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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이스 8 다나의 라크리모사 PS4판.2017.06.16 PM 11:48
이스 8 다나의 라크리모사 PS4판
플레이 시기 - 2017년 6월 초
플레이 타임 - 35시간
이스 8은 처음 발표때만 해도 플4 비타 멀티 플랫폼을 목표로 하던 작품이었습니다만 이후에 비타 선행 발매 후 플4 발매로 계획이 바뀌면서 작년 7월 비타판이 먼저 발매되었습니다. 팔콤이 이전에 비타로 발매한 섬의 궤적 두 편과 도쿄 제나두 덕분에 기대치가 많이 낮아져 있었던데다 플4 멀티를 목표로 했던 물건이었던만큼 개인적으론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결과물은 역대 팔콤 ARPG 중 최고의 작품에 비타로 발매된 모든 작품을 통틀어서도 세 손가락 안에 꼽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조금 긴 로딩만을 제외하면 비타 기준으론 사실상 단점을 꼽을 수가 없을 정도였거든요.
그리고 올해 5월, 도쿄 제나두 ex+가 그랬듯 여러가지 추가요소를 포함해서 플4판이 발매되었습니다. 별 기대 없이 습관적으로 샀다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던 비타판의 경험 덕분에 플4판은 처음부터 많이 기대하고 있었고, 이번에도 그 기대를 충분히 채워줄 정도로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덤으로 해외 발매가 조금 늦었던 비타판과는 달리 이번엔 우리나라에도 동시발매되서 같은 게임을 두번 사는 헛짓은 안해도 되서 좋았어요ㅋ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비타판을 끝내고 나서 한번 정리한 적이 있었죠. 당연한 얘기지만 플4판 역시 비타판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추가요소를 제외한 기본적인 개선점은 뻔한데, 해상도 업에 별 감은 안오지만 배경 오브젝트를 좀 추가했다는 얘기가 있고, 프레임을 많이 안정화 했습니다. 더이상 3장 기어스번과의 보스전에 프레임 드랍이 생기지 않습니다ㅋㅋㅋ 그리고 비타판의 유일한 단점이라 할 수 있던 로딩을 사실상 완전히 해결했습니다. 이제 그 작은 표류촌에서 NPC와 대화한다고 맵 세번씩 이동하면서 로딩 화면을 1분씩 볼 필요가 없습니다ㅋㅋ 사실 비타판도 장르가 ARPG인 덕분에 표류촌을 제외하면 로딩의 단점이 그렇게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플4판은 훨씬 쾌적해졌습니다.
물론 기종이 플4가 되면서 로딩이 해결된만큼 이젠 그래픽으로 욕을 먹게 됐지만요ㅋㅋㅋ 플4 독점으로 개발중인 섬의 궤적 3도 그따위인데 비타판의 업스케일링밖에 안되는 이스8은 오죽하겠습니까.
플4판의 핵심은 바로 다나 플레이의 보강입니다. 비타판땐 말이 좋아 공동 주인공이지 사실상 다나로 진행하는 파트는 그냥 지나가는 스토리 서브 이벤트 수준의 분량밖엔 없었는데, 플4판은 이 점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스토리쪽으론 신캐릭터 이오와 엮인 스토리 이벤트, 정령들을 구출하는 서브 퀘스트가 추가됐으며, 플레이쪽으론 스타일 체인지를 할 수 있게 됐고 지하성당 던전과 보스전들이 추가됐습니다. 또한 비타판에서 과거의 다나는 기본 장비 외엔 따로 장비도 없고 성장도 불가능했는데, 플4판에선 던전을 진행하며 장비도 얻거나 구입할 수 있고, 레벨업이나 비약을 통한 성장도 가능합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다나의 스타일은 본편 파티처럼 밸런스형 이클루시아, 파워형 그라티카, 스피드형 루미너스의 세 가지를 서로 전환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각각의 스타일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파워형쪽은 진짜 지금까지 나왔던 시리즈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묵직하고 튼튼하면서 느려터졌고, 스피드형쪽은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가볍고 빠르게 날아다닙니다. 각 스타일당 기술은 여전히 4개뿐이지만 본편의 다나와는 달리 버프를 통한 추가 효과가 더 붙어있기도 하고, 어쨌든 스타일을 바꿔가면서 플레이하다 보면 전혀 단순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잘 만들어놓은 스타일 시스템을 본편의 다나는 전혀 사용할 수 없다는 건데 스토리 설정이야 어쨌든 이건 좀 많이 아쉽더군요.
추가 던전은 그냥 새로 추가된 다나의 스타일을 즐겨볼 수 있는 정도로 적당한 수준이네요. 다나의 스타일을 이용해서 블록을 부수거나 안보이는 발판을 타거나 하는 식으로 본편의 던전들에 비하면 퍼즐 요소가 더 강하긴 합니다만 딱히 머리를 써야할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총 6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에터니아 퀘스트를 클리어하다보면 다음 계층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보스전은 각 계층마다 해서 총 6번이 있는데 5번의 보스전은 상당히 단순한 편이지만 마지막 보스전은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보스를 클리어할 때마다 새로운 액세서리나 방어구를 얻으며 이는 본편에서도 특수한 소재와 교환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추가된 스토리쪽은 기본적으론 지하성당을 진행하며 알아도 그만 말아도 그만인 에터니아의 과거와 본편 진행하면서 알건 다 알게되는 거목의 진실을 찾는 그런 내용인데 그런것보단, 다나가 현재 시점으로 넘어오기 직전에 해당하는 부분의 스토리가 굉장히 짧고 굵게 인상적입니다. 이미 비타판 시점에서도 충분히 완성돼있던 다나의 캐릭터에 데코레이션을 곁들이는 느낌이랄까요. 전체 스토리로 보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다나라는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그럭저럭 만족스러울 이벤트. 여러모로 플4판 자체가 다나를 위한 확장판이라는게 느껴지는 요소입니다.
본편쪽의 추가점은 자잘하게 많지만 가장 임팩트가 있는건 야간 탐색과 추가 던전입니다. 우선 야간 탐색의 경우 융기 산호의 숲, 쟝다름, 판가이아 대평원에서 캠프를 하고 진행할 수 있는데, 어두워서 야광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맵 자체는 원판과 똑같지만 보물상자가 새롭게 배치되고 무엇보다 적들의 구성과 배치가 다릅니다. 근데 이 다르다는 수준이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예전에 게시판에서 야간탐색판을 사일런트 힐의 이면 세계에 비유한 댓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게 적절하다고 느껴질 수준ㅋㅋㅋ 몹들 구성 자체도 더러운데 그 몹들을 플4에서 프레임 드랍이 올 정도로 미친듯이 쏟아붓습니다. 처음 경험해보면 이건 뭐 당황스러운걸 넘어서서 황당해질 정도에요. 무슨 디아3 대균열의 ARPG판을 보는 느낌으로 정신없이 싸우게 되는데, 몹 숫자도 숫자지만 구성도 정말 더럽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면 진짜 고생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클리어 후엔 과거 다나편의 지하성당이 옛 지하성당이란 이름으로 개방되는데 여긴 저 야간탐색을 뛰어넘는 생지옥이 펼쳐집니다ㅋㅋㅋ 원판에 있었던 퍼즐요소도 몽땅 날려버리고 그 넓은 던전을 몹들로만 가득채워놨는데, 와 이건 진짜 말이 없고 ARPG 팬이라면 꼭 한번 경험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게임들의 수많은 보너스 던전을 돌아봤지만 이 던전은 진짜 신선한 충격이었거든요ㅋㅋㅋ
어쨌든 원판처럼 총 6층으로 구성된 던전을 무쌍 수준으로 쏟아지는 준 보스급으로 더러운 몹들, 재탕 보스들과 싸우며 칙칙한 BGM과 함께 회복 포인트도 없이 돌게 됩니다. 물론 세이브 로드는 자유롭고 던전에서 회복이 가능하게 해주는 모험구도 존재하기 때문에 노멀 정도 난이도에선 시간만 있다면 별 문제 없이 클리어 가능합니다. 마지막 층에선 재탕이 아닌 본편 최강의 추가보스와 싸우게 되며 이녀석을 해치우면 추가요소의 하나인 캐릭터들의 공격 타입을 바꿔주는 액세서리를 마침내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광고만 해놓고 본편에서 안보이길래 도대체 언제 나오나 했더니 이런데 박아뒀더라고요ㅡㅡ 이놈까지 잡은 시점에서 더이상의 도전요소는 없기 때문에 사실상 2회차 특전이나 다름없는 요소죠.
아, 참고로 야간탐색과 추가 던전의 경우 보물상자나 맵 달성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광고하던 새로운 요소 중 하나인 제압전은 비교적 심심한 편입니다. 일단은 요격전처럼 여러 버프를 받으며 나는 횃불 피우고 둥지를 부수고, 적은 둥지를 지키고 횃불을 공격하는게 기본입니다. 횃불은 주변의 적들과 둥지를 약화시키며 둥지를 부수면 더이상 거기서는 적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모든 둥지를 부수거나 모든 페이즈가 끝나면 보스가 등장하고 보스를 해치우면 클리어가 됩니다. 마지막 스테이지 가서는 야간탐색이나 숨겨진 던전 못지 않게 적들을 쏟아붓긴 합니다만 스테이지도 적고 애초에 이쯤 오면 보상도 별 감흥이 없게 되서 스토리를 진행하며 플레이하는 요격전에 비하면 아무래도 임팩트가 적습니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자잘하게 많습니다. 약간의 스킬 밸런스 조절이라던가, 새로운 시스템과 엮인 새로운 퀘스트라던가, 새로운 장비라던가, 월척 낚시라던가, 일러스트 및 이벤트를 볼 수 있는 갤러리 모드라던가. 타임 어택의 경우 비타판에서는 표류촌에서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플4판에선 메인화면으로 빠졌습니다. 파티는 1명부터 3명까지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며, 물론 플4판에 추가된 에터니아쪽 보스나 보너스 던전의 보스와도 싸울 수 있습니다.
이스8의 비타판을 클리어했을 때의 개인적인 평가는 10점 만점에 9.5점 정도. 그야말로 비교 대상이 거의 없을 수준의 물건이었지만, AAA급 대작들이 널려있고 그래픽이 중요한 평가요소인 플4에서 상대 평가를 한다면 7.5에서 8점 정도를 주고 싶네요. 근데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봐서 그렇다는거지 비타판때 그렇게 좋았던 작품을 더 개선한 작품인만큼 굉장히 만족스럽게 플레이했습니다. 특히 장르를 일본산 ARPG로 한정하면 블러드본/다크소울3과 킹덤하츠 시리즈를 제외하면 최고로 꼽고 싶을 정도에요. 비타판때도 그랬지만 플4판을 끝내고 나니 구작의 리메이크든 신작이든 플4로 나올 다음 이스가 진짜 기대됩니다. 암만 빨라도 2년은 걸릴테니 그땐 중소기업 기술력 핑계대지 말고 투자 좀 제대로 해서 그래픽도 어느정도는 봐줄만한... 최소한 플4 초기에서 중간은 가는 수준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그럴리가 없다는건 팬도 안티도 팔콤 스스로도 다 알고 있다는게 문제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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