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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투자노트] 출렁이는 중국 증시, 장기 투자하려면 해결돼야 할 요소들2024.10.11 PM 06:35
단기적 트레이딩은 유효한 전략이나
앞으로도 매력적인 시장 되려면 실물 경제가 중요
트럼프 리스크 등 미국 대선도 넘어야 할 산
들끓던 중국 증시가 한숨 쉬어가는 가운데 장기적인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물 경제 반등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은 데다가 다음 달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라는 큰 산이 있어서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가 예정돼 있어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이 9월 24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며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은 은행의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오는 12일엔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이 ‘역주기조절 강도 강화와 경제 고품질 발전 추진’ 상황을 브리핑한다. 역주기조절이란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 금리 인하 등으로 완화하고, 상승세가 과열되면 열기를 식히는 거시경제 정책이다.
증권가에선 오는 12일 발표가 임박한 만큼 여전히 중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중국 증시의 오름세가) 가파르지는 않더라도 정책 강화 움직임이 지속될 예정이라 향후 1~2개월은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중국은 지준율을 낮추면서 1조위안(약 19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준율이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자금의 비율로, 지준율을 낮춘다는 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뜻이다. 또 정책 금리·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를 위한 자금 투입 등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조정하자, 재정 정책이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재정부장이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발표하기 전후로 증시는 급등했다. 부양책 발표 전인 지난달 20일부터 국경절 연휴(이달 1~7일) 직전인 9월 30일까지 MSCI중국지수는 30.5% 올랐다. 이 외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들의 주가가 반영된 선전종합지수는 29.0%, 상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은 25.5%, 상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으로 구성된 상해종합지수는 21.9% 상승했다. 10일 동안 20~30%가 뛴 것이다.
하지만 급등 움직임은 지난 9일을 기점으로 일단 멈췄다. 연휴가 끝난 이달 9일(현지 시각)엔 선전종합지수는 8.15%, CSI300은 7.05%, 상해종합지수는 6.62% 떨어졌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경기 부양책에 대해 실망한 매물이 나왔다고 해석했다.
결국 부양책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선 실질적인 경기 반등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온다. 먼저 현재까진 뚜렷한 경기 반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8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산업생산은 4.5% 상승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소매판매 2.5%, 산업생산 4.8%)보다 못한 수치다. 부동산 경기 침체도 여전하다. 올해 1~8월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전년 대비 1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치적 불확실성 역시 중국 경기의 걸림돌이다. 다음 달 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이는 미국의 대중 외교 노선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벤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중국 제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6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 부과를 공약한 바 있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대선 결과로 대중 외교 전략이 확정된다면 미국과 동조하는 국가들의 대중 외교 노선도 변화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트럼프 2기가 실현된다면 미·중 간의 적대적 관계는 훨씬 더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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