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영웅전설 여의 궤적 2 크림슨 신2022.11.10 PM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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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설 여의 궤적 2 CRIMSON SIN

플레이 시기 - 2022년 10월

플레이 타임 - 63시간






















여의 궤적 2 크림슨 신. 작년 발매된 여의 궤적에서 이어지는 캘버드 공화국편의 두번째 작품이며 팔콤 작품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 4,5로 함께 발매된 작품입니다. PS4로 발매됐던 전작의 엔진을 그대로 썼으니 PS4,5판의 차이가 별로 커보이진 않지만 어쨌든 이걸로 팔콤 최초의 PS5 작품은 궤적 시리즈가 가져갔습니다. PSP 이스 7, PSVITA 셀세타, PS4 도쿄 제나두+/이스 8을 생각해서 전 올해는 이스가 PS5로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어째 요즘 팔콤은 궤적만 계속 달리네요. 매년 하나씩 나오는게 스토리 안까먹고 몰입하긴 좋아도 어차피 완결까진 한참 남은 시리즈니 조금 쉬어가도 괜찮은데 말이죠. 팔콤 프랜차이즈 중 제일 잘 팔리는게 궤적이니 이해는 가지만 조금 아쉽습니다.

이번 작은 한국어판이 굉장히 빨리 나온 편으로 일본어판 발매 한달만에 발매가 됐습니다. 전 일본어판을 이미 예약했던터라 일본어판으로 플레이해서 한국어판 발매 딱 한주 남기고 클리어했는데 사실 이렇게 빨리 나올줄 알았으면 그냥 안사고 기다릴걸 그랬습니다. 사실 이런 글도 별 의미가 없는게 이 시리즈는 이미 리뷰보고 살 사람같은게 절대로 생길리가 없는 물건이거든요. 차마 발매 텀이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못하겠고, 제가 게임할 시간이 조금 더 많았으면 한국어판 발매 전 (어차피 플레이할 사람들을 위한) 프리뷰같은 느낌으로 괜찮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군요ㅋㅋ









그동안 시리즈의 2편들이 그랬듯이 이번 작도 시스템 면에서의 변경점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보통 1편보다 자유도가 올라갔던 그동안의 2편들에 비해 이번 작은 수도 이디스를 제외하면 여전히 모두 거쳐가는 방식이라 뭔가 2편보단 1편을 이어서 하는 느낌이 듭니다.

전작도 충분히 플레이하기 편한 게임이긴 했지만 이번작도 몇 가지가 편의성 개선점이 있습니다. 미니맵에서 새로운 상품(NEW)이 들어온 가게가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걷기와 달리기를 R1 버튼 토글로 설정할 수 있게 됐고, 처음부터 하이스피드 모드가 들어갔습니다. 셋다 꽤나 체감이 큰 개선점이라 게임 플레이 자체는 전작보다도 쾌적합니다.
















필드 배틀에는 퀵 아츠와 크로스 차지가 추가됐습니다. 퀵 아츠는 장비한 아츠 드라이버에 따라 결정되며, 세모 버튼으로 잠깐 모아서 아츠 공격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적들도 물리 공격에 약한 적, 아츠에 약한 적으로 나뉘지만 퀵 아츠로는 차지 게이지가 안차기 때문에 활용도는 그저 그렇습니다. 샤드 전개 없이 필드에서 끝낼게 아니라면 그냥 이전처럼 평타로 때리고 차지 공격을 날려서 기절시키는게 훨씬 효율적이고, 퀵 아츠는 그냥 맵의 스위치를 켤 때나 사용하게 됩니다.

크로스 차지는 그냥 전작의 직전 회피에서 게이지가 차던걸 이번엔 이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 발동시킬 수 있는데, 다른 캐릭터로 전환하며 자동으로 차지 공격을 해줍니다. 근데 교대하는 캐릭터도 랜덤인데다 빠르게 움직이는 적은 빗맞을 때도 많고, 무엇보다 커맨드 배틀로 들어가면 조작하던 캐릭터에게 첫 턴이 오니 캐릭터가 바뀌는건 오히려 귀찮기만 합니다. 그냥 차지 공격만 해주고 빠졌으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네요.
















커맨드 배틀에는 EX 체인과 듀얼 아츠가 추가되고 플레이어, 보스의 S크래프트 시스템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먼저 EX 체인은 기존의 스턴 시스템과 연계된 특수한 추가타 시스템입니다. 부스트 상태의 플레이어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와 링크 상태에서 기절한 적에게 평타나 공격 크래프트를 사용하면 일반 체인 공격보다 훨씬 강한 EX 체인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대상은 공격 범위 안의 모든 적인데, 평타로 발동했을 때도 바로 옆에 있는 적까지는 포함됩니다. 거의 S크래프트급 대미지를 범위로 공짜로 먹여줄 수 있어서 초반에도 일반 적들은 필드에서 기절시키고 커맨드 배틀로 들어가 한번에 해치울 수 있으며, 보스전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공략 요소가 됩니다.

듀얼 아츠는 두가지 속성을 가진 고위 아츠로 두 속성 중 저항력이 약한 쪽에 맞춰 대미지가 들어가는데, 그냥 아 그렇구나 강한 아츠구나 싶은 수준에 섬궤 시절의 로스트 아츠와는 달리 사용에 별다른 제한도 없어서 별로 새롭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S크래프트의 모두 플레이어에게 불리한 쪽으로 바뀌었는데, 플레이어 캐릭터의 S크래프트엔 쿨타임이 생겨서 한 캐릭터가 연속해서 S크래프트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보스들은 S브레이크라고 해서 S크래프트로 아군 턴 사이에 끼어들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넘게 언제 들어가나 궁금했던 시스템이었는데 드디어 이번작에 이게 들어갔습니다. 전작도 보스들이 별 전조 없이 S크래프트를 날려대서 타이밍 예측이 잘 안됐는데 이번 작은 S브레이크 때문에 이게 더 까다로워졌습니다.

전작의 부스트 조건에 이번에 쿨타임까지 생기면서 보스전을 속전속결로 끝내는건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팀 보스전은 전작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게, 확실히 끝내지도 못할 상황에 괜히 S크래프트로 밀어붙였다가 이쪽도 역으로 연속 S크래프트를 쳐맞고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 덤으로 이번 작도 중형 적 이상은 모두가 회복+강화 패턴을 들고 있고 또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게임을 편하게 하려면 올캔슬과 실드는 사실상 필수라고 보면 됩니다.










































이번 작의 스토리는 마지막 남은 여덟 번째 게네시스를 찾으러 다니는게 목표인데, 비슷한 붉은 색의 마인 그렌델 졸가라는 존재가 방해자로 엮입니다. 반의 그렌델과 비슷한 존재에게 정부의 허큘리스 특수부대가 전멸당한 사건을 반과 엘레인이 함께 조사하게 되는데, 플레이 1시간만에 둘이 그렌델 졸가에게 끔살당하는 상쾌한 전개가 기다립니다. 뒤늦게 도착한 아니에스의 절규 속에 게네시스의 힘이 발휘되어 사건 발생 전으로 시간이 되돌아가고, 어렴풋이 남은 기억과 함께 두 사람은 다시 한번 현장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에스, 킨케이드가 때를 맞춰 합류한 덕분에 그렌델로 변신해 그렌델 졸가와 맞서고, 과거에 반의 도움을 받았던 스윈과 나디아의 도움까지 받아 무사히 위기를 벗어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이런 전개가 게임의 마지막까지 몇번이고 반복됩니다ㅋㅋ
















"어떤 사건을 이렇게 대처해봤는데 실패해서 과거로 돌아가 다른 방법으로 시도한다"는 전개 자체는 이미 크로스벨편에서도 쓰인 적이 있었지만 이번 작은 이걸 너무 남발하는게 문제입니다. 주인공인 반부터 칼맞아 죽고, 총맞아 죽고, 중독돼 죽고, 독침에 죽고, 폭탄에 죽는 온갖 수난을 당하며, 사건을 막지 못해 주변 인물들이 희생되는 사태도 수없이 반복됩니다. 주인공인 반은 전작까지만 해도 뒷세계 해결사로 지내며 쌓은 본인의 통찰력과 위기를 감지하는 특유의 능력으로 사건을 헤쳐나갔는데, 이번 작은 그런 통찰력으로 사건을 예방하기보단 한번 당한 다음에야 답지를 보고 문제를 푸는 입장이 돼서 전작보다 캐릭터가 너무 허술해보입니다. 팬들의 평가를 옮기자면 "반의 수준이 겨우 이정도였다면 애초에 1편의 사태에서 살아남질 못했을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그저 그랬지만 그래도 몇몇 이벤트씬의 연출력만큼은 팔콤 작품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새 엔진을 쓴 몇몇 장면에선 농담 안보태고 팔콤 그래픽이 3D로 넘어온 이후 처음으로 박력과 화려함을 느꼈을 정도. 전작들의 허접한 인게임 연출보고 이럴거면 차라리 일러스트나 몇장 더 그려와라 싶을 때가 많았는데 이렇게만 해준다면 앞으로 그런 생각은 안들 것 같네요.




























이번 작의 핵심인 메르헨가르텐은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시작의 궤적 진 몽환회랑의 여의 궤적 버전입니다. 계층은 스토리를 진행하며 풀리는 9개 + 엔딩 후 엑스트라 시나리오로 풀리는 7개해서 총 16개이며, 각 계층마다 4개 정도의 스테이지 + 보스전을 클리어하는 방식입니다. 보상으론 각종 아이템과 뽑기 시스템인 미스틱 큐브 해석을 위한 샤드 토큰, 캐릭터의 크래프트를 강화할 수 있는 연성석을 줍니다. 또한 주요 DLC로 팔고 있는 BGM 교체는 여기에서만 가능합니다.

이렇게 보면 진 몽환회랑처럼 파고들기요소로 괜찮아보이지만, 막상 플레이해보면 이게 몽환회랑에 비해 뭔가 굉장히 늘어지는 느낌인데, 아무래도 캐릭터와 아이템 성능의 다양성과 막장성이 시작의 궤적때보다 덜하고, 무엇보다 보상이 너무 부실한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뽑기 보상은 엔딩 보는 시점이면 모두 마무리되고, 스테이지 클리어로 주는 보상은 엔딩 이후 보너스 스테이지에서도 공격1, 상점에서 파는 1000원짜리 액세서리 이런 말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결국 연성석이랑 U매터리얼 말고는 모을게 없어서 뒤로 갈 수록 지루해집니다. 다음 작에도 분명 비슷한게 나올텐데 이건 확실히 개선해야 합니다.























서브 이벤트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4spg 의뢰는 미행이니 해킹이니 발자국 추적이니 하며 진행 방식은 조금 다양해졌지만 숫자는 전작보단 줄어들었습니다. LGC 얼라인먼트와 연동된 선택지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작보다도 더 의미없어져서 이번작은 성향 레벨에 따라 추가되는 이벤트씬이나 선택지조차 없습니다. 그냥 레벨 5 만들면 할로우 코어 주고 6 만들면 업적 하나 달성에 마지막 던전에서 흑옥강 하나 던져주는데, 이번 작은 엔딩 후에 U매터리얼+ 10개로 흑옥강 하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마저도 별로 가치가 없습니다.

커넥트 이벤트도 전작보다 더 줄어서 게임 전체에 딱 두번 밖에 없고, 중간 작품이라 그런지 아직은 제대로 파트너를 선택하는 이벤트도 없습니다. 커넥션 포인트는 선물과 영화로 커넥트 이벤트로 올릴 수 있고, 스토리 도중 쓸데없이 미니게임과 엮인 이벤트로 아주 조금 올릴 수 있는데 이게 스킵도 안되는데 똑같은 짓을 캐릭터를 바꿔가며 반복해야해서 무지 귀찮습니다.






















포인트, MVP, 노트, 업적 등의 파고들기 요소는 전작과 같습니다. 이번 작도 업적에서 얻는 아이템 중 좋은게 많은데, 이번 작도 자유도가 없으니 보물상자, 미식은 놓치지 않게 꼼꼼이 플레이해야 합니다. 특히 미식 노트는 이번 작의 신상품 입고 표시 추가를 가지고도 전 2개를 놓쳐서 완성 못했을 정도로 여전히 더럽습니다.

전작엔 없었던 미니 게임도 몇개 생겼는데 낚시야 방식만 조금 달라졌지 시리즈 전통이고, 잠겨 있는 보물상자를 열기 위한 해킹, 스토리나 의뢰에서의 미행, 별로 재미없는 농구랑 카드 게임이 추가됐습니다. 이 중 핵심은 해킹인데 3D 맵에서 캐릭터를 조종해 경비를 피하면서 제한 시간 안에 목표 지점까지 가야하는 방식으로 아무 생각없이 플레이하기엔 조금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소감을 정리하면 이번 작은 그동안의 시리즈 작품들과 비교해서 2를 붙이기엔 좀 아쉽고 1.5편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시스템쪽 변경점이 적은건 시리즈의 1편-2편이 관계가 항상 그렇기도 했고, 전작에서 워낙 뜯어고친 점이 많아서 괜찮습니다. 문제는 스토리 진행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진행이 더뎠고, 캐릭터 변화도 반한테 달랑 S크래프트 하나가 추가됐을 뿐이라 2편스런 자극이 부족했네요. 심지어 파고들기요소로 넣은 메르헨가르텐마저 영 애매하다보니 게임 플레이가 산만해지는 단점만 더 부각된 것 느낌입니다. 1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로의 궤적 이상으로 깔끔했는데, 2편은 여러모로 캘버드판 시작의 궤적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스토리 이번 작에 안끝내고 3부작 갈거였으면 곁가지 없이 그냥 빌드업에 충실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나마 하나 건진건 확실히 발전한 연출 정도네요.

요 몇년 후속작 예상이 계속 빗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예상 한번 해보자면 내년에도 아마 궤적이 이어서 나올 것 같은데 다음 작은 분명 괜찮은 작품이 나올거라 믿습니다. 애초에 여의 궤적부터 기본 시스템 자체는 역대 시리즈 최고로 잘 만들었고, 캐릭터들도 죄다 잘 뽑아뒀고, 파고들기 시스템까지 뼈대는 만들어뒀으니, 이것들만 잘 활용해도 시리즈팬 기준으론 실망할 작품이 나올 수가 없을거에요. 그리고 기왕 하는거 섬의 궤적 3편부터 수준이 확 떨어져버린 보컬곡에도 신경 좀 써줬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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