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엔허투’도 뚫었다...알테오젠, 日에 4000억 규모 기술 수출2024.11.08 PM 02:12
다이이치산쿄에 SC제형 전환 플랫폼 기술수출
알테오젠이 일본 제약회사 다이이치산쿄와 손잡고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에 나선다. ADC를 SC 제형으로 개발하는 것은 전 세계 최초다.
이로써 미국 머크(MSD)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이어 다이이찌산쿄의 ADC 기반 항암제 ‘엔허투’까지 한국의 SC 제형 전환 기술을 도입하게 됐다.
정맥주사(IV) 제형의 항체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바꾸면 항암제의 부작용은 줄이면서 약효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향후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알테오젠은 다이이치산쿄와 SC 제형 기술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에 대한 독점적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은 2000만달러(약 280억원)다. 제품 개발과 허가, 판매 실적에 따라 총 2억8000만달러(약 3917억원)를 받게 된다.
다이이치산쿄는 ALT-B4를 자사 후보물질들에 적용해 피하주사제로 개발하고 이를 전 세계에서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임상시험에 쓰일 시료와 최종 허가된 제품에 들어갈 ALT-B4는 알테오젠이 직접 생산한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8일 매일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엔허투의 SC 제형 변경은 ADC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고농도 사용에 의한 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ADC 매출 1위 다이이치산쿄가 굉장히 파이오니어(pioneer·선구자)적인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엔허투의 SC 제형 변경이 향후 ADC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허투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 신약 치료제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링커로 결합하고 항체가 단백질을 공격하도록 유도해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기술로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ADC는 타깃을 찾아가는 항체, 암세포를 죽이는 독성물질인 페이로드, 항체와 페이로드를 연결해 주는 링커로 구성된다. 문제는 페이로드의 독성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ADC는 페이로드의 독성 문제로 용량을 많이 못 올리는 게 한계였다”며 “페이로드에 의한 독성 문제만 해결할 수 있으면 용량을 더 올릴 수 있는데, 대게 여기서 컴프로마이즈가 생긴다. 그런데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면 용량을 더 올리면서 독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 기반의 제형 변경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전 세계에서 미국의 할로자임과 알테오젠 두 곳뿐이다. 알테오젠의 ALT-B4는 할로자임의 플랫폼보다 기술과 특허 경쟁력에서 모두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우선 열 안정성과 면역원성(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성질) 등이 더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대표는 “히알루로니다제 PH20과 비교해 ALT-B4를 섞었을 때는 중화항체(NAb)를 비롯해 약물에 대한 항체(ADA)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DA는 단백질의약품을 외부물질로 인식하고 면역체계가 작동해 이에 대응하는 항체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약물의 안정성과 효능, 지속성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특허에 있어서도 알테오젠은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할로자임은 이미 머크 경쟁사 BMS의 옵디오와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엔허투의 타깃 바이오마커인 허투(HER2)와 관련해서도 할로자임은 이미 로슈와 독점계약이 돼 있다. 다른 회사가 BMS와 로슈의 치료제와 동일한 표적에 작용하는 후보물질을 개발해도 기술이전을 할 수 없다. 머크와 마찬가지로 다이이찌산쿄 역시 알테오젠과 손을 알테오젠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테오젠은 ALT-B4를 활용한 기술수출 계약 대부분이 항체 타깃에 대한 독점 계약이 아닌 품목에 대한 독점 계약이다. 바이오시밀러 이외에도 다양한 바이오 신약으로 확장이 가능한 셈이다. 박 대표는 “특허적인 측면에서도 물질특허가 길기 때문에 특허 연장을 원하는 빅파마들에게 소구할 수 있다”며 “특허 장벽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특허 출원과 함께 우리가 알고 있는 보완점을 위해 현재 공동연구 등을 통해 ALT-B4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방암과 위암 등에 사용되는 엔허투는 모든 암을 타깃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DC 시장 규모가 2028년 280억달러(3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허투는 오는 2030년 연매출이 2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보수적으로 80%만 SC 제형으로 전환된다고 가정할 때 5% 로열티를 적용하면 알테오젠이 매년 7000억~8000억원을 수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알테오젠은 키트루다와 엔허투만으로 연 2조에 가까운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다.
#ADC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