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lk] 장애인 시위자분들께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2022.03.28 AM 12:19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장애인 시위를 말하기 전에

제 집안의 개인사를 먼저 말하고자 하는데...





저희 집안에 큰 집에서

자식이 오랫동안 생기지 않았는데

작은 집에서 아이를 갖게되고


갓난아기는 그렇게 태어나자마자

생모와 생이별하여

큰 집에 양자로 들어가게 됩니다


비록 배 아파 낳은 자식은 아니었으나

같은 집안에서 태어난 핏줄이기에

부족하지 않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터... 였습니다만...


갓난아기는 100일이 지나기도 전에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뇌염모기에 물리게 되었고

이것이 소아마비로 진행이 되어

한쪽 다리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사진 속 모습이 그나마

당사자의 상태와 좀 비슷하군요)




신체적인 불편함도 문제긴 했지만

더 큰 문제는 그와 함께 따라오는

마음의 병이었습니다


양부모는 자신들이 아들을

입양하지 않았더라면...

하루도 후회하지 않는 날이 없었고


아들은 양부모를 원망하면서도

그런 마음을 갖는 자신을 자책하며

항상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꿋꿋이 살아야만 했기에

약자를 향한 멸시와 따가운 시선들을 피하려

부던히도 애쓰며 살았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숨기려

한창 더운 여름에도 긴바지가 아니면 입지 않았고

행여나 무시당하지 않을까

누구보다 단정하고 깔끔하게 다녔지만

100% 숨기면서 살 수는 없었겠지요


아이에서 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고...

그러다 가정도 꾸리고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당해야 했던

그 수모는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글로 다 적는것은 무리겠으나

살아서 돌아온 것이 용할 정도로

이유없이 맞고 돌아온 적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꿋꿋하게 삶을 살아왔고

두 아들도 어느새 자라서 군대도 다녀왔으니

얼마 남지 않은 환갑을 바라보며

시골에서 편안한 노년생활을 준비하려던 그는


한적한 전원주택 농경생활을 꿈꾸며

외진 곳으로 이사온 지 1년이 되던 날로부터

이틀을 남겨두고...


끝내 자신의 고단한 삶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위 이야기에서 언급되는 소아마비를 앓았던

당사자는 바로 저의 아버지 입니다


저는 어려서나 나이 들어서나

딱히 아버지를 불편함이 많아서

남들보다 더 힘들고 수고스러운

그런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거나

동정심을 가져야 할 대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이따금씩 아버지에게도

위로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요


신체적으로 불편하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장애를 갖고 살아가게 되면...

신체적 불편함만을 동반하게 되진 않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힘내서 씩씩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시점에서 이미

장애를 지니지 않은 사람보다도 월등하게

더 많은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거든요


남들보다 장애가 덜하면 덜했지

장애등급이 엄청 심한 사람은 아니었는데도

아버지가 겪는 일들을 곁에서 보고있다 보면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가치와

대접조차 못 받는 삶이 세상 속에는

무수히 넘쳐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되더랍니다


그렇다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괴롭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으니

가엾게 여겨달라거나 곁에서 도와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 아무리 멘탈이 튼튼해서

씩씩하게 견디면서 살아도...


똑같은 사람이잖아요


가족이다 보니 제가 아버지에게

과도하게 이입해서 느낀 편견일수도 있지만

인종차별, 성차별, 군대 계급차별은

쉽게 거론하고 입에 오르내리지만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는...

차별하지 말자고 말하는 건 양반이고

장애인들이 겪는 삶에 대한

관심조차 받기가 참 어렵습니다


비록 제가 장애를 앓았고

아팠던 사람인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 차별이나 배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장애인들의 삶은 어떠한가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들이 많이 부족해요


지금 숨쉬고 걷고 먹으러 다니는

여러분들의 동네와 그 주변에도

우리 눈에 띄지 않는 장애인들은 많이 있습니다


루리웹과 마이피만 하더라도 그렇겠지요


그들이 이번에 이렇게

다수의 사람들이 불편을 겪게 됨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식으로 시위를 하게 된 것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장애인들의 삶과 실태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작금의 현실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 아버지께서는 평생 고통받다가 떠나셨고

지금와서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한들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지만...


아버지처럼 고통받는 사람이

조금이나마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이건 장애인이 아니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양보하는 사회가 되길 바래요


이번 시위의 방식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은 거 같지만


직접적인 손길을 내밀수는 없더라도

그들의 투쟁을 외면하지 않으려고...


아버지가 겪어온 일들도

잊지 않으려고요


댓글 : 20 개
적어주신 말씀에서 배움을 얻어갑니다.
그렇기에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더더욱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본인에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면 너무 무관심해지는것 같아요.
마치 장애가 날때부터 주어지는 열등한 무언가인것처럼 생각하면서 나는 아니니까
상관없어 라는 태도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작성하신분 아버님처럼 본인의 선택에 관계없이 사고나 질병으로 뒤늦게 생기는
장애로 평생을 고통받고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죠.

선한 마음으로 그런 분들을 배려하자는 말은 못하더라도, 나에게도 찾아올지 모르는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내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 받을 수 있도록 모르는척 하면안된다.
정도로만 인간들이 생각해줘도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일텐대요. 참 아쉽습니다.
분노와 반감은 당신 같은 사람들만 가졌겠죠. 다들 그랬던것처럼 말하네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갑니다
저도 차라리 국회나 서울시청을 점거하고 대모하라고 하고싶네요
여론이 좋게 흘러가야 국민들의 공감대도 형성되고 법이나 환경이 개선이 될텐데
출퇴근시간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건 얻는것보다 잃는게 더 크다 생각이됩니다
오죽하면 장애인은 사회적약자이나 약자가 선한거 아니다
란 말이 나오겠습니까
안타까운 현실이고 힘들어도 현명하게 대처했음 좋겠네요
시청점거 해도 지들 불편하다고 욕할껄요
그래도 지금 방법이 올바른 건 절대 아니죠
잘못된 방법으로 어필하는건 오히려 반감만 커질 뿐입니다
  • Arken
  • 2022/03/28 AM 09:33
지금까지도 해온 시위에 국회에서 한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십시오 그거 한거 아무도 모르지 않습니까?
출퇴근시간 시민들에게 불편을 줘야 그나마 이런 시위가 있다는 존재를 알게됩니다.
시위를 한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사람들은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비장애인 시민들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집회하라는 것인가요?
하필 매일 4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전 이제 참다참다 못해 욕이나올정도록 화가납니다. 뉴스 신문에서는 한달만에 재개라고 하죠? 무슨 매일 아침 출근 시간마다 시위로 멈춰 서다 반복을 합니다. 하루하루 나먹고 살기힘든 바쁜 일상속에서 첫시위로 인해 남모를 장애인들의 고충을 알게되어 이해하고 맘속으로 응원했지만 잦은 지각으로 인해 이젠 분노만 남게되었네요 왜 평범한 사람들까지 못살게 구는건가요??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큰 용기내어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가 서로를 더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에대해 이야기하다면 전 청각자인이죠
제일힘든건 직장생활하면서 당하는 직장내따돌림 그래도견덨죠
하지만 클래임이 들어오면 이망할 회사는 저에게다뒤집어쒸죠
더열받는건 선을넘었다는것 청각장애인한테너는왜더못듣냐
너를위해서 우리가수화를배워야하냐 이소리에 욕박을려다가참았죠
다음에 고객이 클래임또검 그럼대책을 마련해줘야되는데 다 니가가똑바로들어야될것아냐 너랑일하기싫다 이딴소리를듣는순간 이건 사이코패스같은놈이네요
이런막말을한곳이 이마트 창원노브랜드에서근무하였죠
현배는 우울증에 공황장애 불안장아 대읻기피증 현재치로중이네요
아마죽을때까지약은먹어야되네요
더웃긴건 회사내 교육들이있는데 거기에 장애인에대한평견 없기라는
교육이있어요 그런데도이따구취급받습니다 집근처아니고는나가기가힘들정도네요ㅜ
"장애인들의 삶과 실태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작금의 현실도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이번 시위에 대한 이런 잘못된 인식이 오히려 비장애인 시민간의 쓸때없는 갈등을 부추기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찾아보시면 알겠지만, 전장연의 요구는 현재 90 수준의 지원을 100으로 늘려달라는 것이며, 현재 전장연의 시위 목적이 장애인들 처한 환경을 비장애인에게 알리기 위한 여론전이 아닌 비장애인들의 불편을 야기하여 당선인과 기획재정부를 압박하기 위함임을 쉽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가까운 분들 중에 장애인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시겠지만, 우리나라의 장애인 지원 수준이 전장연이 이야기하는 것 처럼 생존권을 위헙하는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전장연의 주장은 아래 전장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직접 보시기를 바랍니다.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982
90을 100으로 늘려서 자신들이 요구하던 결과를 내라는 게 뭐가 잘못이며, 타인의 불편을 야기 하여 자신들의 상황을 알게 하는 게 시위가 맞습니다. 20년을 참고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설령 많은 엘리베이터가 지하철역사들에 설치 되어서 90%의 설치율을 보인다 하더라도 남은 10%의 지하철 주변에는 장애인이 안 살까요? 돈을 들여서라도 도시 전체에 버스, 버스정류장, 지하철역에 장애인이 접근하기 용이 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장애인들은 국민이 아닙니까?
가족중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있으면 공감하게됩니다.
남의 얘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겠지만
최근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시위를 비난하는 마이피 글들이 많았는데 볼 때마다 불편했습니다. 님의 글에 정말 동감하며 민주화를 막기위해 시위라는 행위를 악으로 규정해버린 그 시대의 잔재가 아직까지 남아 노동자를 억압하는 무기로 사용되나 했는데 이번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보며 더 약한 사람들일 수록 더 고통 받고 있음을 또 한번 느낍니다. 그 오랜 시간 건의 하고 항의 하고 정상적인 절차로 불편을 호소 하고 해결에 대한 약속까지 받았음에도 해결되지 않아서 타인의 불편을 통해 자신들의 어려움을 알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한 주변의 시선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공감해달라는 사람들이 공감을 버리고 일단 내사정을 봐달라고 남의 불편을 강요하는 수단을 가지고 왔는데

일단 내사정을 알리길 원한다는 입장이 누군가에겐 생존이라도
그걸 듣는 사람 역시 생존이 걸린 문제에 있다면 그저 피해자죠.

결국 사정이 어떻다 이전에 니 사정은 알바 아니다는 태도
결국 그걸 들어줄 사람도 니 사정은 알바 아니다는 태도로 옮겨가는건 불보듯 뻔한 상황

사람이 곤궁에 처하면 니 사정 알바 아니라는 태도를 취한다는데
그게 일반 시민은 그러면 안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일반 시민조차도 니 사정 알바 아니라는 태도로 옮겨가는 비중이 늘겠죠.

단식투쟁을 왜 지하철 철로에서 안하는 줄 압니까?
일반 시민이 그 단식투쟁을 알아줘야 하는건 맞지만 그걸로 인해서 피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입니다.

막말로 시위 참가자 보다 약자에 있는 사람이 시위에 의해서 피해봤으면
시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평생 그들 엿먹이는 불법적 시위를 해도 된다는 소리
그들 이용하는 건물이나 시설물 점거하고 시위해도 그는 정당하겠죠?
왜냐 더 약자니까...
상대방 불편하게 하면서 원하는거 요구해도 더 가진 장애인이 참아야겠죠?
그분들도 니네들 사정 알 바 아니다 식이 아니라, 당신들을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지만 우리 얘기 좀 들어주세요 인 분들이 더 많을 거에요.
모든 걸 절차대로 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는 국회의원도 부자도 아니니까요.

그 과정에서 나에게 발생하는 불편함도 함께 감수해 줄 수 있을 정도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을 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긴 아직 먼거겠죠.
많은 생각이 드셨겠습니다.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 저 또한 할수있는 노력 하겠습니다. 개인사를 꺼내지 쉽지 않았을텐데 위로와 경의를 표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