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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킹덤 하츠 멜로디 오브 메모리2020.12.07 PM 10:27
킹덤 하츠 멜로디 오브 메모리
플레이 시기 - 2020년 11월
플레이 타임 - 20시간
2002년 시작된 킹덤하츠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어둠의 탐구자편'은 2019년 킹덤하츠 3편과 그 DLC인 리마인드의 발매로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3편이 발매된건 제대로 된 전작이라 할 수 있는 드림 드랍 디스턴스가 나온지 7년만의 일이었고, 개발사 스퀘어에닉스도 너무했다 싶었는지 3 발매 얼마 후의 인터뷰에선 후속작은 좀 더 빠르게 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죠.
사실 3편도 이 시리즈의 작품들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끝내면서 떡밥은 열개를 던지는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기다려온 작품은 킹덤하츠 시리즈의 신작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킹덤하츠 3"이었기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이 작품을 클리어한 시점에서 이 시리즈에 대한 간절함과 기대감은 완전히 해소됐습니다. 아니, 사라졌다는 표현이 더 맞겠네요.
스퀘어가 인터뷰에서 무슨 말을 했든 4편이 빨리 나올거라 생각하는 팬은 아마 아무도 없을겁니다. 실제로도 2020년 스퀘어 관련 핵심 소식은 파이널 판타지 16이었고, 사람들이 기다리는 작품은 7 리메이크 파트 2였으며 킹덤하츠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시피 했죠. 그러다 올해 중순 갑자기 튀어나온게 킹덤하츠 시리즈를 소재로 한 리듬 게임 개발 소식이었습니다. 이름은 "체인 오브 메모리즈"가 떠오르는 "멜로디 오브 메모리"고 기종은 모든 기종인 플레이스테이션 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 사실 뜬금없는건 아닌게 다른 스퀘어의 대표작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시어트리듬 시리즈라고 평가도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들을 이미 3개나 뽑았습니다. 게다가 킹덤하츠의 OST를 살펴보면 디즈니의 이름값도 있는데다 시리즈 오리지널 BGM만 가지고도 월드 투어 콘서트를 뽑을 정도로 명곡이 넘쳐나거든요. 경력도 있고 재료도 좋으니 충분히 무난한 작품이 나올건 확실해 보였습니다. 단 하나 걱정했던건 제가 리듬 게임을 정말로 못한다는 점이었죠ㅋㅋㅋㅋ
킹덤하츠 3편이 한국어와 정식발매의 새 역사를 쓰는 동시에 덤핑의 신기원을 여는걸 보면서 전 이 작품은 정식 발매가 안되거나 다운로드판만 발매될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근데 놀랍게도 이번 작품 역시 한국어화해서 패키지판까지 일본가 동시발매하더군요. 전 시리즈를 계속 영어음성으로 플레이해왔기에 이번에도 PS4 영어판을 구입해서 플레이했고, 3일만에 플레이 타임 약 18시간으로 스토리 모드와 모든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리즈 팬으로써 소감을 남겨볼까 싶은데, 제가 리듬게임 장르는 뭔가 작품을 평가할만한 레벨이 못되네요. 글에 들어간 영상 몇개도 제가 찍어볼까 하다가 그냥 유튜브에서 빌려왔습니다ㅋㅋ...
가장 먼저 시스템을 보면 리듬게임으로서 특별할건 없습니다. 게임 방식은 필드 배틀, 보스 배틀, 메모리 다이브의 세 가지인데, 이 게임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필드 배틀입니다. 노래를 선택하면 소라 일행이 그 노래가 나오던 원작의 필드를 뛰어가며 노트 대신 나오는 하트리스와 노바디를 때려잡거나 오브젝트를 부숩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적으로 나오는 노트를 놓치면 공격당해서 HP가 깎이고, HP가 바닥나면 곡이 실패 처리됩니다.
일반 노트에 사용하는 버튼은 L1,R1,O인데 타이밍이랑 동시에 누르는 개수만 맞추면 셋 중 어떤 버튼을 누르든 똑같이 취급됩니다. 그리고 X로 점프를 해서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공중에 떠 있는 적을 공격할 수 있고, 계속 누르고 있으면 글라이드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빌리티 젬 노트는 타이밍 맞춰 △를 눌러야 하는데 성공하면 마법이나 특수 공격을 발동해 적을 공격합니다. 적들만 보면 애들이 가만히 안있고 움직여대서 타이밍이 헷갈릴 수도 있지만, 타이밍 가이드가 함께 나오기 때문에 까다롭다고 느껴지는 곡은 적 그래픽은 무시하고 음악 박자랑 가이드만 보고 버튼을 누르는게 더 편합니다.
메모리 다이브는 다른 리듬게임들처럼 배경에 나오는 영상을 감상하면서 노트를 치는 방식이고, 보스 배틀은 기본적으론 다이브와 똑같지만 중간중간에 '다크 존'이라고 해서 노트를 제대로 못치면 보스에게 공격당해 HP가 깎이는 구간이 나옵니다. 필드와 마찬가지로 마찬가지로 일반 노트는 L1,R1,O 중 아무거나 누르면 되는데, 여기에 버튼 홀드 노트와 좌우 스틱 슬라이드가 필요한 노트가 추가됐습니다.
노트의 판정은 놓쳤을 때 미스부터 굿, 엑설런트, 타이밍을 완벽히 맞췄을 때의 무지개빛 엑설런트로 네 가지가 있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최고 A+++까지의 랭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스테이지 도중 한번도 노트를 놓치지 않았다면 풀 체인 판정을 받고, 거기에 더해 모든 노트 판정이 엑설런트 이상이라면 풀 체인 엑설런트 판정을 받게 됩니다.
곡을 클리어하면 리듬 포인트를 얻고 경험치를 얻어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으며, 랜덤하게 아이템을 얻을 때도 있고, 수집 요소로 본편의 이벤트 장면이나 캐릭터, 적, 키블레이드의 일러스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얻은 수집 요소는 나중에 뮤지엄에서 감상할 수 있고, 리듬 포인트나 수집 요소 달성률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치 증가나 경험치, 포인트 획득량 상승 같은 여러가지 보너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핵심은 스토리 모드인 월드 투어로, 킹덤하츠 1편부터 모든 외전을 포함해 3편까지 나왔던 월드를 돌아보며 게임에 나왔던 BGM으로 이뤄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컷신을 보는 플레이 모드입니다. 대부분의 월드가 필드곡 하나, 전투곡 하나씩 해서 두 개의 스테이지로 이뤄지고, 총 네번의 보스전이 있습니다. 월드를 클리어하다보면 각 작품마다 하나에서 두개 정도의 컷신을 볼 수 있고, 기본 팀인 소라 말고도 358/2 데이즈 팀, BBS 팀, 드림 드랍 디스턴스 팀이 열려서 플레이할 수 있게 됩니다. 곡들의 난이도는 세 가지로 원작에서 따온 비기너-스탠다드-프라우드로 구성되는데, 아무 난이도로나 한번 클리어하면 스테이지 클리어 처리가 되고, 월드의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올 클리어 보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편하게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내버려둘리가 없죠ㅋㅋ 스테이지마다 3개씩 미션이 있는데 이 미션을 처음 달성하면 별을 얻을 수 있고, 일정 개수 이상의 별을 모아야 다음 월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곡이 세번째 미션엔 난이도 조건이 함께 걸려있으며, 꽤 많은 스테이지가 프라우드 난이도를 요구합니다. 미션의 종류는 단순히 점수나 체력, 체인(콤보)을 일정 수치 이상으로 클리어하는 것도 있고, 특정 종류의 노트를 한번도 놓치지 말라는 것도 있습니다. 대부분이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딱 한 종류 하자가 있는 미션이 있는데, 특정 노트를 총 몇회 이상 달성하라는 미션입니다. 이런 미션은 대부분 가장 높은 난이도를 골라도 한번 플레이로는 달성할 수 없어서 의미없이 반복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데, 심지어 이런 미션은 다 뭔가 재미없는 곡들에 붙어있어서 더 짜증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디자인을 잘못한것 같아요.
미션은 총 354개로 이 중 280개를 클리어하면 게임 내의 모든 스테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게 됩니다. 280개라고 하면 뭔가 엄청 많아보이는데, 사실 거의 모든 스테이지가 세번째 미션을 제외한 두 미션은 간단히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이고, 난이도 조건도 프라우드 말고 비기너나 스탠다드가 조건인 미션이 적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조건은 아닙니다. 게다가 월드 투어에선 HP가 일정 비율 아래로 내려갔을 때 회복시켜주는 포션같은 보조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어서 더 쉽습니다.
종합해서 모든 곡을 단순히 클리어한다고 생각하면 난이도는 낮은 편이고, 모든 곡을 컴플릿한다고 해도 생각보다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 이번 MoM같은 팬서비스 게임이 아닌 이상 리듬게임은 플레이하지 않는 제가 18시간만에 올 컴플릿 했을 정도니까요. 물론 리듬게임인만큼 곡들 사이에 난이도는 편차는 있는 편이고, 그 중에서도 BBS 0.2의 "Wave of Darkness I"은 그야말로 독보적으로 어렵습니다.
곡을 플레이할때는 보이지 않지만 적들을 쓰러뜨리면 본편처럼 합성 소재를 얻게 되는데, 이 아이템들을 조합해 보너스 곡을 열거나 여러 수집 요소들 뽑기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요소를 해제하려면 재료가 엄청나게 들어가니 반복 플레이는 피할 수 없지만, 특수 소재를 사용해 필요한 재료 수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만들어지는 양을 늘릴 수있고, 부족한 소재도 조합 화면에서 그 아이템이 드롭되는 스테이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스토리는 총집편 팬서비스 게임답게 마지막 스테이지까진 킹덤하츠 1편부터 모든 외전을 포함해 3편까지의 스토리를 카이리의 나레이션과 함께 회상하는 형태고, 마지막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이 게임만의 새로운 스토리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후속작의 예고편 같은 느낌의 내용이라 중요하다면 중요하지만 그렇게 긴 내용도 아니라서 이 장면만을 위해 이 게임을 플레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10년 뒤 플스6 발매 직전에 4편이 나오면 영상을 한번 찾아보면 충분해요ㅋㅋㅋ
트랙 선택에서는 월드 투어에서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합성으로 연 곡들을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데, 전체 트랙 수는 몇 곡 안되는 중복 곡을 포함해서 150곡입니다. 플레이 방식은 미션이 없고, 매일 '오늘의 곡'이라고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곡이 몇곡 있는거 빼면 월드 투어때랑 똑같습니다. 경험치도 얻을 수 있고 아이템도 얻을 수 있죠. 덤으로 월드 투어에선 안나오는 시리즈의 보컬 테마곡들과 서비스로 들어간 디즈니곡도 플레이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 플레이 말고도 특수한 플레이 스타일로 원버튼 모드와 퍼포머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원버튼은 말그대로 모든 노트를 버튼 하나로 칠 수 있는 단순화 모드고, 퍼포머 모드는 곡 중간중간에 새로운 노트들이 들어가는 모드입니다. 퍼포머 모드에선 □, L2, R2 등 더 다양한 노트들이 나오는데, 이 노트들은 일반 노트와는 따로 집계되고 놓쳐도 대미지를 입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야말로 리듬게임 고수들을 위한 플레이 모드로 안그래도 어렵던 "Wave of Darkness I" 같은 곡은 퍼포머 모드에선 말그대로 저같은 초보들은 건드리지도 못할 수준의 지옥도가 펼쳐집니다ㅋㅋㅋ
마지막 플레이 모드로는 CPU나 다른 플레이어와의 대전 모드가 있습니다. 곡 하나를 골라서 둘이 함께 플레이하고 클리어한 점수로 승부를 가르는데, 노트를 치다보면 트릭 게이지가 모이고 이게 꽉차면 상대방에게 일정 시간 동안 여러가지 랜덤 패널티를 던져줄 수 있습니다. 종류도 다양해서 적들이 작아진다거나, 쓰러뜨린 적들이 날아와 화면을 가린다거나, 가짜 가이드가 나타난다거나 하는 버틸만한 것들부터, 눈앞까지 다가올 때까지 적이 안보인다거나 가이드가 아예 안나타난다거나하는 사악한 효과까지 있습니다. 심지어 이게 동시에 여러 개가 겹칠 수도 있는데 투명화 + 가이드 없음이 겹치면 정말 곡과 노트를 완전히 외우지 않았다면 답이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ㅋㅋㅋ 여러모로 운이 중요하지만, 온라인 플레이에선 대전 룰을 정할 때 트릭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진검승부도 가능합니다.
전 차마 온라인 플레이까지는 못하고 CPU전만 몇번 해봤는데 여러모로 골때리지만 대전 게임답게 클리어하면 랭크도 주고 여러 수집 요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실력이 비슷한 같이 플레이할 사람이 있다면 재미와 스트레스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뮤지엄에서는 스토리 모드를 플레이하면서 본 스토리 영상이나, 게임에 나오는 노래, 일러스트 등을 감상할 수 있고, 도전과제나 플레이 통계같은 여러 플레이 기록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게임의 마지막 목표는 모든 수집요소를 완성하는 것일텐데, 열심히 게임하고 스토리 모드의 합성 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그렇게 시간이 엄청 걸릴 것 같진 않네요. 전 리듬게임 취향이 아니라 적당히 마무리 했습니다.
종합하자면, 시리즈 팬이자 리듬 게임 초보의 입장에서 이 게임은 만족스런 팬서비스 게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멜로디 오브 메모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1편부터 3편까지 쭉 돌아보면서 이런 곡도 있었지하며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는게 좋았어요. 난이도도 분명 까다로운 곡들은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플레이하면서 크게 스트레스 안받을 수준이었고. 아쉬운 점이라면 시리즈 완결편으로 명곡이 많았던 3편 쪽이 부실한 점 정도네요. 개발 시기 문제라고 들었는데 DLC로 낼 계획도 없다니 너무한다 싶습니다ㅋㅋ 시리즈 성격 상 앞으로 10년 안으론 이런 작품이 또 나올 것 같지도 않고.
다만 팬서비스적인 성격 때문에 저처럼 시리즈를 쭉 따라온 팬들이 플레이했을 때 가장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고, 그렇지 않은 유저들에겐 그냥 그저 그런 리듬게임 중 하나일 뿐일겁니다. 심지어 유일하게 한국어화 정발된 3편의 곡들은 몇곡 안실렸고요. 3편 덤핑으로 유통사가 깨달은게 있을진 모르겠는데, 물량을 정말 적게 풀지 않았다면 이번 작도 가격 방어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ㅋㅋㅋ... 저도 플4판을 영어판으로 사서 클리어했으니 가격 떨어지는 상황을 보다가 스위치 한국어판을 하나 더 사볼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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