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ㅋㅋㅋ] 군견은 이렇게 만들어진다2012.06.13 PM 06:17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군견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2011년 미 공군 군견병원에서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 테러와의 전쟁에 참전한 군견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해 본 결과 폭발, 충격, 폭력에 노출된 군견들 중 약 5% 정도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보였다.
 
 
군견의 이상 징후를 보면 사람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군견들은 그간 훈련받았던 업무 수행을 거부 하던가(명령거부), 과다 경계, 군견병에 대한 공격행동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군견들이 전쟁터로 계속 보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1년 7월 미국은 아프간에서 병력을 점진적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군견은 오히려 더 증파시키는 지경이다(아프간 주둔 군견을 350마리에서 650마리로 늘렸다). 왜 그런 걸까? 바로 군견의 탁월한 수색, 추적, 탐지 능력 때문이다.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횡행하고 있는 IED(급조폭발물)에 대응책 중 하나가 군견을 활용한 폭발물의 탐지였기 때문이다. 군견 1마리는 1개 소대병력(약 3~40명)과 맞먹는 수색탐지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군견의 역사
 
 
인간과 개의 역사를 더듬어 본다면, 그 첫 시작은 ‘쥐’를 잡기 위한 용도였다. 인간이 군락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쥐들이 들끓기 시작했고, 이런 쥐를 잡는데 천부적인 능력을 발휘한 것이 개였다. 뒤이어 사냥에도 재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고, 개가 가지고 있는 수색탐지, 추적 능력은 사냥과 전쟁에 줄곧 활용되게 된다. 심지어는 <전차공격용 군견>까지 등장하게 된다. 2차 대전 당시 소련군은 독일군의 전차를 공격하기 위해 폭탄을 몸에 두른 군견을 독일군 전차 밑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다(훈련방식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은데,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생각하면 된다. 소련군은 군견들을 전차 엔진을 시동 걸게 한 뒤 전차 바닥에서 밥을 준 것이다. 당연히 전차 엔진 소리가 들리면 전차 바닥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소련군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군견을 활용한 예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다. 인류 역사에서 등장한 대부분의 군견들은 특유의 능력(수색과 탐지능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한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으로서는 언제나 전쟁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고, 일찌감치 군견을 양성, 활용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일치하게 된다(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춘천 ‘제1 군견 교육대’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군견대국(軍犬大國)이다. 육군 700여 마리, 공군 530여 마리, 해군/ 해병대 160여 마리 등 약 1,400여 마리의 군견을 운영 중에 있다. 세계 어느 나라 군대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많은 양의 군견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65만에 이르는 대병력은 운영하고 있고, 분단국가라는 안보적 현실을 고려해보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현실이다. 그럼 군견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것일까?
 
군견의 탄생
 

- 너 뽀삐 중사님에게 경례 안 해? 이게 빠져가지고...너보다 계급이 위인 분이시잖아!
 
군대를 갔다 온 남자라면, 다들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군견 운영부대에 전출을 간 이등병이 군견에게 경례를 안 했다는 이유로 고참에게 ‘갈굼’을 당했다는 ‘풍설’인데, 이게 사실일까? 실제로 대한민국에는 ‘소위’ 계급장을 단 군견이 있다(이미 죽었지만).
 
 
1990년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제4 땅굴이 발견됐다. 이때 땅굴 소통작전에 투입된 것이 군견인 ‘헌트’였다. 북한군이 파 놓은 땅굴을 수색하러 들어간 헌트와 군인들. 그러나 북한군이 설치 해 놓은 부비트랩을 발견한 헌트는 그대로 폭사하게 된다. 그 덕분에 1개 분대원들은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 작전에서 공을 세운 헌트는 소위로 추서(追敍 : 죽은 뒤에 관작을 높여줌) 되었고, 제4 땅굴 앞에 헌트의 묘지와 동상이 세워졌다. 이렇게 보면, 대한민국 군견들에게는 계급이 부여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계급이 부여 된 개는 헌트가 유일한 예이다(그것도 추서이다). 우리나라에서 군견들은 계급이 없다. 그럼 법적으로 이들의 신분은 어떻게 정의될까? 바로 ‘군용물’로 분류된다. 말 그대로 ‘물건’인 것이다. 군견병이 군견을 때리거나 학대할 경우 하극상이 아니라 ‘군용물 손괴죄’로 처벌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럼 군견은 어떻게 태어나고, 만들어지는 것일까?(만들어진다는 표현이 더 적확할 것이다) 한 해 수 백 마리의 ‘예비 군견’들이 태어나지만, 이들 중 군견으로 선발되는 비율은 상당히 낮다. 평균 80%의 탈락률을 보인다(합격률이 고작 20% 수준이다). 이들은 강아지 때 예비심사를 거치는데, 사람에게 흥미를 보이고 잘 따르거나, 공에 대한 흥미가 없는 경우 가차 없이 탈락이 된다(공은 군견을 훈련시킬 때 보상으로 사용되는 것이기에 공에 대한 흥미가 없으면 군견을 훈련시키기 어렵다). 사람을 잘 따른다는 게 흠결인 것일까?
 

- 사람을 지나치게 잘 따르면, 임무에 지장을 줄 수도 있고, 만약 군견병이 제대 했을 경우 통제하기가 어렵다.
 

라는 이유에서이다.
 
 
실제로 군견 1마리가 평생 동안 파트너로 삼는 군견병은 평균 4~5명이다. 군견이 전(前) 군견병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다른 군견병을 따르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세금 낭비가 되는 것이다(군견 1마리를 키우는데, 평균 5,0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이런 이유로 진돗개가 군견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진돗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으로 유명한 개가 아닌가? 실제로 진돗개를 데려와 군견훈련을 시킨 적이 있었는데, 너무 예민하고(사냥본능이 너무 강했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군견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군견으로 활용되는 품종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활약하는 군견들은 크게 3종류로 분류할 수 있는데,
 

- 수색, 추적, 경계, 탐지임부를 수행하는 독일산 셰퍼트 (군견의 대명사이다)
- 수색, 추적,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벨기에산 벨지움 말리노이즈 (추적속도가 빠르다)
- 폭발물 탐지를 담당하는 영국산 라브라도 리트리버 (사람이나 동물에 대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3종류가 군견의 대표 견종이라 할 수 있겠다.
 
군견으로서의 훈련활약그리고 죽음
 
남자들이 군대에 입대하고 나서 하는 훈련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기초 체력훈련(주로 산악에서), 주특기 훈련(탐지나 추적), 그리고 헬기 레펠과 수중 침투, 수색 훈련 등등 특수부대 요원들이 받아야 할 모든 훈련들을 다 받게 된다. 이렇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기 때문에 군견들의 수명은 일반 애완견보다 훨씬 짧은데, 평균 8년 정도의 수명을 살게 된다. 여기서 안타까운 사실 하나를 말해야겠는데,
 

- 군견으로 퇴역 판정이 나면, 안락사를 시키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군견으로 활동하진 못하지만, 일반견으로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에도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안락사를 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8년 정도 복무하고 나서도 이후 최소 1~2년 간 더 생존할 수 있음에도 죽이는 것이다). 왜 그런 걸까? 국방부의 논리는 간단했다.
 

- 이런 훈련된 개를 민간에 보냈을 경우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라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논리이다.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퇴역한 군견을 민간에서 분양받아 나라에 충성을 다한 군견이 그 노후만은 안락하게 보낼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는데, 실컷 이용해 먹을 건 다 이용해 먹고 최후에는 안락사를 시키다니...지금도 아프가니스탄과 레바논에 파견 된 우리 파병부대에는 군견들이 배치 돼 활약을 하고 있다. 우리 장병들의 목숨을 대신해 IED(급조 폭발불)을 수색하고, 혹시 모를 테러에 대비 폭발물 탐지와 수색을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군견들! 평생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 한 이들의 최후가 안락사라니...진정한 의미의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이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하루빨리 제도가 개선 돼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 한 군견들이 그 노년만은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첨언: 아래는 군견 안락사를 방지하는 청원 사이트이다. 한번 들러서 군견과 경찰견의 실태를 확인해 보고, 제도적으로 개선할 부분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 : 7 개
참 우리나라는 쓰고 버리는걸 잘하는거같네요 윗대가리님들이 ㅎㅎ
한 여름에 군견 세퍼트랑 수색 나갔는데 개가 사람 보다 먼저 지쳐서 뻗어가지고;;
그늘에서 잠깐 쉬게 해주니까 땅을 벅벅 파더니 들어가서 잘려고 하질 않나
작전 중이라 말은 할 수 없고 군견병이 목줄 같은걸로 톡톡 때리기만 하는데
정 안될거 같아서 결국 군경병이 그냥 들고 나와버렸던...;;
진짜 쓰고 버리는건 정말 잘하네.
좋은 글 감사합니다. 93년 전방 수색대대에서 군견병의 근무한 제 경험에 비추어볼 때 너무도 반가운 글이 아닐 수 없네요.

지금은 바꼈는지 모르지만, 제가 군견 교육을 받을 때만해도 군견 훈련소에서 퇴역 판정을 받은 군견은 안락사가 아닌 '감전사'를 당해야 했습니다.

즉, 군견 의무실에 들어가서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220볼트 전기선을 항문에 꽂아 감전사를 시키는 것입니다. 다만 지도병(군견병을 지도병이라고 합니다)이 병장급 정도가 되면 PX에서 담배 등을 사다가 의무병에게 줘서 자체적인 안락사를 부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의 안락사는 것은 안정제를 주사로 놔줘서 잠들게 한 뒤에 감전사를 시키는 것이죠. 94년도까지는 그렇게 안락사(?)를 당한 군견을 해당 지도병이 리어카에 싣고 거적을 덮어서 군견훈련소에 마련된 군견용 공동묘지로 데려가서 직접 묻어줬습니다. 물론, 그날 지도병은 하루종일 우느라고 저녁도 못 먹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그 뒤에 훈련소에 마련된 군견용 공동묘지의 부지가 모자르게 되어 모두 화장 처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전역하면서 뒤에 두고온 제 딸네미(암컷 군견을 이렇게들 불렀습니다)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개 쓰레기 논리와 정책은 참 잘하는 윗대가리들
나라별로 군견에 대한 취급과 군인에 대한 취급이 똑같네요 -_-
우리나라는 상이군인, 참전용사, 전역자에 대한 대우와 인식이 뭣같죠
미국은 퇴역한 군견조차도 저렇게 잘 챙겨주네
미국이란 나라는 맘에 안드는짓도 많이 하지만
나라를 위해 싸운 군인에 대한 대우와 인식은 본받을만 한것같음
참고로 2차대전대 러시아에서 사용했더 자폭견들은 금방 퇴역했다고하네요 이유가 훈련을 러시아 탱크로 해서 막상 독일제 탱크가 와도 멍때리다가 러시아탱크가 오면 바로 달려들어서 러시아 탱크가 오히려 역관광 당해서 자폭견 작전은 바로 패기했다고 알고있습니다...ㅎ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