음 달 50bp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달러화를 지지하는 다른 요인들도 작용했습니다. 여기에는 강한 9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 PMI,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은행(BOE)의 비둘기파적 신호, 그리고 중동에서의 적대감 고조로 인해 달러의 안전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더욱 커진 점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달러화 강세는 신흥 시장에서의 매도세로 이어졌으며, JP모건의 신흥시장 외환 지수는 6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번 랠리는 유럽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 의해 촉진되었습니다. 유럽과 미국에 대한 상반된 시장 심리에도 불구하고, Capital Economics의 요나스 골터만은 자금 시장에서 예상되는 금리 인하 속도는 연준과 ECB에서 대체로 비슷하고, BOE에서는 약간 더 느리다고 언급합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 경제가 훨씬 강하게 보이는 상황에서 상대적인 금리 차이가 당분간 달러화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의 세계 금리 확률 지표(Bloomberg World Interest Rates Probability function)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보여주며, 향후 12개월 동안 두 중앙은행이 동일한 경로를 밟을 것으로 현재 예상하고 있습니다.
 




달러화의 강세는 거의 20년 동안 지속되어 온 상승 흐름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강력한 미국 경제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운동 중에 주장한 것처럼 달러화가 과대 평가되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일까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과대 평가된 통화는 수출을 비싸게 만들고 수입을 저렴하게 만들어 무역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제조업 부문에 부담을 주고,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달러화가 거의 40년 전의 플라자 합의 당시처럼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트럼프와 같은 관세 지지자들의 우려를 강화합니다.
 




이번 분기의 달러화 강세는 일본 엔화의 상황과는 거의 정반대입니다. 정치적 요인이 엔화 약세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신임 총리 이시바 시게루는 이전에 매파로 평가되었으나, 최근 일본은행(BOJ)의 통화 정책 정상화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엔화에 대한 투기적 매도가 다시 급증했습니다.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두 통화는 8월 초의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일본은행의 드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붕괴를 초래했습니다.
 




이번 여름은 엔화에게 있어 극적인 시기였습니다. Gavekal Research의 차트는 6월 이후 엔화 움직임을 주도한 사건들을 보여줍니다.
 




이시바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대한 설명 중 하나로, Gavekal의 우디트 시칸드는 일본이 '마러라고 합의'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이는 플라자 합의와 유사하며,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기초한 시나리오입니다. 트럼프는 달러화 약세를 선호하면서도, 통화 가치를 상승시키는 관세 인상을 지지합니다. 트럼프가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과 대규모 협상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습니다.
 
※ 마러라고 :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리조트

"이런 경우, 일본은 여전히 크게 저평가된 엔화를 가진 상태로 협상 테이블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이시바가 중요한 이슈로 여기는 미일 간 불평등한 동맹 관계를 개선하는 문제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가능성에서 비롯된 핵심 요점은 이시바가 외교 정책에 대해 큰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국내 경제 정책은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이시바가 직무에 적응하는 동안, 그는 미국의 금리 전망과 선거 상황을 주시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연준의 대규모 금리 완화 기대가 사라지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까지는 정치적 요인이 더 중요한 변수입니다. Bannockburn Global의 마크 챈들러는 이번 달러화 강세가 조정 국면으로 보이며, 몇 주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후의 상황은 11월 5일 미국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더욱 명확해질 것입니다.
 
 
— 리처드 애비 (Richard Ab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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