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파이널 판타지 162023.08.29 PM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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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 16

플레이 시기: 2023년 7월

플레이 타임: 플스5 출력 기준 80시간













파이널 판타지 16.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최초로 플스5 세대 전용으로 발매된 작품입니다. 2020년 9월 공개되어 2023년 6월 22일에 발매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게임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저는 이 게임이 발표 후 이렇게 빨리 나왔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물론 발표일과 개발 기간은 다른 이야기지만, 파판13 이후로 스퀘어의 대형 게임이 어땠는지 살펴보면

파이널 판타지 15는 파이널 판타지 13 베르서스로 2006년에 발표됐지만 몇번을 갈아엎으며 연기한 끝에 2016년 11월말에 발매되었습니다. 거의 11년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2015년에 발표되어 2020년 4월초에 발매되었습니다. 5년입니다.
시리즈는 다르지만 킹덤하츠 3은 2013년에 발표되어 2019년 1월에 발매되었습니다. 6년입니다.

발표부터 발매까지 죄다 이렇게 한참 걸렸거든요. 파판16도 실제로 코로나 때문인지 개발 지연 이야기가 있기도 했고요. 전 무조건 살 게임은 관련 정보를 잘 안찾아보기도 하고, 이번 작도 파판 시리즈의 메인 타이틀이니 또 오래걸리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늦지 않게 나와서 혼자 신기해했습니다. 3년이 짧은건 아니지만 솔직히 스퀘어 게임치곤 너무 빠른거 아닌가요ㅋㅋ?





























발매가 생각보다 빨랐던 것도 있고, 대형 프로젝트인 파판7 리버스가 함께 돌아가고 있는 만큼 전 파판16을 약간 곁가지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해보니 스퀘어의 메인 타이틀 이름값을 할 정도로 잘만들었으며, 최근 나온 넘버링 파판 중엔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그래픽은 이미 파판7 리메이크에서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플5 전용 작품이라고 딱히 인상깊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냥 30대의 클라이브 모델링이 진짜 무시무시하게 잘생겼다는 정도? 파판15 때도 30대 녹티스를 끝내주게 잘뽑았던걸 생각하면 제작진 취향이 그쪽인가 싶기도 하네요.

무엇보다 이번작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가 액션RPG라는 점입니다. 파판15도 ARPG긴 했지만 사실 이건 엄청나게 단순화된 ARPG였죠. 파판7 리메이크도 ARPG긴 했지만 사실 이건 가장 발전된 형태의 ATB 시스템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파판 영식도 ARPG긴 했지만 캐릭터 종류가 많다보니 사실 캐릭터 각각의 깊이는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은 정말 시리즈 최초로 갖출걸 다 갖춘 제대로 된 ARPG로, 개발에 데빌 메이 크라이 배틀 디자이너가 참여하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물론 데메크가 그렇듯 액션에 약한 플레이어를 위해 스토리 감상용 난이도에 아예 게임 장르 자체를 QTE로 만들어버리는 보조 장비도 있습니다.




















이번 작은 게임의 거의 전부를 주인공인 클라이브와 소환수 이프리트만을 조작해서 플레이하게 됩니다. 제작진의 영향인지 시스템의 많은 부분에서 데메크5가 떠오르는데 액션 시스템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기본 액션은 공격, 마법, 점프, 회피가 있고 락온은 데메크와 달리 버튼 유지가 아닌 토글입니다. 강화하거나 배울 수 있는 액션으론 모아 베기 버닝 블레이드와 모아 쏘기 차지샷, 공격 후 타이밍에 맞춰 마법 버튼을 눌러 추가타를 넣는 매직 버스트, 점프 도중 내려찍는 다운스러스트(헬름 브레이커), 돌진해 찌르는 런지(스팅어), 적을 밟고 점프하는 스톰프(에너미 스텝)가 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여기에 소환수 액션(스타일), 리미트 브레이크(데빌 트리거)가 추가됩니다. 리미트 브레이크는 그냥 마인화 그 자체로 해제하거나 게이지를 다 쓸 때까지 공격이 강화되고 체력이 회복됩니다.
















방어쪽 시스템으론 직전 회피인 프레시즌 더지와 패리가 있습니다. 직전 회피에 성공하면 무적 상태로 추가타가 가능하며, 서브 퀘스트 보상으로 얻는 버서커 링을 장비하면 잠깐동안 리미트 브레이크 상태의 공격이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빡빡하지만 어빌리티를 강화하면 유효 타이밍을 늘려줘서 쉽게 발동할 수 있게 됩니다. 패리는 적의 공격을 공격으로 쳐내서 발동하며 잠깐동안 적이 슬로모션 상태가 되어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환수 타이탄을 쓰면 가드도 할 수 있는데, 직전 가드에 성공하면 카운터도 가능하지만 무적 시간은 없어서 연타 공격을 받아낼 땐 적합하지 않습니다.

HP는 피격당하면 떨어지고 그 중 일부가 하얀색으로 바뀌는데, 이 부분은 전투 중 토르갈의 회복으로 회복할 수 있으며, 전투가 끝나면 회복됩니다. 나머지 부분은 자동으로 회복되지 않으며 포션을 직접 사용하거나, 소지수가 꽉차서 주워서 자동으로 사용되거나, 죽고 리트라이를 하거나, 맵에서 기지를 다녀와야 회복됩니다. 이게 장난아니게 귀찮은게 서브퀘스트 보스나 리스키몹을 잡고 피가 걸레짝이 되면 포션을 쓰던가 기지를 꼭 한번 다녀와야 합니다. 어차피 게임오버 패널티도 없으니 그냥 마을이나 필드에서 회복되게 만들어줬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죠.



























소환수는 데메크의 스타일과 비슷한 느낌인데, 처음부터 피닉스를 가지고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총 7가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며 한번에 세 가지를 장비하고 바꿀 수 있습니다. 소환수의 고유한 기본 액션으로 피트가 있고, 각각 4개씩 어빌리티가 있어 그 중 두가지를 장비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트는 사용에 제약이 없지만 어빌리티에는 MP 시스템이 없는 대신 쿨타임이 있습니다. 피트와 어빌리티는 강화할 수 있는데 어빌리티는 마스터하면 다른 소환수에도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트 액션을 보면 피닉스의 피닉스 시프트(트릭스터 에어트릭), 가루다의 가루다 임브레이스(네로 데빌 브링어), 타이탄의 타이탄 블록(로얄가드 블록)과 카운터, 오딘의 참철검(버질 저지먼트 엔드) 등 익숙한 것들이 많고, 라무의 라무 저스티스 처럼 킹덤하츠에서 가져온 시스템도 있습니다.

이렇게 기본 액션에 더해 3가지의 소환수 액션, 각각 2가지씩 6가지의 어빌리티를 한번에 사용하며 플레이하게 됩니다. 어빌리티 강화에 드는 어빌리티 포인트가 꽤 빡센 편인데, 별다른 파밍 없이 게임 중반쯤 얻는 포인트 획득 업 액세서리를 끼고 다닌다면 2회차 후반부까지 가서야 모든 어빌리티를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보조 요소로는 토르갈에게 간단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동료는 완전히 자기 맘대로 움직입니다. 파판15 초기판과 비교해도 한참 떨어질 정도로 둘다 별 도움이 안됩니다. 정말 클라이브 하나에 모든걸 몰빵했어요. 게다가 토르갈 조작은 아이템 사용과 버튼이 겹치기 때문에 토르갈에 명령을 내려리다 실수로 아이템을 쓰게 되는 일이 자주 생기는게 귀찮습니다.














적들의 가짓수는 보스를 빼면 27가지인데, 소형, 중형, 대형으로 분류됩니다. 보스급의 경우 스토리의 메인 보스와 중형 이상을 강화한 중간 보스가 있는데, 중간 보스급은 필드, 스토리, 서브퀘스트, 리스키 몹으로 몇번씩 재탕합니다. 메인 보스급은 플레이 도중 한번만 나오며 그 중 몇몇은 일반 전투 말고도 소환수 이프리트 상태로 싸우는 페이즈가 끼어있습니다. 적들 중 중형 이상의 적들에겐 HP 말고도 윌 게이지라는게 있어서 공격을 통해 깎을 수 있는데, 50%까지 깎으면 경직을 줄 수 있고, 완전히 깎으면 잠깐동안 테이크다운 상태로 기절시킬 수 있습니다. 테이크다운 상태에선 최대 1.4배까지 대미지 보너스가 들어갑니다. 어빌리티들에도 윌 게이지를 많이 깎는 것, 그냥 대미지 자체가 높은 것 등 각각 특성이 있으니 이걸 고려해서 상황에 맞게 쓰면 좋습니다.























스토리 메인 보스전은 모두 여러 페이즈로 이루어져 있고 특히 이프리트로 싸우는 소환수 전투의 임팩트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픽과 BGM 을 포함한 연출의 박력은 역대 파판 최고 수준으로, 데메크를 넘어서 갓오브워가 떠오를 정도입니다. 임팩트만 좋았던 15의 타이탄, 리바이어선 보스전과는 달리 전투로서의 재미도 충분합니다. 딱 하나 흠이 있다면 시대에 뒤쳐진 QTE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는 점 정도일까요.

보스전을 포함해 전투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스토리 1회차나 파이널 판타지 챌린지나 무난한 편으로, 장비만 최신으로 제때 맞춰주고, 억지로 아이템을 봉인하지 않는 이상 어지간해선 게임오버를 볼 일은 없을겁니다. 다만 적들이 대규모로 나오는 전투가 좀 되는데, 화면에 안잡히는 적들도 꽤 적극적으로 공격해오고 락온 전환이 불편해서 좀 짜증나는 감은 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16의 스토리의 배경은 크리스탈에서 나오는 에텔을 이용해 마법을 사용하는 세계인 발리스제아입니다. 발리스제아의 사람들은 현실의 전기마냥 마법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에텔이 고갈된 지역은 황폐화되어 생물이 살 수 없는 장소가 됩니다. 따라서 크리스탈의 영향력이 미치는 땅을 차지하기 위해 국가간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특수한 신분의 사람이 두 종류 있습니다. 하나는 베어러(영어판은 브랜디드)로 크리스탈 없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태어났을 때부터 국가에 의해 관리되고 노예처럼 취급받습니다. 조금 생각해보면 그냥 마법을 쓸 수 있는 시점에서 일반인보다 훨씬 강하고, 그 숫자도 적지 않은데 왜 얘네가 고위층이 아니라 노예 취급인지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네요ㅋㅋ

다른 하나는 소환수의 힘을 가지고 변신을 할 수 있는 도미넌트로, 이쪽은 진짜 특별 취급을 받으며 전장에선 전략병기 수준으로 강력한 존재입니다.








































주인공은 발리스제아의 국가 중 하나인 로자리아 공국의 공자 클라이브 로즈필드로, 피닉스의 도미넌트인 조슈아 로즈필드의 형입니다. 클라이브는 베어러는 아니지만 피닉스의 가호를 받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고, 조슈아의 수호기사로서 훈련하고 임무를 수행하며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클라이브가 15살이 되던 해 로자리아 공국은 내부의 배신과 연계된 상브레크 황국의 기습으로 점령당해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클라이브는 아버지인 대공 엘윈을 잃고 동생 조슈아는 불의 도미넌트에게 습격을 받아 실종되며, 본인은 상브레크 황국으로 끌려가 베어러로써 노예병사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후 13년이 지나 본편이 시작되고, 클라이브는 동생의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하루는 철왕국의 도미넌트를 암살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암살 대상이 전쟁병기로 부려지던 소꿉친구 질인 것을 알게되어 상브레크 군을 배신하고 질을 구출합니다. 결국 중과부적으로 위기에 몰리지만, 이때 베어러 해방을 위한 조직을 이끌던 시드가 나타나 클라이브를 구출하고 클라이브는 시드와 함께 행동하게 됩니다.


















근대, 현대, 미래가 배경이던 최근의 파판들과는 달리 이번 작은 간만에 중세 판타지 배경으로, 왕좌의 게임에서 스토리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막상 해보면 스토리가 제작진 말대로 다크 판타지냐 하면 그정도까진 아닌 것 같은데, 스토리 도중 이전 파판에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수위가 높은 장면이 꽤나 나오는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하나 중요한게, 이 게임은 반드시 영어 음성으로 플레이해야 합니다. 언제나처럼 일어 기반으로 스토리를 쓰고 영어로 내용을 번역했는데 이게 다른 작품과는 달리 번역을 넘어서 번안 수준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번역된 영어 스크립트의 수준이 원판보다 훨씬 높습니다. 아니 이건 진짜 취향의 차이가 아니라 품격의 차이입니다. 15나 7리멬처럼 단순히 영어판쪽 드립이 더 찰지다 이런 수준이 아니라 영어판쪽이 장면장면에 굉장히 자연스러운 반면, 일어판 스크립트는 19금 게임에서 12세 이용가 애니메이션 대사를 치고 있습니다. 몇몇 장면은 대사의 분위가 자체가 달라서 일어 스크립트 기반의 한국어 자막과 괴리감이 엄청나게 큽니다.

제가 애초에 스퀘어 게임은 영어쪽 성우를 더 선호하긴 합니다만 성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립싱크마저 영어판 기준으로 맞춰져 있기에 이건 그냥 무조건 영어 음성으로 플레이해야합니다. 이건 반박 안받고 반박해도 님말이 틀리고 제말이 맞습니다.






















스토리 진행 도중의 파고들기 요소로는 서브 퀘스트와 리스키 몹 토벌, 크로노스 석탑이 있습니다.

먼저 이번 작의 서브 퀘스트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새로운 서브 퀘스트가 생겼다는걸 알려줍니다. 초록색 느낌표 뜨는 곳을 직접 찾아가서 퀘스트릅 받고, 지도에서 초록색 느낌표가 뜨는 곳을 쫓아가서 무언가를 하고, 퀘스트를 끝내서 보상을 받으면 됩니다. 정말 그게 답니다. 숨겨진 퀘스트도 없고, 어딜 가서 뭘 해야할지 다 알려주고, 랜덤으로 떨어지는 아이템을 모아야 하는 것도 없어서 그냥 느낌표만 따라가다보면 퀘스트가 끝납니다. 재미는 없지만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으며, 퀘스트 보상은 아이템, 경험치는 물론이고 초코보, 최강 장비 제작, 아이템 소지 수 증가 등 기능 추가 및 강화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최소 1회차에선 모두 클리어하는게 좋습니다. 기간 한정 퀘스트도 없어서 언제하든 자유지만 메인 스토리의 전반부 퀘스트는 후반부엔 못하기 때문에 이 점만 주의하면 됩니다.













리스키 몹 토벌도 비슷하게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리스키 몹이 모그리 넥타르의 게시판에 추가됩니다. 리스키 몹들은 모두 스토리에서 보는 중간보스의 스펙을 올리고 패턴을 추가한 놈들이라 특별할 건 없습니다. 퀘스트 시점에 안맞을 정도로 유별나게 강한 놈들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딱 두번 있는데, 못잡을 수준으로 강한 것도 아니고 장르가 장르인만큼 컨트롤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리스키 몹을 쓰러뜨리면 경험치와 돈을 많이 주고, 최강 장비 재료도 여기서 나오기 때문에 제때 쓰러뜨리면 스토리 진행도 더 편해집니다.

















크로노스 석탑은 총 7개가 있으며 각각 특정 소환수를 기반으로 미리 정해진 어빌리티 셋을 가지고 제한 시간 안에 4개의 스테이지에 도전하는 요소입니다. 제한 시간은 어빌리티로 적을 쓰러뜨리거나 특정 기믹을 성공시키는 것(어빌리티로 원거리 공격 흡수, 저스트 블록 등)으로 늘릴 수 있으며, 소환수와 어빌리티는 바꿀 수 없지만 레벨과 장비는 본편 스펙이 그대로 적용되고 중간에 액세서리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엔딩 직전에 도전하면 무난합니다. 클리어하면 각 소환수의 궁극기를 강화하는 액세서리를 주며, 모든 석탑을 클리어하면 트로피와 함께 수집 아이템을 줍니다. 단, 파이널 판타지 챌린지 난이도에선 난이도가 확 뛰는게 실질적인 보상이 있는 도전 요소 기준으론 이게 가장 어렵습니다.

















그 외에도 수집품이나 편지, 배경 지식같은 수집 요소들이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위 세가지를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액세서리도 전반부 기지에 있는 극초반 액세서리 하나를 빼면 지나가면 못 얻는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스토리 진행 이외의 파고들기 요소로는 2회차부터의 파이널 판타지 챌린지 난이도, 아케이드 모드, 용사의 문장이 있습니다.

엔딩을 보면 클리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이걸 로드해서 마지막 스테이지 돌입 직전으로 돌아가거나 모든 장비를 이어받아 회차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파이널 판타지 챌린지라는 상위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1회차 클리어 시점을 기준으로 적들의 배치와 스펙을 확 올린 난이도입니다. 여러모로 데메크의 데빌 헌터와 SOS의 차이가 떠오르는 구성인데, 적들이 강해지긴 했어도 처음부터 모든 소환수를 다 쓸 수 있고 장비도 그대로라 1회차를 충실하게 끝냈다면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적들의 맷집은 SOS보단 DMD 수준으로 확실히 더럽고, 맞지 말라고 보여주는 공격은 진짜 장비 다 갖추고도 한방에 50%, 70%가 날아갈 정도로 아프니 주의하긴 해야합니다. 액세서리는 경험치 업을 끼면 레벨 95 정도로 마무리되고, 돈이랑 AP 업은 굳이 낄 필요가 없습니다.

이 난이도에선 무기와 방어구를 최종 단계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같은 액세서리 두개를 합쳐서 강화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으며, 최강의 무기인 울티마 웨폰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엔 뭐 추가 컷신이나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본편부터가 외길 진행이라 반복 플레이의 메리트는 굉장히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스토리 장면을 다 넘기면서 플레이해도 왔다갔다 하는 시간까지 줄일 순 없기 때문에 저처럼 2회차에도 서브 퀘스트, 리스키 몹, 석탑을 다 챙긴다면 1회차랑 크게 차이가 없을 수준의 시간이 걸립니다.



























아케이드 모드는 본편에서 주요 보스전이 있는 스테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 게임처럼 진행하는 것으로 그냥 파판16 데메크(랭크 시스템을 보면 사실 베요네타) 에디션입니다. 스토리 장면은 완전히 생략할 수 있고, 점수가 있어서 전투마다 랭크를 내고, 특정 조건에 보너스가 걸려있고, 클리어하면 종합 랭크가 나오는 액션에 초점을 맞춘 모드입니다. 심지어 본편에는 없는 얼티마니아 난이도까지 있는데 도전은 안해봤네요. 데메크5처럼 프랙티스 모드도 있는데, 메인 보스를 제외한 모든 적들을 상대로 연습할 수 있습니다.

트로피 구성을 보면 파이널 판타지 챌린지 클리어에 트로피가 있고 아케이드 모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걸 보면 제작진은 메인 파고들기 요소는 2회차 파이널 판타지 챌린지고, 아케이드 모드는 그냥 덤으로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 그게 반대였으면 더 좋았을것 같아요. 아케이드 모드를 플레이해보면 정말 액션 게임으로서도 잘만들었다는게 느껴지는데, 이미 스토리는 다 봐서 본편 2회차에 별 메리트가 없으니 그냥 이쪽을 메인으로 잡았으면 지루함 없이 전투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거란 말이죠. 2회차 깨고 이걸 바로 다시 도전하려니 시스템을 아무리 잘만들었어도 지쳐서 힘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용사의 문장은 본편의 보스들을 노대미지로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수집품으로 별다른 효과는 없고 이걸 아무거나 하나 얻으라는 트로피가 있습니다. 진짜 파고들기가 목적이 아니라 그냥 트로피만 딸거라면 그냥 리플레이 모드에서 가장 처음 보스를 스펙으로 밀어버리면 됩니다.




















파판16의 소감을 한마디로 줄이면 간만에 스퀘어에서 제때 낸 제대로 된 작품입니다. 시리즈 처음으로 본격적인 ARPG인데 시스템면에서 부족함 없이 잘 만들었고, 스토리도 호불호는 있겠지만 최소한 구성면에선 파판10 이후로 가장 구멍이 없었습니다. 넘버링 하나 전인 파판15가 발매 후에도 2년을 더 개발한 작품이기에 이번 작이 더 돋보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솔직히 제가 생각했던 파판 시리즈의 메인 타이틀은 파판7 리버스고 이번 작은 발매일까지도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한달동안 굉장히 만족하면서 플레이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파판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시리즈가 같아도 작품마다 장르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같습니다. 시리즈 하나만 물고 있어도 뭔가 익숙한 소재들을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으니까요. 발매 텀만 조금 빨라지면 더 바랄게 없겠는데 게임의 규모를 생각하면 이건 좀 힘든 바람이려나요ㅋㅋ


댓글 :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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