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12월 31일2016.01.01 AM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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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날이다.

구직을 하러 간 곳에서는 채용시킬 생각도 없으면서 말을 늘어놓더니

같잖은 설교까지 들었다.

난 당신의 학생도 아니고 아는 사람도 아닌데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추천으로 간 곳이라 말할 수 없었다.

아버지 아는 사람이라 늦지 않으려고 준비도 하고 어정쩡하게 잠들까봐 잠도 안자고 갔었는데..

억울한 마음으로 밥을 먹는 도중

입원해있던 반려동물이 곧 죽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바로 갔지만 마지막을 지켜보지 못했다.

늦어버렸다.

근 7년을 함께한 우리 토끼

잘해준 게 없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동물병원비를 돌려받는 걸 계산하는 나도 싫었다.

병원비가 백만원이 나왔었는데 70만원 가량의 돈을 돌려받았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빨리 가버린 것인지..미안한 마음

죄책감이 나를 짓눌렀다.

데리고 와서 집 옥상에 묻어줄 준비를 하면서

심신이 다 지쳤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여러가지 도구를 옮기다가 급격하게 지쳐버렸고

준비를 마치고 동생과 함께 마지막으로 묻을 생각에 일단 샤워를 마치고

옆에 두고 잠시 잠을 잤다.

동생에게 뭐라고 얘기해야할까..토끼를 가장 좋아했던 건 동생이었다.

퇴근 후 동생에게 하늘나라로 간 얘기를 전하고 서로 돈없는 인생과 좆같음을 토로하는 시간을 갖고

제대로 묻어서 우리 토끼를 보내줬다.

미안했고 미안했다.

그동안 못해준 것이 많이 떠올랐다. 잘해준 게 별로 없었고 그냥 집에서 키우기만 했다.

어디 데리고 나가지도 못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여러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

옥상에서 내려와 TV를 켜고 컴퓨터를 하던 중

Happy New year란다.

전혀 happy하지도 않고

눈에 보이는 앞날때문에

New하지도 않았다.

그냥 1년이 시작 될 뿐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댓글 : 2 개
아버지아는사람이고 추천으로갔는데 같잖은소리를 -:
두번다시안볼생각인가
  • Ka-ye
  • 2016/01/01 AM 06:09
다른건 상황을 모르니 일단 넘겨두고,
반려 동물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내년엔 더 좋은 일이 있으실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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