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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 시리아 내전 다시 불붙나…반군, 정부군 ‘승리 상징’ 알레포 장악2024.12.01 PM 07:22
이슬람국가(IS) 배태한 HTS를 튀르키예가 지원
가자·우크라 전쟁에 시리아의 동맹들이 발 묶여
시리아의 제2도시 알레포를 30일 전격 점령한 반군 병사들이 시내에서 시민들과 함께 시리아 국기를 펼쳐 들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슬람주의 반군이 시리아의 제2도시 알레포를 장악해 최근 소강상태였던 시리아 내전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가자 전쟁에 이은 이번 사태로 중동 분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30일 이슬람주의 반군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이하 하이아트)이 알레포의 “대부분”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아사드 정권은 반군이 “알레포와 이들리브 전선을 여러곳으로부터 폭넓은 공격”을 했다며 전투는 “100㎞가 넘는 좁은 지구에서”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이아트는 거점인 이들리브에서 북쪽의 알레포와 남쪽의 하마 등으로 진격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전했다. 영국에 본부가 있는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반군의 공세에 따른 교전으로 민간인 20명 등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테러분자들의 공격이 아무리 거세도 동맹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그들을 패퇴시키고 제거할 역량이 있다”고 다짐했다.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자국 공군이 반군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군의 알레포 공습은 2016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알레포는 아사드 정권이 2016년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반군으로부터 탈환한 도시로, 아사드 정권의 ‘사실상 내전 승리’를 상징하는 곳이다.
알레포를 다시 빼앗긴 것은 아사드 정권에 큰 타격이다. 중동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을 계기로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초기에 아사드 정권이 고전하다가, 러시아 및 이란의 지원으로 아사드 정권이 대부분의 지역을 재장악한 뒤 2020년에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됐다. 하지만 튀르키예와 접경한 북서부는 반군 세력이, 동부는 쿠르드족이 점령하고 있다.
하이아트는 2015년에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준국가 수준까지 커졌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단체다.이 단체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2011년에 만들어진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누스라전선’이 전신이다.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급속히 세력을 확산한 누스라전선은 알레포와 이들리브에서 거점을 굳혔다. 이슬람국가 지도자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는 이들을 2013년 4월 ‘이라크레반트이슬람국가’(ISIL)로 통합했고, 바그다디는 이듬해 6월에 ‘이슬람국가’를 선포했다.
누스라전선의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골라니는 통합에 반대해 참가하지 않았고, 2016년에는 알카에다와도 결별해 하이아트를 결성했다. 하이아트는 북부 이들리브를 차지하고 사실상 이 지방에서 정부 노릇을 해왔다.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 신입 대원들이 훈련의 일환으로 모의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 2018년 촬영. © AFP via Getty Images
튀르키예의 후원을 받아온 하이아트가 이번에 알레포를 전격 공격해 아사드 정부군을 패주시킨 사태는 가자 전쟁 및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작용했다.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러시아 그리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란이 전쟁으로 발목이 잡힌 틈을 타서, 하이아트가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고 공격을 감행해 성공한 것이다.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며 독립을 추구해온 쿠르드족을 견제해왔다. 쿠르드족은 시리아와 이란, 이라크, 튀르키예에 걸친 지역에서 살며, 이들의 독립 추구를 튀르키예는 경계한다. 하이아트의 득세는 이스라엘에도 자신들에 적대적인 아사드 정권을 견제하는 기회이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숀 서벳 대변인은 미국은 “테러 단체로 지정된 세력”의 공세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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