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데빌 메이 크라이 5.2021.03.30 PM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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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메이 크라이 5


플레이 시기: 2019년 3월(본편), 2020년 12월(버질 D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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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스2 시절 데빌 메이 크라이 3 스페셜 에디션으로 시리즈에 입문한 이후로 제게 있어 액션 게임 장르의 최고는 데메크 시리즈였습니다. 2008년에 플3/엑박360 세대가 거의 시작하자마자 나온 데메크4도 그래픽이나 게임성이나 충분히 만족스러웠고요. 스테이지 구성이 3편에 비해 떨어진다는 문제는 있었지만, 콘솔 새로운 세대가 시작하고 바로 나온 작품이 이정도였으니 몇년 후엔 훨씬 더 발전된 작품이 나올거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4를 끝으로 데메크 시리즈의 소식은 3편의 거지같은 이식도로 욕먹었던 HD 컬렉션을 제외하면 정말 오랫동안 끊깁니다. 아니 차라리 완전히 끊겼다면 나았을텐데, 세대 후반인 2013년, 시리즈의 리부트라며 뭔가가 나오긴 했습니다. 근데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팬들이 기대했던건 리부트가 아니라 단테와 네로가 활약하는 후속작이었고, 이 게임 자체도 스토리는 물론 게임성 면에서도 도저히 만족하기 힘들 물건이었습니다. 시리즈가 계속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든 상태에서 이런 작품은 팬들 입장에선 안나오니만 못한 물건이었고, 그 와중에 캡콤은 이걸 또 적극적으로 밀어줘서 엄청나게 욕을 먹었죠. 게다가 이 시기는 데메크말고도 캡콤 자체가 아수라의 분노같은 쓰레기나 내놓으면서 맛이 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쯤되니 데메크4 엔딩에서 "또 만날 수 있겠지?" 묻는 네로에게 던지는 단테의 인사가 시리즈에 대한 작별처럼 느껴질 정도로 희망이 안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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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렇게 플3 세대가 끝나고, 플4 세대로 넘어오고도 한참 후 2014년 말에 뜬금없이 데빌 메이 크라이 4 스페셜 에디션이 발표됐습니다. 내용은 캐릭터로 버질과 트리시, 레이디 추가에 PC판에만 들어있던 LDK 난이도 추가, 그리고 3SE때도 있었던 터보 모드의 추가. 플3 발매 초기의 작품을 재탕한 물건이긴 하지만 시리즈가 잊혀져가는 와중에 데메크 아직 살아있다!란 의미에서 팬들에겐 충분히 의미있는 발표였고, 특히 PV에서 버질이 3편 보스시절 쓰던 저지먼트 컷 엔드를 쓰는 장면이 무지 멋들어져서 반응도 좋았습니다. 실제로 2015년에 발매되고 플레이해보니 버질 플레이 하나는 진짜 만족스럽게 잘만들었더군요. 게다가 얼마 뒤 데메크4 스페셜 에디션이 함께 발표됐던 DmC 디피니티브 에디션보다 더 잘팔렸다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이러다 진짜 신작 하나 나오는거 아닌가 하는 기대를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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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국 2018년, 그렇게 기대했던 오리지널 시리즈의 신작인 데빌 메이 크라이 5가 발표되었습니다. 심지어 PS2 시절 3 이후로 정말 오랫만에 한국어화까지 해서요. 제겐 데메크5의 발매가 플4 세대를 통틀어 킹덤하츠 3 발매 다음으로 기쁜 소식이었고, 2019년 3월 게임이 발매되자 마자 구입해서 끝을 봤습니다. 10년만에 돌아온 신작인데도 게임의 완성도도 훌륭해서 만족도로만 따지면 킹덤하츠 3을 넘어 플4로 플레이한 게임 중 최고로 만족스럽게 플레이했어요.


그런만큼 데메크5는 한참 전부터 소감을 정리해보고 싶었던 게임입니다. 사실 게임 자체는 발매된지 한달도 안되서 끝을 보기도 했고요. 근데 데이터를 까보니 게임 내에 플레이 가능한 버질 데이터가 들어가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유튭에 돌아다니는 영상만 보면 약간의 MOD질로 정상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라 정식 DLC도 금방 나올 것 같더군요. 실제로도 블러디 팰리스 등 발매 후에도 컨텐츠를 추가해주고 있었고. 그러니 이왕이면 버질 DLC까지 플레이하고 이야기하면 더 좋겠다 싶어서 미뤘죠.


근데 그런 예상과는 달리 블팰이 나오고도 반년이 지나도록 캡콤에선 데메크5와 관련해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3SE나 4SE처럼 5SE가 나오는거 아니냐는 말은 많았지만, 이미 MOD 플레이영상이 돌아다닐 정도로 이미 완성판에 가까운 데이터가 들어있는게 빤히 보히는 상황에 그럴리야 있겠나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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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그러더라고요?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X의 발매에 맞춰 데빌 메이 크라이 5 스페셜 에디션이 발표됐습니다. 버질이 플레이 가능 캐릭터로 추가되고 4SE때처럼 LDK 난이도가 추가된다네요. 덤으로 차세대기답게 레이트레이싱을 활용해 더 나아진 그래픽을 보여준댑니다. 게다가 오리지널판은 플5에서 하위 호환 수준의 지원만 있을 뿐, 5SE와는 세이브 데이터 연동도 안되고 5SE로 유료 업그레이드도 안해줄거래요. 그나마 양심은 있는지 기존 플4판에도 버질 DLC를 4천원 좀 넘는 싼 가격에 판답니다. 그것도 SE판 발매 한달이나 지나서요.


이렇게 되니 5SE와 버질 DLC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하는데, 일단 세이브 연동이 안된다는 점이 개인적으론 가장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물론 사고 버질만 플레이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성격상 그렇겐 못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또 본편부터 돌기엔 겜할 시간도 부족하고 5 DMD가 워낙 고통스럽단말이죠ㅋㅋㅋ 사실 그 이전에 PS5를 구입하는 것부터가 문제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5SE의 LDK는 포기하고 한달 기다렸다 버질 DLC를 구입해 플레이했습니다. 저런 이유로 불만족스런 기분으로 시작해서 만족스럽게 끝을 보긴 했는데, 여기까지 와버리니 뭔가 시기를 놓쳐도 너무 놓친 기분이라 이제와서 뭔가 이야기하기 애매하더라고요ㅋㅋㅋ 그래서 또 미뤘지만, 뒷북이든 뭐든 제가 모든 액션 게임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의 작품이라 뭔가 짧게라도 이야기는 해보고 싶어 소감을 정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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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그래픽은 플4 세대 게임답게 전작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한 가지 전작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요즘 트렌드에 맞춰 캐릭터 모델을 실제 현실 모델에 훨씬 가깝게 바꿨다는 점입니다. 꾀죄죄한 모습의 단테나 빡빡이가 된 네로는 별 느낌이 없는데, 레이디 트리시 듀오와 버질을 보면 이게 진짜 위화감 아닌 위화감이 장난이 아닙니다ㅋㅋㅋ 나쁘진 않지만요.


어쨌든 그래픽은 별로 안 중요하니 이정도로 하고 게임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하면, 우선 스테이지 구성 면에선 4편에서 하도 욕을 먹어서 그런지 이번 작은 스테이지 재탕이 전혀 없고, 보스전도 중간의 보스 러시 미션 하나를 제외하면 반복이 없습니다. 시스템 역시 4만 해도 액션만큼은 이 장르 최고의 작품이었는데, 데메크5는 액션에서도 더 발전했습니다. 전작에서 충분히 완성된 캐릭터인 네로, 단테, 버질을 더 발전시킨건 물론이고 시리즈의 그 어떤 캐릭터와도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신 캐릭터 V까지 추가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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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의 경우 익시드로 대표되는 레드퀸의 액션은 큰 변화가 없고, 블루 로즈는 4편의 무지막지한 공격력이 하향된 대신 세번을 모아쓸 수 있게 됐습니다. 대신 가장 큰 변화로 데빌 브레이커라는 시스템이 생겼는데, 오프닝에서 버질에게 데빌 브링어 팔을 잘리고 그 자리에 니코가 만들어주는 교체 가능한 의수들을 달아 사용한다는 설정입니다. 공통적으로는 스내치만 가능하지만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서 패링을 한다던가, 날아다닌다던가, 로켓 펀치를 쏜다던가, 강화된 버스터를 사용한다던가, 회복을 한다던가, 퀵실버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데빌 브레이커는 상점에서 사거나 스테이지 도중 아이템으로 얻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여러 개를 가지고 다닐 수 있지만 단테의 무기와는 달리 기본적으론 소모품으로 실시간 교체가 불가능하고 부서졌을 때만 다음 장비로 교체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미션에서 스토리상 네로가 마인화로 각성하면서 팔이 돌아와 이후 플레이에선 4편 시절의 스내치와 버스터도 가능해지고 마인화도 할 수 있게 됩니다. 데빌 브링어는 사용 횟수 제한도 없으니 기본 스내치, 버스터만 쓰고 마인화도 하면서 4 네로를 쓰는 느낌으로 플레이해도 문제가 없지만, 당연히 데빌 브레이커도 함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4편보다 훨씬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마인화 각성후부턴 기본적으로 3단 점프가 가능해지면서 훨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는건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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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는 4에서 다크 슬레이어를 제외한 트릭스터, 소드마스터, 건슬링어, 로얄가드 네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왔고, 실시간 스타일 체인지도 여전합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데빌암은 리벨리온을 제외하면 전부 바뀌는만큼 체감되는 변경점은 네로보다 많으며, 거기에 스토리 중반 단테가 진 마인화를 배우면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인 신 데빌 트리거가 추가됩니다. 단테는 마인 게이지와는 별개로 4의 스타일 게이지와 비슷한 느낌의 신 데빌 트리거 게이지를 가지고 있고, 이 게이지가 꽉차면 마인화 버튼을 지속해 진 마인화를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기본 공격들이 마인화 이상으로 강화되는건 물론이고 진 마인화 전용 강력한 기술들도 가지고 있어서 어려운 전투에서 굉장히 유용한데, 전투 중 스타일 랭크가 SSS가 되면 쿼드러플S라고 준비시간 없이 잠깐동안 진 마인화가 가능합니다. 덕분에 점수 이상의 의미는 없었던 스타일 랭크가 단테에겐 중요한 시스템이 됐습니다.


진 마인화를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추가점이라 느낀건 단테가 진 마인화와 함께 리벨리온을 강화해서 새로 얻은 무기인 '마검 단테'입니다. 기본 성능은 리벨리온과 같지만 단테 버전의 환영검을 소환해서 공격을 지원하며, 소드마스터 스타일일 땐 스타일 버튼으로 직접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환영검의 공격도 다양하기 때문에 단테의 콤보를 보조하는건 물론 라운드 트립 등 기술로 견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공격 도중 스타일 버튼도 함께 조작해야 하는데다, 환영검 전용 기술이 기존 기술의 조작에 할당되면서 3편부터 이어지던 헬름 브레이커, 에어리얼 레이브, 댄스 마카브르 등의 조작이 달라졌기 때문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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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캐릭터 V는 시리즈에서 한번도 나온적이 없던 소환사 캐릭터로, 1편의 적들인 섀도우와 그리폰, 나이트메어를 불러 싸웁니다. 기본 공격은 섀도우, 원거리 공격은 그리폰, 게이지를 사용하는 트리거 액션은 나이트메어에 할당돼 있으며 싸움은 얘네들이 다 하지만 빈사 상태로 만들 수만 있고, 실제로 적들을 마무리하는건 본체만 가능합니다. 체력은 V가 공격당했을 때만 깎이지만 사역마들도 무적은 아니라서 대미지를 많이 입으면 구체로 돌아가 회복하는 동안 조작할 수 없게 됩니다.


플레이해보면 사역마 셋을 동시에 소환해 난장판을 만들면서 본체는 옆에서 책읽으며 게이지를 채우다가 중간중간 끼어들어 송곳을 박아주는 플레이가 신선하기도 하고, 랭크도 상당히 잘 올라서 재밌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네로나 단테처럼 대중적인 느낌은 아니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고, 콤보같은 세부적인 조작은 까다로워서 답답한 느낌도 듭니다. 게다가 낮은 난이도에선 가장 쓰기 쉬운 캐릭터지만 난이도가 올라가면 사역마들이 공격 한두방에 뻗어버리는데다 V 본체의 행동은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아질 수록 다른 캐릭터보다 더 쓰기 어려워집니다. V를 이번 작품의 단점으로 꼽는 사람들마저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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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5SE와 DLC로 돌아온 버질은 4SE를 기반으로 또다시 염마도, 베오울프, 환영검 버전 포스에지를 들고 나왔고, 전작의 핵심이었던 집중도, 어떤 상황에서든 가능한 에어트릭 캔슬, 저스트 타이밍 저지먼트 컷을 가져왔습니다. 저스트 타이밍 저지먼트 컷은 타이밍을 맞추면 3편처럼 세번 연속 사용할 수 있도록 강화되었으며, 보스버전 버질처럼 패링도 할 수 있게 됐고 트릭액션을 이용한 직전 회피에 대해 보너스도 생겼습니다. 게다가 DmC 버질의 데빌 트리거 능력인 도플갱어를 가져와 트리거 게이지를 소비해 분신을 소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인화는 단테와는 달리 진 마인화만 가능한데, 게이지가 데빌 트리거와 진 마인화 게이지로 분리된 덕분에 환영검 기술을 거의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진 마인화는 기본 성능도 강화되는데다 저지먼트 컷 엔드, 헬 온 어스, 딥 스팅어로 무기마다 하나씩 진 마인화 게이지를 사용하는 초필살기격 기술이 추가됐습니다. 또한 집중도 게이지를 사용해서 V로 변신해 무적 상태로 전체 공격을 퍼붓고 체력을 회복하는 월드 오브 V란 기술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4SE때도 이미 최강이었지만 이번 버질은 그야말로 시리즈 역대 최강의 캐릭터로 DMD 난이도가 다른 캐릭터의 SOS 난이도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드래곤 브레이커만 해도 이미 시리즈 역대 최강의 대미지를 보여주는 기술인데, 헬 온 어스는 한 방이 그걸 넘어서는 공격력을 가지고도 세번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무한대로 꽂아넣는 환영검과 저지먼트 컷을 합치면 더러운 맷집을 자랑하는 DMD의 적들도 버티질 못하며, 걸어다니기만 해도 차는 집중도로 쓰는 월드 오브 V 덕분에 DMD 보스전에서도 죽기가 힘듭니다. 정말 공수 양면이 완벽한 캐릭터로 최종보스이자 DLC 캐릭터다운 위엄을 제대로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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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난이도의 경우 개인차는 있겠지만 이번작의 DMD는 꽤 어려운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기준으로 DMD 난이도만 시리즈의 다른 작품과 비교하면 3>5>1>3SE란 느낌. 1은 게임 자체는 단순한데 대미지가 워낙 무식해서 어려웠고, 3은 적들도 강하면서 물량도 많아서 어려웠는데, 이번 작은 적들이 적당히 강하면서 체력이 미친듯이 높아서 아무리 패턴이 단순한 적들도 싸우다 주의가 흐트러지고 피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HAH(헬 앤 헬) 난이도는 한술 더 뜨는데, 체크 포인트 기능을 아예 꺼버려서 SOS 난이도 미션을 딱 세방보다 덜 맞고 클리어해야 하는데다 이런 난이도에 모든 미션 S랭크 트로피까지 붙어있어요. 암만 봐도 사람이 할 짓이 아닌만큼 트로피 달성률도 게임이 발매된지 2년이 넘어가는 지금도 단순 클리어 트로피의 달성률 0.7%, 올 S 랭크 트로피 달성률이 0.5%입니다ㅋㅋㅋ


이번 작의 중간보스급 적으론 프로토 안젤로랑 퓨리가 있습니다. 프로토 안젤로는 패턴은 단순하지만 체력이 어지간한 보스 수준에 공격력은 무슨 1편 네로 안젤로마냥 두세방에 플레이어를 죽여버리는 수준이라 까다롭고, 퓨리는 상쇄 없이는 공격할 틈을 제대로 안주고 순간이동으로 빠르게 움직이는데다 전작의 블리츠와는 다르게 모든 패턴이 플레이어를 확실히 추적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보스전은 DMD 기준으로 킹 켈베로스와 유리즌 3차전, 그리폰, 섀도우, 나이트메어와의 3:1 전투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어려웠고, 최종보스인 버질은 움직임은 분명 3에 비해 느릿느릿하지만 패턴들이 훨씬 방어적이고 막판엔 도플갱어까지 소환해가며 견제하기 때문에 3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이번 작은 보이드라는 연습 모드가 존재해서 보스를 제외한 적을 세워두고 이런저런 상황 대응이나 콤보 연습을 할 수 있으니 전작보다 실력 늘리긴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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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의 중심이 되는 스토리는 단테와 버질의 마지막 대결입니다. 마왕 유리즌이라는 악마가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인간의 피를 빨아 자라는 마계수 클리포드를 레드그레이브 시티에 쑤셔박아 도시를 쑥밭으로 만들고, V가 단테의 사무실에 찾아와 그런 유리즌을 막아줄 것을 의뢰합니다. 하지만 유리즌은 엄청나게 강해서 첫 싸움에선 단테마저 마인화를 하고도 리벨리온이 부러질 정도로 일방적으로 박살이 나서 한달을 기절해있게 되고 네로도 단테에게 걸리적거린다는 소리나 들으며 도망가는 신세가 됩니다. 힘을 키운 네로가 유리즌에게 도전하지만 상대가 안돼서 위기에 처하고, 타이밍 좋게 V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린 단테가 리벨리온을 이용해 진마인화에 각성하고 마검 단테를 얻어 유리즌을 쓰러뜨립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V와 유리즌의 정체는 버질이었습니다. 3에서 단테에게 깨지고, 3과 1 사이에서 문두스에게 깨지고, 1에서 네로 안젤로 상태로 단테한테 한번 더 깨지면서 몸이 완전히 걸레짝이 되어 죽어가던 버질이 마지막 수단으로 네로의 팔을 잘라 되찾은 염마도로 자신을 악마인 유리즌과 인간인 V로 나눠 다시 한번 단테와 승부를 벌이려 한거죠. 쓰러진 유리즌과 V가 다시 합쳐지면서 클리포드 열매의 힘으로 더 강해진 버질이 돌아오고, 단테는 버질과 마지막 싸움을 벌입니다. 단테와의 싸움 도중 버질은 네로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고, 둘의 싸움을 말리러 나타난 네로와 서로의 배때기에 칼을 쑤셔박는 가정폭력과 패륜의 끝에 세 사람은 나름대로의 화해를 이루면서 스토리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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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매 전에 모두가 다 예상했던 반전을 제외하면 언제나처럼 별거 없는 스토리지만, 애초에 데메크 시리즈 스토리의 관전 포인트는 짜임새가 아니라 캐릭터의 매력이 얼마나 잘 드러나느냐죠. 단테나 네로같이 이미 완성된 캐릭터 표현도 괜찮았지만 이번 작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버질의 재조명입니다. 3편에서 멋은 있어도 인간미는 없었던 캐릭터에게, 원래는 시를 좋아하는 얌전한 소년이었지만 어머니가 자신을 구하려다 살해당하는 것을 보고 힘을 추구하게 됐다는 배경 설정을 주고, 악마성을 잃은 인간 V로서 이번 사태를 겪으며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는 스토리를 부여했습니다. 마지막에 돌아온 버질은 다시 최종보스의 역할을 맡게 되지만 3편처럼 내 야망을 위해 사생결단을 내자는 느낌이 아닌, 순수하게 동생과 오래된 승부의 끝을 보자는 평온한 모습으로 단테와 마주합니다.


또한 이번 작품의 엔딩은 데메크에 제대로 된 스토리가 생긴 3편 이후로 첫 순도 100%짜리 해피 엔딩이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3은 버질을 잃은 단테가 눈물까지 흘리고 애써 태연한척 하면서 끝났고 마지막 BGM도 Devils Never Cry의 피아노 버전으로 슬픈 분위기의 명곡이었습니다. 4는 기본적으론 해피 엔딩이지만 단테 입장에선 버질을 떠올리고 염마도를 네로에게 넘겨주면서 조금은 쓸쓸한 모습으로 네로와 헤어졌고, 이 장면과 마지막 결과 화면에서 흐르는 BGM은 쓸쓸한 여운을 남기는 분위기로 편곡된 Shall Never Surrender 였죠. 하지만 5에선 마지막에 형과 동생, 아버지와 아들이 피터지는 교감을 나눈 끝에 서로를 인정하고 결국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한 뒤 함께 밴에 앉아 개그씬을 찍고 있습니다. 시리즈 최고로 상쾌한 결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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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팬 입장에서 이번 작이 좋았던 또다른 이유는 작품 전체적으로 전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많다는 점입니다. 스토리의 중심 소재인 단테와 버질의 대결은 3의 스토리를 떠올리게 하고, 게임의 최종보스전도 3의 미션20을 떠올리게 하는 단테와 버질의 마지막 싸움입니다. V의 세 사역마인 그리폰, 섀도우, 나이트메어, 적으로 나오는 데스 시저스와 노바디, 네로 안젤로에 대응하는 프로토 안젤로는 1편의 적들로 플레이어나 적들이나 1편의 패턴들을 잘 갖다 써먹고 있습니다. 마인화보다 더 강화된 형태인 진마인화는 시스템은 달라도 개념 자체는 2에서 따왔고요. 단테, 네로의 캐릭터는 당연히 전작인 4에서 바로 이어지고, 단테와 네로, 버질의 전투 시스템은 4편을 기반으로 발전시킨 형태이며, 별로 드러나진 않지만 NPC인 니코는 4편의 악당이었던 아그누스의 딸입니다. 이렇게 스토리적인 면부터 게임 플레이까지 정말 여러가지가 전작들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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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가장 놀랐던건 본가 작품들 말고 DmC에서 가져왔다 싶은 요소들도 있다는 점인데, 특히 돌아온 버질에게서 DmC 버질의 모습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보스전에서 래피드 슬래시 이후 뛰어오르는 라이징 스타, 순간이동한 다음 느긋하게 자세까지 다 보여주면서 염마도로 내려찍는 헬름 브레이커, 견제하듯 천천히 한발씩 던져대는 환영검, 툭 쳐내는 패링 동작, 그리고 마지막 발악 도플갱어까지 많은 부분이 DmC 버질의 패턴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게다가 전투 말고도 색이 검은색으로 바뀐 코트, 염마도로 차원을 베어서 열고 사라지는 이벤트씬, 단테와 마지막으로 싸우는 장소인 원형의 하얀 공터, 단테한테 지고 다 죽어가다가 가족과 관련된 장소로 돌아가 힘을 되찾는 스토리 등 전체적으로 DmC 버질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많습니다. DmC 버질에 대한 팬들 반응이 안좋기도 했고, 4SE 버질도 그림 트릭을 제외하면 DmC 버질의 느낌은 없어서 캡콤도 싫어하나 보다 싶었는데, 이걸 보면 캡콤이 DmC를 마음에 들어했다는 뉴스가 맞긴 한가 봅니다.


이렇게 데메크5는 오리지널 시리즈 1~4는 물론 DmC까지 해서 시리즈의 총집편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팬서비스 요소가 많은 작품입니다. 보통 이런건 시리즈 완결편을 기념해서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훈훈하게 끝나는 스토리도 그렇고 혹시 이번 작에서 시리즈가 아예 끝나버리는게 아닐까 불안해질 정도네요ㅋㅋ 안그래도 설정상 단테가 이미 작중 최강인데 딱 그만큼 센 버질이 선역이 되어버렸으니 이젠 뭐 스파다라도 악역으로 되살려내지 않는 이상 적을 더 만들기도 힘들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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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말하기엔 한참 늦긴 했지만 데메크5는 정말 잘만든 작품입니다. 작품 자체만 놓고 봐도 잘만들었고, 시리즈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도 시기나 추억 보정 없이 빼면 현 시점에서 종합적으로 가장 좋은 작품은 분명 5(5SE)에요. 묻혀버릴뻔한 시리즈를 이 정도로 훌륭하게 되살렸으니 플레이하는 내내 시리즈 팬으로서 진짜 행복했습니다. 2017년 발매된 바하7부터 시작해서, 2018년 몬헌 월드와 바하2RE, 그리고 2019년 이 데메크5까지 이 시기 캡콤 작품들은 진짜 하나같이 명작이었어요. 진짜 플스2 시절 캡콤이 돌아왔다 싶을 정도.


어쨌든 이정도면 이번 작은 정말 즐길만큼 즐겼다 싶으니 이제 다음 작도 기대해보고 싶습니다. 단테와 버질 형제의 이야기는 5로 끝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진짜 캐릭터들을 갈아치워버리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스토리 정비겸 1편과 2편의 리메이크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이쪽은 나와도 별로 기대는 안되지만 정말 어쩌면 해킹으로 인한 데이터 유출 때 보였던 DmC2가 튀어나올지도 모르겠고. 어느쪽이든 괜찮으니 제발 리부트만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ㅋㅋ

댓글 : 11 개
와 기사읽는줄알았어요 리뷰잘읽었습니다. 몰랐던사실들을 밇이 알게됬네요, 그저 4달라 버질만 뇌리에 남았었는데
이번작의 핵심이 버질이니 잘 보신겁니다ㅋㅋ
데메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글인거 같습니다.
저도 정말 좋아해서 심심하면 데메크를 했었는데 요새는 할게 많다보니 점점 안하게 되었네요
가끔 한번씩 다시 켜서 해봐야겠습니다
저도 생각날 때 딴건 안하고 미션 19 단테 버질 보스전만 가끔 하는데 그것만으로 충분히 재밌습니다ㅋㅋ 3편때도 이러고 놀았는데 추억돋네요.
재밋게 잘읽었습니다 저한테도 플스2입문을 하게 만든작품이 데메크여서 이번5도 정말 재밋게했습니다 DLC추가 캐릭 버질은 진짜 사기 오브 사기캐릭터라 하긴편하더라구요 ㅋㅋㅋ 후속작이 나와줄진모르겟지만 그래도 후속작이 계속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이 크네요 ㅋㅋㅋ
4SE때도 이미 개사기 캐릭터였는데 그것보다 더 세게 나올줄은 예상 못했습니다
정성과 애정이 느껴지는 글 잘봤습니다.ㅎ
손은 꼬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시리즈가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본편쪽 DMD 랭크 보면 아시겠지만 저도 개판입니다ㅋㅋ 버질 보스전만 좋아해서 여러번 플레이하다보니 저쪽만 익숙해요.
sssssssssssssssssssssssss
마이피에서 이런 좋은 글은 처음보네요
전 데메크1으로 입문했고 당시 단테머스트다이 난이도에 도전하면서 많이 좌절했었죠 ㅎㅎ
리부트작 DMC를 마지막으로 이제 액션겜에 피지컬이 못따라가는 걸 받아들이면서 접었지만
아직도 가끔 다시해볼까합니다 ㅎㅎ
굳이 DMD까지 쭉 파고들 필요도 없죠. 노멀이나 SOS 수준으로도 충분히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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